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더 험악해지면서 한국에서도 이젠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범죄 사건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 자세히 쓰진 않겠지만, 끔찍한 살인사건, 엽기적인 범죄행위 등, 과거에는 외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건들이 이젠 한국에서도 일어난다. 이런 사건이 터지면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문제냐, 아니면 이런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 수밖에 없고, 그 범죄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사회의 문제냐 이다. 즉, 사람의 문제인지 아니면 시스템의 문제인지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내 주위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각각의 생각을 물어보면, 대략 10명 중 8명은 사회적 환경과 시스템을 탓하는 것 같다. 자주 듣는 이야기는 사람은 사회와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이라서 개인적인 성향보단 시스템에 의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사 결정을 하는 기준이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보단 사회의 가치관과 시스템에 의해서 형성될 확률이 매우 크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다. 그래서 이런 범죄자들을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이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듣는 것 같다.

맞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시스템이 문제이긴 한 것 같다. 하지만, 이에 대한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시스템을 만드는 건 사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것도 개개인의 사람이다. 사람이 시스템의 구성원이라서 시스템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맞지만, 그 전에 사람이 모여서 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에 나는 결국엔 사람 개개인의 행동, 생각, 관점과 성향이 전체 시스템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스템도 개선돼야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이 변해야 한다. 사람도 변하고, 시스템도 동시에 변하면 bottom-up과 top-down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서 더 빠른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보다 개인의 능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국가라서 시스템보단 사람 개개인의 책임, 권한과 역량이 다른 나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일부 한국의 학자들도 주장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한국은 작년에 일 년의 절반이 넘는 기간 동안 국가와 사회의 리더가 없었는데 솔직히 그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모든 개인이 맡은 일을 열심히 했고, 한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큰 문제 없이 잘 운영됐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은 개판이었지만 개개인이 잘 행동해서 개판인 시스템을 잘 돌아가게 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회와 시스템은 이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들이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잘 맞물려 움직여야 하고,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결국엔 시스템이 변하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 먼저 사람이 변화해야 한다.

시스템보단 사람이 문제이고, 시스템보단 사람이 중요하다는 관점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사회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개념을 부정하고 한 나라나 사회의 문제를 무조건 시스템 탓을 하는 데 익숙해지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면 일단 개인이 바뀌어야 하고, 개인의 변화는 나와 너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시스템이 좋게 바뀐다. 사람이 부정적으로 변하면 시스템이 망가진다. 시스템을 탓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