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7년 4개월 전인, 2010년 8월에 나는 ‘종이책의 종말‘ 이라는 글을 통해서 앞으로 종이책은 전자책에 시장을 빼앗기고, 더 설 곳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지금 와서 보면, 틀린 예측이었던 거 같다. 여러 가지 자료를 보면, 종이책 시장과 전자책 시장은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성장하면서 오히려 전체 도서시장의 파이를 늘리고 있는 거 같다.
나도 한 10년 동안 종이책을 멀리하다가, 2년 전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책 관련 회사에 투자한 게 계기가 되었다. 요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모두 다 핸드폰만 보고 있지만, 나는 가방에서 종이책을 꺼내서 읽는다. 젊은 세대들한테는 이게 신기한지, 가끔 쳐다보는 학생들이 있다. 솔직히 우리가 투자한 국민도서관과 플라이북을 직접 사용해보기 위해서 다시 종이책 독서를 시작했지만, 해보니까 확실히 전자책과는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독서의 90%를 종이책으로 하고 있다.
요새 내 독서 습관은 다음과 같다. 가끔 서점에 가서 최신간을 모두 플라이북에서 검색해서 “읽고싶은책”으로 등록한다. 그리고 누가 어떤 책 좋더라 하면, 모두다 플라이북에서 등록해놓는다. 그리고 국민도서관에 가서 이 책들을 검색한다. 모두 있지는 않지만, 검색하는 책의 절반 이상은 있다. 이 책들을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대여신청을 한다. 책이 집으로 오면, 열심히 읽은 후에, 다시 플라이북을 통해서 서평을 올리고 공유한다. 실은 2개의 앱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대량의 종이책을 매우 저렴하게(거의 무료) 빌려보고, 책을 읽은 후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평을 올리면서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는 재미가 쏠쏠하다(아직 두 서비스 모두 UI나 UX 면에서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긴 하다).
2017년도에 나는 총 51권의 종이책을 읽었다. 한 달에 4.25권을 읽었는데, 올해는 더 많이 읽고, 더 많은 간접경험을 쌓고 싶다. 올해 국민도서관과 플라이북 모두 큰 업그레이드가 있을 예정이다. 국민도서관에서 곧 출시하는 ‘북카우터’라는 앱으로 서점이나 외부에서 발견한 책의 ISBN 바코드를 스캔하면, 이 책의 국민도서관 보관 여부를 즉석에서 알려주고, 있다면 바로 내 국민도서관 위시리스트로 보내거나, 또는 바로 대여할 수 있다. 플라이북에서는 이제 앱을 통해서 바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내 친구 또는 내가 팔로우하는 친구가 올린 서평을 보고, 그 책을 읽고 싶으면, 근처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다른 온라인 서점으로 연결되어 구매해야 했는데, 이젠 바로 플라이북에서 구매할 수 있다. 책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1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즉, 플라이북 자체가 책 기반 소셜미디어에서 책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팀이 하는 좋은 비즈니스라서 투자했지만, 하여튼 나한테 다시 종이책과 독서의 습관을 가져다준 두 회사에 항상 감사한다.
do
국민도서관 홈페이지 들어가 보았는데 404도 나오고 안보이는 이미지도 많고 ,,,,, 회원비용 등 알아보기 힘들더군요…. 대충 택배비 8000원에 5권 빌려보는 건데 음 고민이 되네요…
장웅
부족함이 눈에 띄어 송구스럽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장웅
안녕하세요. 배대표님 포스팅에 언급된 국민도서관 책꽂이 http://www.bookoob.co.kr 의 도서관장 장웅입니다. 현재 9만3천여권의 장서가 있는 도서관으로서 이용자 모두가 택배를 통해 한번에 최대 15~25권을 2개월동안 빌려읽을 수 있습니다. 장서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집에 책을 많이 갖고계시던 분들이 저희 도서관에 책을 맡겨놓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방식의 멋진점 중 하나는, 각자가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읽은 책들이 모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의 도서 라인업이 상당히 깊이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취향을 갖고 있는 분들의 책들이 모이기 때문에 정말 풍부한 도서들이 편견없이 장서로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소개에 나온 는 현재 베타서비스 진행중에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갔을 때 그 책이 있는지 없는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고, 없는 경우에라도 그 책과 연결된 국도내의 도서들을 보여드립니다.
장웅
동시에 라는 앱도 동시에 2월초 출시되는데, 이것은 자신이 이용하는 인터넷서점의 위시리스트에 보관하고 있던 책들을 1~2초만에 국도 장서와 매칭해주고 위시리스트를 자동으로 만들어드리는 서비스입니다.
1권 책값도 안되는 비용으로 평소 관심있었던 책들을 20권 남짓 빌리는 즐거움을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들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