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쪽에 종사하는 사람치고 Marc Andreessen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일리노이 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Mosaic란 세계 최초의 상용 브라우저를 친구들과 만든 Marc는 졸업 후 실리콘 밸리로 이주 후 Jim Clark와 함께 Netscape를 창업하였다. 1995년 8월 나스닥에 상장한 Netscape은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IPO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28 상장가가 $78로 당일 마감을 하면서 당시 24살이던 Marc Andreessen은 실리콘 밸리의 왕으로 군림을 하였다. 여기에서 이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재미가 없었을텐데 Microsoft가 브라우저 전쟁에 뛰어들면서 Netscape를 만신창으로 만들었고 1999년 AOL이 Netscape을 거의 10조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인수를 하면서 Marc의 Netscape과의 인연은 여기서 서서히 끝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었다).

Ben Horowitz는 Marc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Netscape에서 senior engineer로 일하던 Ben은 Marc와는 여러면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Often wrong, never in doubt”의 신조로 사는 Marc와는 달리 “Never wrong, often in doubt”가 더 잘 어울리는 Ben은 Netscape 시절부터 Marc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높은 언성으로 다투는 장면이 여러번 목격되었을 정도로 일에대한 자기 주관이 매우 뚜렷한 사람이다. 무례하고 거만한 Marc와는 달리 조용하고 남에 대한 배려를 잘하기로 소문난 Ben을 보면, 마치 둘이 good cop과 bad cop 놀이를 하는거 같다.

Netscape이 AOL에 인수되고 이제는 뭐를 할까 고민하던 이 두명의 괴짜 entrepreneur들의 관심을 끈건 그 당시만해도 개념 조차가 생소하였던 cloud computing이었고, 1999년 Ben과 Marc는 Loudcloud라는 cloud computing 기반의 MSP (Managed Services Provider) 서비스를 시작한다. Lousdcloud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지만 (2001년도에 전체 직원 600명 중 84%인 500명을 해고해야만 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꾸고 회사 이름을 Opsware로 바꾸면서 2007년도에 거의 2조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에 HP에 회사를 성공적으로 팔았다. 그 이후로 Marc Andreessen은 Ning이라는 social networking 회사를 다시 창업하였고, “취미” 생활로 실리콘 밸리의 몇몇 startup에 투자를 하였다 (요새 실리콘 밸리 최고 인기업체인 FacebookTwitter도 그 중 하나이다). 혼자 투자하기도 하지만, Ben Horowitz와 같이 투자한 사례도 상당히 많았고 – 지난 3년동안 둘은 평균 2억원 규모의 투자를 36개의 회사에 했다 – 이러한 풍부한 경험, 명성 그리고 부를 기반으로 드디어 2009년 7월6일 둘은 인터넷 기술의 회사들에 투자을 전문적으로 하는 venture capital 회사를 창업한다는 소식을 발표하였다.

VC 이름은? Andreessen Horowitz (아직 웹사이트 조차 없다)
Fund 규모는? $300M (약 3,600억원)
Fund에 돈을 투자한 사람들은? 여러 대학교 fund 및 실리콘 밸리의 개인 투자자들
투자 분야는? 100% 미국의 인터넷 기술
투자 규모는? $50,000 ~ $50M

Andreessen Horowitz가 실리콘 밸리에서 요새 화재가 되고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워낙 tech scene에서 유명한 두명의 거물이 이 펀드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돈을 찾고 있는 사람들 (창업자들)한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전 포스팅에서 나는 operating 경험이 있는 VC들의 value에 대한 예찬을 하였는데, Marc와 Ben은 바로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VCs with super operating experience들이다. 실제로 이 둘은 entrepreneur들이 문제가 생기거나 조언이 필요할때 전통적으로 finance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보다는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operation 경험이 있는 다른 VC들과 구분되는 또다른 사실은 Marc와 Ben은 boom (호경기), bust (불경기) 그리고 equilibrium (평상시) 시절에서의 startup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Marc와 Ben은 또한 이 $300M은 100% 인터넷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할거라고 처음부터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많은 VC들이 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통해서 부를 창출하였고, 이 돈을 가지고 다시 인터넷 기술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clean energy, 전기 자동차, 우주여행, 로케트 과학 등의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이러한 VC들과는 완전히 달리 인터넷에 몰빵을 하겠다는 성격의 fund이다. 그리고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을 포함하여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Andreessen Horowitz는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기업에만 투자를 하겠다는 매우 focus된 철학을 가지고 있다. 특히 Marc는 앞으로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모든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어올거라고 장담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Facebook은 유행이 지났고, 어떻게 보면 한국의 싸이월드같이 서서히 죽어갈거라고 하지만 Marc와 Ben은 앞으로 Facebook과 같은 social networking 서비스들은 Apple보다 더 커질거라고 하고 (Marc는 Facebook의 board member이다), Twitter가 회원만 많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거라고 다시 한번 ‘호통’을 친다. 나도 Marc와 Ben의 생각과 비전에 많이 동의를 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미래에 대한 걱정과 회의 때문에 현상황을 비판적으로 보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는데 확실한거는 인터넷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며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all on-line이 될거라는데 한표를 던진다.

통계상으로 봐도 이 시점에 Marc와 Ben이 $300M이라는 돈을 모을 수 있었다는게 대단한거 같다. 1997년 이후로 2009년 1사분기는 벤처 투자가 가장 낮았던 quarter였다. 원래 이 둘의 계획은 $250M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거 였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계획보다 $50M을 더 유치하였다는건 Marc와 Ben이 아니었으면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2009년 3/4사분기에 새로 만들어지는 fund들이 더러 있겠지만, 아마도 Andreessen Horowitz가 올해 가장 큰 규모의 fund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Marc, Ben과 같이 $300M을 관리할 Andreessen Horowitz의 3번째 멤버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angel Ron Conway의 아들 Ronny Conway이라는 점이다. Ronny Conway는 Google Ventures에서 구글의 전략적 M&A; 사업을 지원하다가 Andreessen Horowitz에 최근 조인하였는데 아버지만큼 투자에 대한 능력이나 비전이 있다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아버지 빽으로 이 팀에 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여튼 이 삼인방의 활약이 정말로 기대되고 어떤 회사들이 funding을 받을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