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이런 류의 말들이 많다. “옛 선조들이 한말 중에 틀린 말 없다” “부모님이 하신말 중 틀린 말 없다. 지금은 모르지만 커보면 안다.”

옛 선조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우리 부모님이 하신 말과 행동들이 대부분 맞다는 점이다. 물론 대박 틀린것들도 많고,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헛소리도 우리 부모님은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90%는 맞는거 같고 매순간을 살면서 우리 부모님한테 나는 감사를 하고 있다. 죽는 그 날까지 부모님한테 감사하고 살아야할 만큼 나한테 많은것을 주셨고 희생하셨는데, 내가 부모님한테 가장 고마워하는 두가지를 꼽자면 어릴적부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서 독립심을 키울 수 있게 해주셨다는 점이 한가지이고, 다른 한가지는 교육의 힘과 가치를 어릴적부터 나한테 주입을 시켜주셨다는 것이다. 오늘은 이 중 두번째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교육의 중요성과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학생, 학교, 직장인들 그리고 기업에 교육이 어떤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최근에 접한 매우 의미있고 insightful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솔직히 나한테 교육의 중요성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 강의실에서 교수한테 비현실적이고 말도안되는 강의 내용이라는 말을 밥먹듯이 해서 수많은 C학점을 받았었고, 학교는 쓸모없는거라는걸 중퇴를 통해서 ‘몸소’ 실현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ㅎㅎ. 그렇지만 내 행동과는 달리 나는 교육 자체의 중요성과 가치를 굳게 믿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고, 교육이 젊은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2명의 미국인들이 미국의 교육 (특히 과학 교육), 교육 시스템의 잘못된 점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점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각각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 2명의 미국인들은 인텔의 전 CEO이자 회장인 Craig Barrett과 entrepreneurship과 교육의 관계에 대해서 재미있는 연구와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는 학자인 Vivek Wadhwa이다.

이 2명의 논쟁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Technology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들은 영업이나 마케팅 인력들이 아니라 이 회사들한테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회사의 근간을 만드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이 유능한 엔지니어를 데려 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거고, 최근에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인재 모셔오기 전쟁도 다 이런 사실들을 묘사하는 해프닝들이다. 엔지니어와 과학자의 인력 pool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는 기초과학, 공학, 기술 또는 수학을 전공하고 졸업하는 대학생들의 절대적인 숫자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미국의 과학/공학/수학 전공 대학생들의 숫자가 해마다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미국인들 모두 이러한 위기를 극복 해야한다는데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과학/공학 전공자들의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두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Craig Barrett 회장은 무조건 과학, 공학과 수학을 전공하는 학부생들의 숫자를 절대적으로 늘려야한다는 “양적 논리”를 피고 있다. Vivek Wadhwa 교수는 이와는 달리 무조건 숫자를 늘리는거 보다는 과학, 공학, 수학 전공자들이 졸업 후에 더 낫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질적 논리”를 펴고 있다. 여기 그들의 논리와 생각을 조금 더 자세히 한번 읽어보자.

Vivek Wadhwa
Barrett 회장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 중 한분이며, 인텔에서 퇴직하신 후 평생을 미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바쳐오신 분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수학과 과학을 양적으로 더 많이 가르쳐서 이 분야에서 더욱 더 많은 석사와 박사를 배출해야한다고 합니다. 저도 이러한 교육 환경의 향상은 100% 동의를 하지만, 미국이 점점 더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이유가 미국의 대학이 해마다 졸업시키는 과학과 공학 박사들의 숫자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기업들이 R&D;를 해외로 아웃소싱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때문이지 미국의 과학 교육에 문제점이 있거나 저희 학생들의 경쟁력이 딸려서 그런거는 아닙니다. 그 절대적인 숫자를 봐도 미국의 과학, 공학, 수학 전공 대학생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게 아니라 오히려 해마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바로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미국인들이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이란 점이며, 이러한 외국인 학생들이 졸업 후 점점 더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인들은 더이상 수학과 공학을 전공하려고 하지 않는데 그 이유를 잘 뜯어보면 경제적인 return이 없기 때문입니다. Harvard 대학의 경제학자 Richard Freeman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과학과 공학 전공자들이 졸업 후에 받는 연봉이 타 전공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예비 대학생들이 과학과 공학 전공을 선택하는걸 꺼려한다고 합니다. 박사 과정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학교에서 7~8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는데, 박사과정 동안 여느 직장인과 같이 stipend라는 보조금을 교수들로부터 받아서 생활을 하게됩니다. 문제는 이 보조금의 액수가 학부를 갓 졸업한 직장인이 받는 월급보다 월등하게 적다는거죠. 혼자 먹고살기도 힘든 금액인데 가족에다 애들까지 있다면 따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생 대출을 받아야하는데 대부분의 공학 박사들이 졸업 후 학생 대출금을 갚기위해서 평생 고생하는걸 직접 제 주위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 반면에 외국인 학생들은 미국에서의 학위를 취업과 영주권 취득을 위한 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체 공학 박사과정 학생들의 60%가 외국인입니다.

