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비행기 안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봤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잠깐 출연도 하고, 워낙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대가 너무 컸던지…..솔직히 영화 자체는 so so 였다. 내용도 좀 뻔했고, 그냥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라는 느낌만 받았다.
하지만 감동은 있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 아버지의 삶을 한번 간접적으로 상상해봤다. 우리 아버지가 1940년 생이시니 아마도 이 영화의 주인공 덕수랑 비슷한 시대에 태어나서 영화에서 묘사된 전쟁, 경제적 파탄, 경제적 성장, 이산가족 등의 모든 과정을 겪으셨을 것이다. 물론 이 영화만큼 드라마틱하게 사시지는 않았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경제적으로 정말 어려운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맨손으로 집안을 일으키신 분이다. 공부도 잘 했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자신의 학업도 일부 포기하면서 어린 나이에 취업 전선으로 뛰어들어 5명의 형제들을 먹여살린 ‘가장’인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걸 희생했고,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는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아버지도 경상도 분이시고, 나도 부산에서 몇 년 살았고, 실제로 남포동 국제시장에 가봐서 그런지 영화가 끝날 때에는 마음이 짠 했다. 우리 고모들이 이 영화를 보고 오빠(=우리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는데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거 같다.
열심히 사신 아버지는 이제 은퇴하신지 꽤 되셨고, ‘가장’의 바톤을 내가 이어 받았다. 릴레이 경기에서 이기려면 선발주자보다 후발주자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데 – 나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 과연 내가 아버지보다 더 열심히 인생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국제시장’ 과는 달리 우리나라도 강대국이 되었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노력을 이어받아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
‘국제시장’의 영어 제목은 ‘Ode to My Father(아버지에게 바치는 서시)’ 인데 이번 포스팅은 정말로 ‘아버지에게 바치는 서시’ 이다. 아버지 수고하셨구요, 이제 좀 쉬세요. 우리가 잘 이어가겠습니다.
김영애
저희 세대들이 아버지에 대하여 느끼는 공통적인 생각인것 같습니다.
아버님과 함께 정말 좋은 행사에 함께 하셨군요, 아버님 멋지시고 정말 행복한 분이십니다.
저희 자녀세대도 저희 나이쯤 되었을때 사장님이나 제가 아버지에 대해서 가지는 그런 감정을 기대할수 있을까요?
우리 세대가 자녀들에게 많은 잘못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Kihong Bae
좋은 의견/말씀 고맙습니다^^
저는 솔직히 우리 세대가 뭘 그렇게 잘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 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세상이니까요. 다만, 잘못하지 않을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김영애
저는 우리나라에서 무조건 좋은 대학이 최고의 목표라고 아이들을 어릴때부터 학원으로 뺑뱅이를 돌리며 자신들의 노후를 걱정하고, 공부만 하면 만사 OK라고 생각하며 가정교육과 최소한의 윤리교육조차 등한시하는 세태를 말씀드린거예요.
대학생이 되어도 대학을 졸업해도 진정으로 본인이 무엇을 하고싶은지도 알수없는 그런 세대들을 우리가 현재 양산해내고 있지는 않나하는 노파심이지요…
나이도 많지 않으면서 너무 고루한 생각인가요?
Kihong Bae
좋은 말씀이신거 같네요…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고맙습니다~
익명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