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한국이나 우리 주변에는 입만 살아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히나 일을 함에 있어서 정작 본인들은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훈수 두는 사람들이 많다. 전에 내가 ‘해보긴 해봤어?‘ 라는 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자세히 적어봤는데 2009년도나 2016년도나 몸은 가만히 있으면서 입만 살아서 남을 평가하는데 인생을 바치는 인간들을 이번 달에도 너무 많이 만났다. 이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10대 섹스(=teenage sex)’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10대들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남녀 불문하고 섹스 이야기를 꽤 많이 한다. 모든 10대들이 섹스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물어보면 섹스를 경험한 10대는 거의 없다. 하지만, 마치 누구나 다 해 본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우리도 항상 talking 보다는 doing을 강조 하는데, 직접 해보는건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글로 공부하고, 남들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어도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 이다. 창업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아무리 창업에 대한 책을 많이 보고, 창업학과를 나오고, 친한 친구의 창업 경험을 들어도 내가 직접 해보면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한다. 그리고 내가 직접 뭔가를 해보면 몸이 그 경험을 기억하기 때문에 절대로 잊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경험들이 몸에 차곡차곡 쌓여야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 정확한 본질과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다.

해보는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 해봐야지만 비로소 해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2008년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UCLA의 Spring Sing 이라는 음악 행사를 스폰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념품으로 우리는 행사에 오는 모든 학생들에게 CD를 하나씩 주기로 했다. 이 CD에는 뮤직쉐이크 프로그램 설치파일과 뮤직쉐이크로 만든 곡 중 가장 인기 있는 곡 10개가 담겨져 있었다. 그런데 CD를 너무 많이 구워서 행사 끝나고 보니 몇 백장의 재고가 남았다. 이걸 버릴까 하다가 회사 근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배포를 시도했다. 솔직히 쪽 팔리기도 하고 미국 초등학생들한테 CD를 배포하는게 두렵기도 했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열심히 약 장수를 하고 있는데 누가 신고해서 온 경찰한테 두 번이나 잡혀갈뻔하고 포기를 했다. 그리고 결국 CD는 다 폐기처분했다.

그런데 이 짓을 한 번 해보고나니 길거리에 나가서 모르는 사람들한테 접근을 하고 우리 제품을 설명하는데에는 도사가 되었다. 거절을 당해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또 다른 새로운 사람에게 우리 제품을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까지 했다. “해보니까 별 거 아니네” 라는 경험을 몸이 익혔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자주 인용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파리 소르본 대학 연설 내용 일부인데 여기서 한번 더 인용해 본다:

“중요한 것은 비평가들이 아니다. 공(功)은 실제 경기장에서 먼지와 땀 그리고 피에 뒤범벅되어 용맹스럽게 싸우는 자의 몫이다. 그는 실수하고 반복적으로 실패한다. 또, 가치 있는 이유를 위해 열정과 헌신으로 자신을 불태운다. 무엇보다 그는 마지막에 주어지는 위대한 승리와 패배를 알기에, 그것들을 전혀 모르는 차갑고 겁 많은 영혼들과 결코 함께하지 않는다.”

직접 해봐라. 그리고 해보지 않은 자들의 말은 듣지 말고 이들과 어울리지도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