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ing the low hanging fruit얼마 전에 만난 팀과 low hanging fruit에 관해 이야기한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본다. Low hanging fruit이라는 말은 미국에서 비즈니스 하면서도 많이 사용하는데, 직역하면 가장 따기 쉬운, 낮은 곳에 열린 열매이고, 이 의미는 ‘가장 쉬운 작업이나 가장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 이다.

그 어떤 사업도 깊게 들여다보면, 몇 가지 단순한 원리와 법칙이 존재하고, 잘하는 사업가는 이 간단한 비즈니스를 남들보다 월등하게 잘 하는 거 같다. 물론, 여기에서 조심해야 하는 점은 단순하다고 해서 쉽다는 게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다. 이 단순한 비즈니스를 어떤 창업가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실행하는데, 또 어떤 창업가는 쉽게 쉽게 접근하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쉽게 접근하는 분들은 위에서 말한 low hanging fruit을 잘 파악하고 가장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면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하나씩 차근차근 달성해간다. 이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열매가 열린 높이는 차이가 있겠지만, 어느 비즈니스건 가장 낮은 곳에 열려서, 가장 따기 쉬운 열매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난 회사는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지만, 절대적인 시장 자체는 해외가 훨씬 크다. 한국에서 서비스 시작한 지 2년 정도 되었고, 고객이 있고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 매출이 크진 않지만, 꾸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군이 존재하는 건 증명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대표는 지금 하는 매출의 10배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 서비스의 영문 버전을 힘들게 만들어서 출시했다. 해외 시장이 더 크기 때문에 해외 서비스도 같이 진행을 하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렇게 해서 한국과 해외 서비스 모두 아주 잘 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 팀의 low hanging fruit은 이미 출시해서 운영하는 한국 서비스다. 팀원 모두 한국에 있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어보다는 한국어 서비스를 만드는 게 훨씬 더 쉽다. 그리고 이미 한국에서 돈을 내는 고객이 있다(만약 한국에서는 도저히 돈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고객군이 없다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게 맞다). 대표이사는 한국 서비스를 지금보다 훨씬 더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굳이 왜 해외 서비스를 시작할까? 그냥 한국 서비스에 더 집중해서, 지금보다 더 좋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으로 개선해서 사용자 수와 매출을 성장시키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더 쉬운 방법이 아닐까?

영어도 잘 못 하고, 해외 시장도 잘 모르고, 한국과 해외 모두 집중할 수 있는 자원이 없는데, 굳이 이렇게 따기 어려운 열매를 먹으려고 하는 건 작은 스타트업한테는 자살행위다. 개발인력을 어렵게 할당해서 만든 영문 제품을 보니, 영어도 콩글리시가 섞여 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경험 또한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영어로 고객 응대를 해야 할 텐데, 그건 누가 어떻게 할까? 내가 보기에 이 팀은 스타트업이라면 가장 있으면 안 되는 입장에 처해있다. 바로, A급 제품을 하나 만드는데 모든 걸 다 투자해야 하는데, 그 누구도 완벽하게 만족하게 하지 못하는 C급 제품이 두 개가 만들어진 것이다. 한 제품에 투자해야 할 자원이 여러 곳에 분산되면서 집중도가 흐트러졌고, 그 흐트러진 집중과 자원을 다시 한곳에 모으려면, 엄청난 각오와 결정이 필요하다.

이 분에게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사장님, 목표하시는 월 매출이 1,000만 원이고, 현재 한국에서 만들고 있는 월 매출이 200만 원이면, 모자라는 800만 원의 매출을 현재 운영하는 한국 서비스에서 추가로 만드는 게 쉽나요, 아니면 전혀 모르는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서 거기서 만드는 게 쉽나요?”

그 대답은 너무나 뻔할 것이다. 일단 low hanging fruit을 모두 다 따 먹고, 그 이후에 높이 열린 열매를 먹는 게 맞는 전략이다. 특히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라면.

<이미지 출처 = Pictures an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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