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시장 (Emerging Market)”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이자 경제학자/투자자인 Antoine van Agtmael이 작년에 중국을 방문했을때 지난 40년 동안 아시아를 연구하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한명이 아닌 여러명의 중국 제조업체 사장들이 ‘미국의 제조 경쟁력’이 신경쓰인다고 했던 것이다.
미국의 제조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숫자와 분위기가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10개 제조업체 중 9개 업체가 중국에 공장을 짓고 있었는데 이젠 5개 업체는 미국에 직접 공장을 짓고 제조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중국 노동의 가격 경쟁력은 이제 옛날 이야기다. 중국의 인건비는 해마다 15%씩 증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인건비는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에 곧 중국과 미국의 인건비는 비슷해 질 것이다. 내가 여기저기를 다녀봐도 “Made in China” 딱지가 많이 줄어든거 같다. 대신, “Proudly made in the USA”가 더욱 더 많이 보인다.
물론 하루 아침에 벌어진 현상은 아니다. 갑자기 미국인들이 손재주가 좋아지거나 노동을 선호하게 된 건 더욱 아니다. 주 원인은 바로 기술을 이용한 제조경쟁력이다. 미국은 중국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인프라가 훨씬 발달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3-D 프린팅과 로봇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 노동자들 100명이 일주일 걸리는 일을 기술자 5명과 로봇 2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제조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기술 또한 실리콘 밸리에서 나오고 있고 Kickstarter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들이 이런 현상을 잘 반영한다. 특히 스탠포드와 MIT의 젊고 용감한 공학도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절묘하게 접목시키면서 가전제품, 로봇산업과 3-D 프린팅 분야에서 과거 그 어떤 대기업도 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제조업은 한물 갔다”라는 생각 자체가 이제는 한물간 생각일 정도로 제조업은 cool해지고 있다. 한때는 제조업의 강국이었던 우리나라도 갑자기 너무 소프트웨어만 외치지 말고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지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artworx.ro/t-shirt_designs-2011-20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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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comparison 인거 같습니다 🙂
Cheon Park
문득 심시티가 생각나는군요.
게임에서 산업지역을 설정해주면,
기술레벨이 1이라면 흔히 생각하는
매연을 뿜고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공장이지만
기술레벨이 3이라면 매연도 안보이고, 세련된
산업로봇팔과 컨베이어 벨트만이 위~잉 거리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면 충분히 그런 하이테크 공장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조금 늦었지만 슬슬 움직이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