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이 월요일 같았는데 벌써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서 금요일 밤에 이렇게 집에서 편안하게 커피한잔 하면서 몇 자 적어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이 더 많아진걸 요새 부쩍 느낀다. 처음에 이걸 시작한 의도는 MBA 생활 2년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고, 나중에 가능하면 책을 한권 출판하는거 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진로를 바꾸는 바람에 MBA는 고사하고 그냥 내 인생 자체와 이런저런 씨잘데기 없는 이야기 위주로 가끔씩 글을 남기는데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Personally 그리고 professionally 아무쪼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몇일전에 회사에 직원 한명을 더 채용했다는 이야기는 내가 여기에도 쓴거 같다. Luke Seo (서철)이라는 친구인데 실은 나랑 25년지기 x알 친구이다. 철이랑 John Nahm이랑은 전부 다 같이 스페인에서 같이 자란 친구들이다. 이후 나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고, 둘은 미국으로 와서 한동안 뿔뿔히 흩어졌다가 이메일과 인터넷으로 다시 connect하였으며 어쩌다가 다덜 LA에서 살게 되었고, 우연히 IT 쪽으로 종사하게 되어서 이렇게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우리야 당사자들이라서 그냥 그려러니 하고 살지만 이 사실을 주위 분들한테 말해주면 너무너무 신기하다고 한다. 철이 자랑을 조금만 더 하자면, 대학교에서는 음악 (피아노 전공)을 공부하였고 일은 IT쪽으로 해서 뮤직쉐이크랑은 너무나 완벽한 fit이다. 거기다가 아직은 뮤직쉐이크 미국 사무실 직원들은 한국에 있는 개발팀과 긴밀하게 communicate를 해야하기 때문에 영어는 당연히 해야하고 우리말도 유창하게 해야하는데 이렇게 모든 3박자 (음악/IT/언어)를 갖추고 있는 사람을 찾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full time으로 조인하기 전에 철이는 약 6개월 동안 part-time으로 뮤직쉐이크 일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사장님이나 한국 직원분들이 모두 만장일치로 철이를 full time으로 데려오자는데 동의하여서 아주 어렵게 일하던 직장에서 스카웃을 해온거다. 직책은 product manager (우리말로 하면 기획팀장 정도일거 같다)로써 시장에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제품으로 승화시키는 상당히 challenging한 포지션이다. 고객의 의도 및 시장의 트렌드를 잘 파악할 수있는 능력과, 이런 요구사항을 기술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engineering knowledge 및 마케팅/기술 용어를 두루두루 알고 있는 사람만이 뮤직쉐이크의 product manager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내 친구 서철이다.

우리말에 절대 친구랑 사업은 같이 하지 말라는 말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이 맞다고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나는 한술 더 떠서 사업은 무조건 친구랑 같이 하라고 권유를 하고 싶다. 사업, 특히 우리와 같이 doing more with less가 중요한 벤처기업에서는 동료들이 서로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일을 하는게 너무나 중요하고 실은 이것만 잘되면 그 어떤 회사들도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잘 모르는 사람을 채용하면, 이 사람을 내 친구로 만드는데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솔직히, 같이 일하는 사람이 내 모든것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절대로 마음을 열고 일을 같이 못 한다. 이 시점이 되어야지만 진짜 business를 할 수 있는데 뭐하러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을 하는가? 그냥 처음부터 내가 잘알고 믿고 일할 수 있는 직장 동료를 채용하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텐데…그렇기 때문에 나는 비즈니스를 하시려는 모든 분들에게 “괜히 멀리서 찾지 말고, 친구와 같이 사업을 하세요. 그래야지만 사업 첫날부터 진정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무조건 권유하고 싶다. 친구와 같이 고생하면서 땀흘리고, 나중에 기쁨을 같이 만끽하고, 운이 좋아서 같이 대박나서 다 잘되는거 만큼 행복한게 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친구랑 같이 사업하면 그 친구마져 잃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믿지 말고 왠만하면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와 사업을 해라. 만약 같이 사업을 하다가 관계가 틀어져서 이제는 서로 원수가 되었다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친구가 이니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