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덩어리가 작아서인지 아니면 전국민이 똑같이 받는 주입식 교육 때문인지, 미국인들과 비교해 봤을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름’을 잘 인정하지 않는거 같다.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의견을 펼치면 이건 ‘다른’게 아니라 ‘틀린’게 된다. 그리고 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맞는건지 상대방을 열심히 설득하려고 한다. 말이 설득이지, 상대방을 욕하고 비방한다고 하는게 더 적합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걸 느꼈다. 나는 솔직히 정치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성향때문에 문재인씨보다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한국 사람들과는 거의 공유 조차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박근혜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 이번에 새로 알게된 사실은 내 주위 대부분 젊은 사람들은 문재인씨를 지지 – 나를 거의 미친놈 취급하면서, 욕하고 왜 그게 틀린건지에 대해서 설득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옳고 틀린게 어디있는 것일까? 모든 개개인은 지금까지 자라온 배경, 받은 교육, 어울린 사람들 그리고 성향 때문에 다를 수 밖에 없고 이건 정치도 마찬가지인데.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몰몬교 등….이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자기가 자란 환경과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각기 다른 종교와 신을 믿는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교인들은 타 종교에 대해서는 그들이 틀렸고, 성경을 잘 못 알고 있다고 비난한다. 남의 관점에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친구들은 이런 ‘다름’을 잘 수용하고 이해하는 편이다 (최소한 내 주변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믿음은 자기 자신의 것이지 이게 남들과 같을거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무진장 노력한다. 나도 한국에서 꽤 오랜 시간을 교육받고 자라서 그런지 내 생각이 옳다고 믿으려는 성향이 있는 편이지만 최근 몇 년 들어서 많이 노력해서 개선을 했다. 이젠 여유있게 “저 사람은 나랑 이렇게 다르게 생각을 하는구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그럴 수도 있을거 같네.”라는 결론을 많이 내리는 편이다.
얼마전에 집 근처 초등학교를 지나고 있었다. 한 장애인이 힘들게 걸어가고 있었고, 어떤 어린이가 그걸 보면서 엄마한테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렇게 걸어요?”라고 묻자 엄마의 대답은, “저 사람은 우리랑 다를 뿐이야. 그래서 조금 다르게 걷는거야.”였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분명히 우리보다 ‘못하고’ 그래서 ‘불쌍한’ 사람이라고 했을것이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보태고 싶은것은 말씀하신 과제가 그렇게 단면적이지가 않다는것입니다.
미국문화는 한국문화와 많이 다릅니다. 한국국민들은 국민개성이 강한 반면 대중적인 미국인들은 보통 정치나 종교에 대해 열성적인 견해를 안 갖고 있습니다. 관심도에서 현저히 차이 난다고나 할까요.
또 한 남의 일에 간섭하는것을 무례로 생각하거나 아예 의견이 없는경우가 많습니다. 남은 남이고 나는 나다라는 개인주의가 강하죠.
그래서 좋은점도 있지만 (타종교에 배타적이 아닌점) 어떤때는 무척 한심할때도 있습니다. 유럽이나 아시아가 지구상 어디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도통 알지 못하는 거죠.
그것이 미국인들에게 해가 되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확실한것은 한국인의 열정적인 국민성과는 확실히다른 성향입니다.
안녕하세요. 네,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저도 주신 코멘트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저도 어느정도 수긍이 갑니다만, 한국인의 국민성이 “열정적”인지는 모르겠어요…output을 보면 열정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또 다르게 보면 본인의 삶 보다는 남의 삶에 관심이 더 많은 자기주관성이 없다고도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하여튼, 이건 개개인의 관점의 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좋은 피드백 고맙습니다.
과감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시는 배대표님! 이래서 배기홍 대표님이 더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이 듬 🙂 내용이 아니고 관용의 문화에 대한 말씀하시는 듯 한데 내용 자체를 가지고 태클 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말씀에 정말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쳐져야 할 1순위 문제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http://greatname.se/freedom/
이번 정권 들어서,대한민국은 언론자유국가에서 부분자유국가로 강등되었습니다.박근혜를 위시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앞장 선 덕분입니다.
같은 등급에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보신다면,좀 더 와 닿으실 겁니다.
우리는 이미 한 등급 떨어졌고, 여기서,한 등급 더 떨어지면, 북한하고 함께 가는 겁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권위주의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다양성의 관점으로 바라보시는 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틀린 생각을 다르다고 주장하시는 것 또한 틀린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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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익명성은 민주주의가 현되기 위한 강력한 무기입니다. 다만 익명성 뒤에 숨어서 비방과 비난이 벌어질때 문제가 되는거구요. 윗 글들에서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 익명성이 글 쓴 사람들의 정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오히려 당연한 말을 익명성 뒤에서 해야하도록 만든 사회를 탓하셔야한다고 봅니다.
