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이상 블로그를 방치하지 않기로 다짐했건만, 정신없이 살다보면 항상 이렇게 오래동안 블로그 업데이트를 못한다. 그러다가 몇 안되는 독자들이 블로그 왜 업데이트 안하냐고 이메일 보내면 또 이렇게 정신차리고 몇자씩 적는다.

농담이고..솔직히 요새 좀 많이 바빴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지금까지 미국과 세계 경기에 대해서 다른 신문이나 잡지에서 읽은 글에 대해서도 썼고, 개인적으로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들도 공유를 하고 했었는데 솔직히 그 당시 (그러니까 한 3-4개월 전)에는 내가 직접적으로 피부로 느끼는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월가부터 시작되서 금융, 제조, retail 등등의 industry들은 하나씩 개박살 나고 있었고 MBA 동기들도 서서히 banking의 꿈을 접고 다른 industry 취직 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지만 그때까지는 아직 닷컴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몇개월 동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확실하게 말하면 요새는 나도 매일 매일 daily business를 하는데 있어서 경기의 영향을 뼈저리게 피부로 체감을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거는 뮤직쉐이크가 그동안 같이 일하던 대형 협력업체들 (이미 이름이 유명해진 YouTubeimeem같은 회사들이 여기에 속한다)과의 business progress가 하루 아침에 확 더디어 졌다는 점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당장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business initiative들은 우선순위에서 다 밀렸고, 불행하게도 뮤직쉐이크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대형 광고주나 프로젝트와 같이 당장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 회사들의 우선순위 리스트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약 6개월 걸쳐서 잘 구워 삻아 놓은 많은 담당자들이 정리 해고되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는 바람에 처음부터 새로운 담당자와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한다는 에로사항 들이 있다. 물론, 그동안 일하면서 이런 현상을 경험하지 못한거는 아니다. 일하다 보면 담당자가 바뀌는게 다반사이고, 하던 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거 또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때랑 이번이랑 확실하게 다른점은 정말로 하루아침에 갑자기 상황들이 U turn을 했다는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굉장히 의욕적으로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갑자기 오늘 아침에 “미안하지만, 담당자들이 짤렸고 회사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면서 뮤직쉐이크와의 프로젝트를 미룰 수 밖에 없다”로 바뀐것이다.

또 다른 두드러진 변화는 우리 내부계획의 변화이다. 다른 회사들이 우선순위를 변동하듯이 우리도 또한 많은 우선순위를 reprioritize하였다. 당연히 우리도 돈이 되지 않는거는 왠만하면 하지 않는 방향으로 회사의 전략을 바꾸었고, 미국에서 계획하고 있었던 많은 야심찬 프로젝트와 채용 계획을 hold할 수 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어쩌겠나..계획이라는거는 항상 바뀌기 마련이고 (그리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응을 해야하는게 좋은 회사와 경영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Anyways, 나보다 더 나이 많으시고 더 많은 경기의 up and down을 경험하신 분들이 이번 불경기는 정말 최악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시고, 나 또한 직접 몸으로 실감을하고 있지만 분명 이 불경기에도 잘나가는 회사들이 있고, 돈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거는 확실하다. 어떻게 하면 뮤직쉐이크도 이런 recession-proof한 회사들의 반열에 낄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고, 나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는 더욱 재미있는거 같다. 이 불경기가 고마운 점 한가지는 그동안 한번도 고민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쪽으로 나의 사고를 전환하는데 성공하였다는 것인데, 역시 사람은 위기에 몰리면 엄청난 잠재 능력이 발동을 하는가 보다. Innovation의 역사를 잘 연구해 보면, 세계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쳐해있을때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한 innvation과 entrepreneur들이 새로 생겨나는데 극한 상황에 몰리면 젖먹던 힘까지 발휘한다는 인간 특유의 생리적 특성도 여기에 한 몫을 하는거 같다 (와..무슨 생물학적 박사가 말하는거 같다 ㅋㅋㅋ).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말들을 요새 참 많이 하는데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말이다. 특히 하루하루 벌어 먹기도 버겨운 요새같이 힘든 시기에 처자식까지 딸린 사람들한테 “위기를 기회로 만드세요”라고 하면 머리에 총 맞기 딱이지…이런 말을 하는 나도 가끔식 더 쉽고, 더 안전한 길을 택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데 이럴때 마다 어려운 시기에 기회를 찾는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건지 깨닫는다. 그래도 이럴때 일수록 정신차리고 헝그리 정신으로 주위에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줘야 하는 역할은 entrepreneur들에게 주어지게 되어 있는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사람들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한것이고…

역사는 반복되고, 바닥을 친 경기는 다시 올라오기 마련이다. 힘든 시기일수록 묵묵하고 꾸준하게, 하지만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 목표를 향해서 달리다가 가끔식은 한박자 쉬면서 나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entrepreneur 분들한테 힘내시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이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살아남는 닷컴들은 반드시 지금보다 몇 배는 더 강해질 수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