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Fast Company에 실린 Yelp와 창업자 Jeremy Stoppelman 관련 기사를 읽고 많이 공감하고 느낀 점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본다.
이 기사를 쓴 Max Chafkin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시작한다. 어느날 갑자기 그의 아이폰 홈 버튼이 죽어버렸다. 아무리 세게 눌러봐도, 새끼 손톱으로 살짝 이런저런 걸 다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아이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건 그의 인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과도 같기 때문에 근처 애플 매장을 찾아갔더니 $200를 내고 아예 폰을 교체하라고 했다. 그는 일단 집에 왔다. 그리고 수개월 동안 고장난 홈 버튼을 달고 살아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답답해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는 Yelp 앱에서 “home button repair”로 주변 검색을 했다. 그리고 Peter를 발견했다. 피터는 샌프란시스코 금융 지역에 위치한 낡은 건물 7층의 다 쓰러져가는 코딱지 만한 가게에서 일하는 남아시아 출신의 30대 청년이다. 그의 사무실은 애플 스토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지저분하고 초라했다. 작업대, 생수기 그리고 낡은 가구들 몇개가 전부였다. 맥스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피터에게 쓱 한번 물어봤다.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여길 어떻게 알고 찾아오죠?”
그는 맥스를 쳐다보지도 않고 “인터넷이요,” 하면서 다시 아이폰 수리하기 바빴다.
피터와 같은 ‘동네’ 상인들과 구멍가게 주인들에게는 Yelp 자체가 어쩌면 인터넷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Yelp가 없으면 비즈니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맥스가 Yelp를 통해서 찾은 피터는 그가 사는 곳에서 800미터도 되지 않은 곳에 있었고 160명 이상의 리뷰어 중 140명 이상이 그에게 별 5개를 줬다. Yelp의 지도를 통해서 피터의 가게까지 가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았고 피터는 30분 만에 맥스의 아이폰 홈 버튼을 완벽하게 고쳐놓았다. 가격은 $89.
아마도 그날 밤 맥스는 피터한테 별 5개를 또 줬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싸이클은 돌고 돈다.
이 이야기가 뭐가 그렇게 특별할까? 별거 아닌거 같지만 잠시 한번 생각해보자. 맥스는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인생 자체가 담긴 아이폰을 본명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아이폰 수리 자격증도 없는 아시아 출신의 피터라는 친구한테 아무런 의심없이 맡긴 것이다. 피터가 아이폰을 그냥 훔쳐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특별한 첨단기기도 없는 이 친구가 아이폰을 완전히 망가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맡겼다. 왜냐하면 Yelp가 그러라고 했으니까. 그리고 Yelp는 맞았다. 피터는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빨리 아이폰을 완벽하게 고쳤으니까.
이거 엄청난거 아닌가? 사람들이 Yelp라는 서비스를 얼마나 신뢰하면 이런 놀라운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아, 정말 “서비스라면 이 정도는 되야지 어디가서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날이였다.
여러분들은 Yelp와 같은 믿을 수 있는 서비스들을 알고 계시나? 혹시 이런 경험이 있다면 답글로 공유 부탁한다.
Anonymous
Yelp도 이상한 짓 많이 한답니다. 특히 비즈니스 상대로… YMMV
Anonymous
우리가 인터넷으로 옷을 구입할때도 어느 정도 리뷰를 고려하지 않습니까? 인터넷으로 처음 옷을 살때 여러번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이젠 사진만 봐도 어떤 재질인지 알 정도니 그만큼 시행착오(돈지랄…)를 많이 겪은거지요.
Yelp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Yelp에 갖 등록한 친구의 비지니스를 위해 간단한 리뷰를 남겼습니다. 한 2줄 정도??
근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카페는 리뷰나 사진을 갈때 마다 올립니다. 물론 그 집도 나쁜 리뷰가 올라옵니다. Yelp에서 보고 갔다가 실망해서 나쁜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이지요. 이런 리뷰어를 주인이 따로 관리를 하거나 오히려 다른 손님들이 대변을 해 주기도 합니다.
Zealot
저는 옐프에서 리뷰만 보고 맛있는 음식점을 잘 못 찾아내는데 제 부인은 옐프의 평점/평가(review)를 보고서 가짜 평가 글들을 잘 솎아 내더라고요. 제가 기술을 전수받으려고 노력 중입니다만. 이런 가짜 평점/평가를 걸러내는 알고리즘을 만들면 좋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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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또다른 서비스는 Dropbox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왠만한 서비스는 남들에게 강요하거나 추천하지 않는데 (포인트 적립을 위해서), 드롭박스는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주위 분들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
그만큼 좋고 사용하고 싶은 서비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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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구요…미국도 당연히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Yelp도 초기에 이런 문제들이 많았고, 지금도 있구요…하지만, 놀라운거는 이런걸 다 잘 screen하고 걸러내서 유저들이 서비스를 떠나지 않고 계속 사용을 하게 만드는 점인거 같습니다.
Laeyoung
윙스푼(맛집 서비스) 초창기에는 올리신 글과 같은 경험을 해서 좋았었는데요.
NHN에 인수되고 어느 정도 유명해진 이후로는 어뷰져도 생기고, 별점 관리해주는 업체가 생기면서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평점과 함께 달린 댓글을 보고 하도 이상해서 제가 몇 분만에 알바 3명을 찾은 적도 있었고요.
(A라는 식당에서는 남자친구랑 데이트 할 때 갔는데 맛있다고 남긴 사람이, 일주일 전에는 B라는 식당에서 여자친구랑 데이트 했는데 맛있다고 하더라고요…-_-)
비단 윙스푼 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모든 리뷰 혹은 별점 시스템이 같은 문제에 처해 있는 듯 합니다.
구글 Play 스토어에는 앱 다운로드수랑 평점 조작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한 앱들이 상위에 올라와있고, 카페나 블로그, 지식 서비스는 업체 관리해 주는 곳에서 올린 교묘한 광고성 글들로 가득차 있고요.
이게 비단 한국만의 문제인지 몹시 궁금합니다.
Yelp 뿐만 아니라, 미국 서비스에서는 리뷰나 별점 조작으로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못 들어 본것 같습니다.
문화적으로 그런 일을 안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적으로 막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고요.
Anonymous
위에 분 말씀하신 대로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의 힘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오랜 기간동안 버텨내면서 방대한 양의 리뷰를 긁어모았다는 것과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리뷰를 남기도록 만든 Yelp가 대단한 것 같아요!
Anonymous
Yelp가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그것들은 전부 그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남긴 유저들의 리뷰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Yelp와 같은 리뷰 시스템은 다른 기업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Amazon, eBay, Apple/Google App Store, Netflix 등등 많은 사람들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전에 나랑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남긴 리뷰 숫자나 리뷰 내용들을 보고 판단을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