얼마 전에 IPO 했던 Lyft에 이어, 올해 가장 기대되고, 가장 큰 IPO로 예상되는 우버가 이르면 다음 달에 IPO를 한다고 발표했다. 과거에는 이런 tech 회사가 IPO를 하면, 다른 분야 분들은 별로 관심 없었고,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큰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에 리프트가 IPO 하면서 리프트가 뭔지도 모르고, 이 서비스가 운영되지 않는 나라에 있는, 한 번도 리프트를 이용해보지 않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이번 IPO에 관심 갖는 걸 보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이젠 tech가 대세라는 걸 다시 한번 새삼 느꼈다. 이렇게 되면, 거의 100조 원 가치에 예상되는 우버 IPO는 2014년 9월 알리바바의 IPO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모두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아직 S-1은 읽어보진 못 했지만, 우버 IPO 관련 여러 가지 좋은 자료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서, 간단하고 짧은 내용 위주로 요새 시간 날 때마다 읽어보고 있다. 실은 이렇게 사람들이 우버에 관심 갖는 또 다른 이유는, 모빌리티 분야 최강의 스타트업이기도 하지만, 이 회사의 비즈니스는 전형적인 양면 거래 마켓플레이스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생긴 이후,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한 비즈니스 모델이 양면 마켓플레이스이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많은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마켓플레이스이기 때문에 많은 창업가와 창업가가 아닌 일반인이 우버 IPO에 관심을 갖는 거 같다. 뭔가를 파는 사람들과 이걸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양면 마켓플레이스가 존재할 수 있다. 이 사고파는 프로세스를 중간에서 조금 더 쉽고 마찰 없이 중개해주는 제품을 만들면,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고, 기술을 이용해서 이런 거래를 더욱 더 많이, 더욱 더 자주 발생시킬 수 있다면, 성공적인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다. 우버가 전형적으로 이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우버가 IPO를 하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투자자 중 하나가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Benchmark Capital인데, 이 회사의 대표적인 파트너 Bill Gurley는 우버를 비롯한 많은 마켓플레이스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이분이 오랫동안 양면 마켓플레이스에 투자하면서 배운 점을 본인의 블로그에 가끔 올리는데, 좀 오래됐지만, 아직도 바이블 같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살짝 소개해본다. 우버가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 성공적이었던 이유, 그리고 양면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투자 기준이 되는 좋은 마켓플레이스의 10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 분야의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이라면, 참고하면 아주 좋은 내용이다:

1/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게 아니라,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높은 quality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가?
2/ 양쪽 고객에게 돈을 더 잘 벌고, 돈을 더 아낄 수 있는, 경제적인 우위를 제공하는가?
3/ 기술을 활용하면 이 마켓플레이스가 더 좋아질 수 있는가?
4/ 현재 산업/시장이 분화되어 있는가? (=시장은 큰데, 뚜렷한 마켓리더는 없고, 작은 플레이어들만 존재하는가)
5/ 공급자(운전자)가 이 플랫폼에 온보딩하는 절차가 현재 복잡하고 불편한가?
6/ 시장이 충분히 큰가?
7/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하면 시장 자체를 더 확장할 수 있는가?
8/ 얼마나 자주 고객이 이 플랫폼에서 거래할 것인가?
9/ 돈은 어떤 방식으로 지급받는가?
10/ 양면 마켓플레이스에 더 많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추가하면, 이 네트워크가 더 커질 수 있는가?(즉, 네트워크 효과가 만들어질 수 있는가)

실은, 우버 또한 위 10개의 조건을 모두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진 못 했다. 특히, 우버 플랫폼이 더 커질수록 1번, 2번 조건과는 오히려 더 멀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마도,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창업가라면, 이미 이 항목 중 다는 아니더라도, 여러 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리스트업을 해놓고, 각 조건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