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학생들은 대부분 학부 과정때 경영/경제 관련된 수업을 들은적이 있거나, 직장에서 마케팅/회계/전략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다온 사람들이 많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 CPA 자격증이 있는 회계사가 와튼에 합격하였는데 나와같이 회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듣는 회계학 개론을 들어야 할까? 시간/돈 낭비일 뿐 아니라, 더 도움이 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 waiver 제도이다.
즉, MBA오기전에 학교에서 이미 비슷한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거나 직장에서 이와 관련된 일을 한것이 증명이 되면 이 수업을 안들어도 되는 매우 훌륭한 제도이다. (교양 과목이 아닌 core 과목, 즉 필수과목에 한해서다)
Waiver는 2가지가 있다.
1. Waiver by credential – 학부나 대학원에서 들었던 과목/학점을 가지고 수업을 waive하는 것이다.
2. Waver by exam – 학부나 대학원에서 수강하지 않았지만, 이 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직장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waive 제도인데, 시험을 봐야하는 제도이다.

나도 몇가지 waiver를 신청하였는데 현재 8개 중 2개는 승인, 2개는 거부 그리고 4개는 대기 중이다. Waiver에 대해서는 다양한 찬반이 있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수업을 들었어도, 5-6년 전에 들은것이고 영어로 수업을 듣는것도 의미가 있다. 특히, 같은 반 동료들과 team project를 하면서 부대끼는 소중한 경험을 놓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라는 의견이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들은 수업을 뭐하러 또 듣냐. 시간/돈 낭비다. 그 시간에 다른 교양과목을 듣는게 훨씬 인생에 도움이 된다. 어차피 졸업하고 하고 싶은 일은 결정되었으니, 그 분야와 관련된 수업만 듣는것이 훨씬 효과적이낟.” 라는 말들을 한다. 나는? 나는 물론 waiver 대찬성이다. 한번 들은 수업을 뭐하러 또 듣는가? Wharton은 English Language School이 아니다. 영어를 배우러 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선진 이론과 collective thinking을 배우러 온 것인만큼 관심 분야에 대한 다양한 수업을 듣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Waiver를 제출하려면 일단 본인이 전에 들은 과목에 대한 설명을 잘해야한다. 최대한 와튼에서 수강해야하는 과목 내용이랑 비슷한 수업 내용을 배웠다고 해야한다. 그리고 전 학교 성적표, 강의설명서 등 다양한 증빙자료를 같이 제출해야한다. 보통 waiver guideline을 보면, 수업을 들은지 5년 이상이 되면 안되고, 최소 B 학점을 받아야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상관없다. 일단 waiver를 제출해보고, ‘빠꾸’ 먹으면 다시 증빙자료를 가지고 또 찾아가면 된다. 난 이런 방식으로 몇 개를 승인 받았다. 그리고 만약 도저히 waiver by credential이 안되면 그때가서 시험을 보면 된다.

내가 waiver를 많이 신청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하고 싶은 private equity / venture capital 관련 과목은 Wharton에 너무나 많은데 2년 동안 수강할 수 있는 학점은 21학점 밖에 안되기 때문에 필수 과목 때문에 흥미로운 교양 과목을 못 듣고 졸업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최대한 필수 과목들을 많이 waive를 받고, 내 관심 분야의 교양 수업을 많이 수강하고 싶어서 waiver를 제출하였는데 나머지 4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