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첫 아침을 조깅으로 시작하였다. 스탠포드 대학 캠퍼스를 한 바퀴 돌고, 학교 뒤에 있는 작은 산을 따라서 걷다 보니 눈앞에 펼쳐진 캠퍼스의 전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 컷 찍은 사진을 여기에 공개한다. 이 동네는 정말 하나도 바뀌지 않은거같다. 99년에 조깅하던 코스를 그대로 돌았는데, 당시 있었던 건물, 기숙사 등 모든게 그대로인게 8년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리고 다른 사진은 내가 여기와서 처음으로 살았던 학교 아파트 Escondido Village 143A 사진이다. 아직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는 성원이형, UC San Diego에서 잘나가는 교수님 영환이형, Takram의 창업자 Moto, Tag Heuer의 Shanghai 담당 브랜드 매니저 Bon 모두 여기서 같이 살았으며 참으로 fond memory들이 많은 집이다. 지금은 또 다른 학생들이 큰 꿈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지. 누구나 다 그런다. 미국에 처음 와서 정착한 곳에 가장 정이 많이 간다고….그래서 그런지, 하여튼 나는 이 동네가 참 좋다.

스탠포드 대학의 정식 명칭은 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이다. 철도사업으로 인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캘리포니아의 governor를 역임한 Leland Stanford와 그의 와이프 Jane Stanford가 16살 때 장티푸스로 사망한 외동 아들 Leland Stanford Jr.를 기리기 위해서 새운 대학교 이며,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학교 설립의 배경 뒤에는 다음과 같은 소문이 있다.

서부에서 온 허름한 복장을 한 스탠포드 부부가 하루는 하버드 대학 총장을 찾아가서, 거금의 돈을 기부할테니 본인들 이름으로 건물을 하나 지어달라고 부탁을 하자 하버드측에서는, “우리는 돈도 중요하지만, 기부하는 분들의 사회적 지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신과 같이 부적절한 방법 (당시 철도 사업은 부패와 비리가 난무하였다)으로 벌은 돈을 하버드 대학 교정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그러자 기분이 몹시 상한 스탠포드씨는 “내가 서부에다가 동부 아이비리그 그 어떤 대학보다 거대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는 대학교를 만들고야 말겠다.” 라는 다짐을 하였으며, 그 산출물이 오늘날의 스탠포드 대학이다.

하버드에서 이 기부금을 거절한게 참 다행이다. 안그랬으면 전세계의 innovation을 주도하는 인물들과 회사들, 그리고 실리콘 밸리가 탄생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다. 평방 32km의 대지 위에 설립된 스탠포드 대학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다. Moscow State University와 한때는 1,2등을 다투었지만, Jane Stanford 여사가 죽으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던 모든 땅을 대학교에 기부하였기 때문에 지금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최고의 대학교이다.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Google, Yahoo, SUN Microsystems, Cisco, Macromedia 등 세계 최고의 IT 기업들을 스탠포드 동문들이 설립하였으며, 후버 전 미대통령, Condoleezza Rice 현 미 국무장관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노벨 수상자들을 스탠포드 대학은 배출하였다.

나에게 있어서 스탠포드 대학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학부인 중앙대학교, 그리고 현재 다니고 있는 와튼 스쿨 공히 모두 좋은 학교이지만 스탠포드는 내 가치관과 오늘날의 인간 배기홍 형성에지대한 영향을 준 학교이다. 99년 도 미국 유학 당시 top 10 engineering school에 지원하였으며 MIT 빼고는 다 붙었다. 특히, Purdue 공대Michigan 대학으로부터는 전액 장학금까지 받아서 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그때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스탠포드를 선택한게 지금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꾼 계기가 된것이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 퍼듀나 미시간 모두 굉장히 좋은 학교이다. 하지만, 내가 이 두 학교 중 하나에 갔으면 분명히 지금쯤 기계공학 박사가 되어서 자동차나 전자제품 회사에서 engineer로써의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을거 같다. 실리콘 밸리에 오기 전에는 나는 벤처기업이니 venture capital에 대해서 전혀 몰랐으며, 이 세상에 대기업이 아닌 다른 professional life가 있다는 거 조차 몰랐던 촌놈이었다. 이런 촌놈이 이 동네에 와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지금은 그래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된거 같다.
후배 한 명이 요새 business school에 지원하고 있다. Stanford Business School이 당연 내 첫 번째 recommendation이다. I have great confidence in Stanford and Silicon Valley.

-Writing from Peet’s Coffee & Tea at the intersection of El Camino Real and San Antonio Road, using free Wi-Fi powered by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