학교에서의 상황 또한 이렇게 좋지 않지만, 졸업 후 이들이 직면하는 현실은 더욱 더 우울합니다. 모든 공학 박사들이 졸업 후에 교수를 하기에는 미국의 교수 자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사학위를 따고도 대부분의 박사들은 졸업 후에 post-doc (우리는 주로 ‘포닥’이라고 한다) 이라는 최저임금 생활을 2-3년 동안 더 합니다. 그런데 현실을 잘 보면 포닥을 한 사람들 중 25%만이 교수가 되고, 이보다 더 적은 15%만이 그나마 조금 의미있는 연구 활동이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는 공과 대학의 교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주장하고자하는거는 미국의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수학이랑 과학을 공부해서 공학 분야에서 고등 교육을 받도록 하려면 뭔가 “돈”과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 땅에서 열심히 공부한 외국인 과학자들이 비자 문제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게 외국인 노동법 또한 크게 뜯어 고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Craig Barrett
국가 경쟁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딱 3가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 제도에 투자를 해야하며, 두번째는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해야하며 세번째는 똑똑한 사람들이 연구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를 해야합니다. 이 3가지 방법의 공통 분모는 바로 “교육”이라는 점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민들의 교육 수준과 국가 생활 지수는 매우 밀접한 비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제가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일본과 미국과 같은 선진 국가들은 앞으로 국가 경제와 혁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들과 기술들을 지정하였으며 그 기술들은 나노기술, photonics, 신소재, MEMS, 대체 에너지, 바이오 등과 같은 new sciences and engineering technology입니다. 여기에 나열된 모든 기술들의 기본 학문은 바로 미국이 현재 절대적으로 기피하고 있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학문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STEM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도는 바로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교육 제도를 잘 보면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측됩니다:
1. 미국 어린이들은 다른 OECD 국가의 친구들에 비해서 수학, 과학과 문제해결 분야에서 상당히 활약이 저조합니다.
2. 해마다 기초과학과 공학을 전공하는 미국 학생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공학 대학원생들의 대부분은 외국인 학생들입니다)
3. 현재 25살 세대의 미국인들의 교육 수준은 45살 세대의 미국인들보다 낮을겁니다 (대학 졸업장 기준)
4. 대부분의 OECD 국가와 개발도상국은 대학 졸업생 (특히 STEM 분야) 들을 더욱 더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만 봐도 현재 미국은 STEM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아직 미국의 대학들이 전세계 최고의 대학임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미국의 상위 공과 대학 졸업생들은 이제 대부분 외국인 학생들이고 이 학생들이 졸업 후에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인력 유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정말로 21세기에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생각이 있다면 제대로 경쟁을 해야할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의 기본은 바로 위에서 말한 3가지가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에 투자, 연구 개발에 투자, 과학자들이 제대로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투자. 만약 이렇게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더욱 더 심각한 인력과 기술의 누수 현상이 발생할 겁니다. 미국과는 달리 교육, 인력 그리고 환경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나라로 이미 미국의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돌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연봉의 문제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바로 STEM 교육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국은 STEM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더욱 더 많이 배출해서 이 학생들이 대학에서 계속 과학, 공학과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합니다.

21세기에 경쟁을 하려면 우리는 STEM을 전공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 학부생들을 더 많이 양성해야하며,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야 합니다. 바로 이 학생들이 졸업 후에 미국의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는 산업과 혁신에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Wadha 교수에게 직접적으로 반론을 제시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STEM을 전공한 박사들이 졸업 후 대부분 대학 교수가 되었지만 이제 박사학위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IBM과 같은 미국 유수 기업의 연수소에 이력서라도 내려면 갖추어야하는 최소한의 자질이 되어 버릴 정도로 많은 STEM 전공자들이 학업이 아닌 산업 현장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STEM을 전공한 학생들이라고 모두다 전공 분야를 살려서 취직을 하는건 아닙니다. STEM 교육은 모든 학문과 취업의 기본이 되는 “문제해결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기초교육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다른 분야로의 원활한 진출을 가능케 합니다. Fortune 500 기업 CEO들의 대학 전공이 대부분 공학인걸 보면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우리는 STEM 교육을 양적으로 향상시켜야합니다. 더 많은 학생들이 STEM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서 더 많은 STEM 인재들을 배출하는것 만이 미국을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유일하고 막강한 방법입니다.

제 2부에서는 Vivek Wadhwa의 반박과 그 반박에 대한 Craig Barrett의 또다른 반박에 대해서 소개를 하겠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