이번 대선과 같은 결과를 위해 우리나라 공교육에서는 현대사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과 같은 결과를 위해 우리나라 공교육에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대한 단순한 개념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무지
그동안의 좋았던 이미지를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실망스러운 포스팅이네요.
'정치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고 하셨는데 한국 현대사와 정치를 관심가지고 들여다보면 박근혜씨 지지는 '다르다'의 영역이 아니라 '틀리다'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알수 있을텐데요. 윗분들이 잘 지적해 주셨듯이 네오나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북한의 김정은을 지지하는 것도 종교의 선택이나 장애인의 걸음걸이처럼 단순히 '다르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 자기의 의견을 밝히려면 용기있게 자기의 이름을 걸고 밝히는게 정의라고 봅니다.
익명이라면 자기 의견에 자신이 없으십니까.
다양성 인정, 어찌보면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
제 이야기는 선거 자체가 불법 선거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공권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타당한 의심이 가능합니다만) 현 집권 여당의 통치 행태에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틀을 뿌리채 부정하는 측면이 많았고, 이번 당선자 역시 그러한 기조에 동의해 왔고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들이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으시겠지만 여기서 구체적으로 논쟁할 생각은 없고요, 다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민주주의가 부정되는 결과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특이한 일부 불순 세력이 아니라 상당히 다수라는 정도만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게 언어에서도 쉽게 나오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말을 동의어처럼 쓰지요. 엄청 혼동합니다. 제가 만나본 사람중에 이걸 의도적으로 구분해서 쓰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고 가방끈이 길어도 말이죠.
그래서 그런 부분 지적해주면 대게들 하는 말이 "내가 그랫나?" 라는 정도의 반응만 돌아오더라구요.
그래서 제 이상형 조건중 하나가 '다르다' 와 '틀리다'를 구분해서 사용할 줄 아는 여성분인데 아직까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ㅎㅎ
그게 '틀린 것'인지 '다른 것'인지 먼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는 우를 범하기 쉬운 것처럼 틀린 것을 다르다고 말하는 우를 범하기도 쉽습니다. 중간에 종교 얘기도 하셨는데, 일례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도 다양성의 범주에서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다름을 인정해야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대부분의 박근혜 지지자들이 보이는 문명국의 보편적인 민주주의 원리를 거스르는 독재의 합리화, 역사적으로 공인된 518의 부정, 허위정보에서 기반한 종북,간첩으로 몰기 등은 이미 다름을 넘어선 나찌와 다름없죠. 미국인들도 네오나찌를 보면 당연히 미친놈처럼 보면서 설득하려고 할겁니다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아마도 이글도 않좋게 생각하시는 분 많을듯….
민주주의의 기본이라… 이번 선거가 불법 선거는 아니지 않나요?
그 '틀린' 의견이 님의 관점에서만 '틀린' 의견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릇에 뭘 담는지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 그릇이 뒤집히거나, 깨질 것 같은 물건은 못 담도록 해야 하는 거니까요.
제가 아는 미국인은, 대부분 국제정치에 관심은 커녕 나라 이름도 제대로 모르지만, 국제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이탈리아의 벨루스코니가 왜 계속 권력을 잡는지 이해하기 힘들어하고, 김정은이 어떻게 승계를 했는지, 아베가 왜 다시 수상이 되어야하는지, 그리고 박근혜가 왜 대통령이 되는지… 뭔가 옳지 않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예를 드신 장애인의 다름은, 소수와 약자를 위한 정치적인 공정함이지요.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보지제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에게 '다름을 인정해달라'는 말을 적용하는 것은 개념의 혼동입니다.
미국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미국은 다름은 인정하지만 정의에는 엄정합니다. 미국기준으로 한다면 우선 현 정부와 여당의 많은 인사들이 조사를 받았겠고, 유권자는 합당하게 외면을 했어야 했지요.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죠. 잘 읽고 갑니다:D
익명으로 이런 글 남겨서 죄송합니다만, 이번 대선과 같은 경우 다양성 존중 차원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저를 포함한 그 일부 세력의 의견일 것입니다. 양 세력 공히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있다면 그 어떤 정치적 선택이라도 의견 차이로서 당연히 존중할 수 있겠지만, 특정 세력이 민주주의의 기본 조차 지키지 못한다고 생각되는데도 그 세력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단순히 다양성이라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한국과 달리 미국이 정치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적어도 민주주의의 기본은 지키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의 특정 정치 세력이 민주주의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는 의견 자체에 동의하시지는 않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왜 이번 대선에서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유달리 과민 반응을 보이는지, 그 이유라도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 남겼습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제 의견을 굳이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양성이 무한대의 포용력을 가진 것은 아니고 '틀린' 의견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할 수도 있다는 정도는 동의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 나온 모든 정치 세력이 적어도 민주주의의 기본은 지키는 세력이라는 전제 하에서라면 위에 쓰신 말씀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네, 빨리 그런 날이 와야할텐데요…물론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고 모두가 노력을 해야할거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리나라도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가 어서 정착되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