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jordan농구를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마이클 조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85년 3월에 처음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나이키 Air Jordan의 가격은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65 였다. 두 달만에 700억원 어치가 판매되었고, 그 해 말 에어조던 제품의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2년 조던 브랜드의 매출은 거의 3조원 이었다. 미국에서 판매된 농구화의 58%, 그리고 어린이 농구화의 77%가 조던 브랜드였다. 더 재미있는건, 조던 농구화를 구매하는 ‘어린이’ 들은 마이클조던이 실제로 농구하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고객들이다.

엄청난 브랜드이다. 나이키의 뛰어난 마케팅 실력을 칭찬해야 한다. 그런데 나이키는 도대체 어떤 비법으로 젊은 마이클 조던을 발굴해서 이런 엄청난 브랜드로 키웠을까? 실은 나이키가 발굴한게 아니다. 조던이 제발로 걸어왔다.
North Carolina 대학의 농구스타였던 조던은 아디다스의 광팬이었다. 1984년 졸업당시 그는 당연히 아디다스와 프로선수 스폰서 계약을 하고 싶어했는데 아디다스 독일본사의 경영진들이 반대했다. 그들은 가드가 아닌 키가 더 큰 센터들과 계약을 하고 싶어했다. 당시 아디다스 경영진의 말을 빌리자면, “키 2m 농구선수가 뭐 그리 대단한가? 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너무 약해. 너무 작아.” 라고 하면서 스폰서 계약을 거절했다고 한다. 아디다스한테 거절당한 조던은 당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나이키를 찾아갔고, 이는 스포츠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딜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이클조던은 당연한 농구천재였고 아디다스는 엄청난 실수를 했지만, 당시에는 전형적인 스타농구선수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이키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이다. 실은 투자자로서 우리도 나이키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창업가를 처음 만났는데 우리가 평소에 찾는 느낌이나 자격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거절한 적이 있는데 이 창업가는 다른 창투사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상당히 성공적으로 현재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뭘 놓쳤을까? 나는 보지 못하고 남들이 본 그건 뭘까? 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끔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들을 갖춘 창업가들이 예상했던대로 성공한다. 하지만, 이와 거의 비슷한 확률로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던 창업가들도 성공을 한다. 마이클 조던이 NBA 프로무대에서 잘 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NBA 프로선수가 되어 경기를 하는 것이고, 창업가가 실제 스타트업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 비즈니스를 해보는 것이다. 실전에 임하기 전에 이들의 성공을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만, 투자자로서 우리는 이런걸 잘 해야한다. “나는 이 팀은 반드시 성공할 줄 알았어요” 라는 말을 하는 투자자들은 그 팀이 성공을 한 후에만 이런 말을 한다.

열심히 하면서 좋은 창업가/좋은 팀의 profile을 잘 관찰하고 학습하고, 슈퍼스타를 찾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 가겠지만, 마이클 조던이 아디다스에서 퇴짜맞고 나이키를 제발로 찾아왔듯이 미래의 슈퍼스타 창업가가 우리한테 제발로 찾아오길 매일 기도하기도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priceonomics.com/when-michael-jordan-wore-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