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쉐이크를 미국에서 처음 시작할때, 1년 안으로 내가 꼭 달성하고 싶었던 몇가지 주요 목표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굴지의 YouTube와 공식적인 파트너쉽을 맺는거였다. 그 당시만해도 (지금도 거의 그렇지만 ㅎ) 아무도 모르는 뮤직쉐이크라는 한국의 작은 벤처기업이 유투브와 파트너쉽을 맺는 다는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어디서 시작을 해야할지도 조금 막막하였고…그래도 내가 꾹 믿고 있었던거는 한국이던 미국이던간에 영업은 무조건 적극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하면 된다는거였다. And here is my story:

1. YouTube – YouTube는 그 당시만해도 beta 서비스를 하던 AudioSwap이라는 기능이 있었는데 동영상에 음악이 없거나, 아니면 기존 음악을 바꾸고 싶으면 유투브가 제공하는 오디오 library의 음악으로 기존 동영상의 오디오를 바꾸는 (swap) 그런 기능이다. 워낙 저작권 때문에 고소를 많이 당하는 유투브라서 뮤직쉐이크와 같은 copyright free음악은 이 모델에 딱 맞는 그런 케이스여서 반드시 이 서비스랑 뮤직쉐이크를 한번 엮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문제는 수많은 구글의 직원 중 AudioSwap 담당자를 찾는거였고, 거의 사막에서 바늘 찾는거와 같이 어려운 과제였다. 그런데 아주 아주 재수좋게 한 음악 관련 행사에서 YouTube의 음악 저작권 담당자인 Glenn Brown이 패널에서 이야기 하는걸 보고 연락처를 받은 후 다시 연락을 취하기로 하였다. 솔직히 이런 복잡한 conference에서 누구를 만나서 인사를 하고, 나중에 다시 연락을 한다고 하는 사람 중에서 실제로 연락을 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냥 명함첩에 명함 하나가 더 늘어나기만 하는데 내 경우는 조금 달랐던게 나는 정말로 YouTube 담당자와 아주 desperate하게 만나기를 원했었고, 내 성격상 뭘 하나 하려고 결심을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사무실로 복귀하자마자 바로 연락을 시도했다. 워낙 바쁜 사람이라서 연락이 잘 안될거라는거는 각오하였고, 어차피 내 전략은 연결이 될때까지 무조건 연락한다였기 때문에 시간 날때마다 이메일 보내고, 전화해서 메시지 남기고, 안되면 리셉셔니스트한테 메시지 남겨달라고 부탁하고…뭐 이 짓을 한 일주일 동안 하니 (지금 보니 이메일을 15개, voice message를 6개, 비서랑 3번 통화를 했더라..) Glenn한테 결국에는 전화가 왔다.

예상했던거와 같이 “요새 많이 바쁘니까 한 2달 후에 다시 연락하자.”라는 말을 하였는데 뭐 어쩌겠냐…알았다라고 하고 다음날 부터 다시 연락을 시도했다. “바쁜거는 알겠고, 지금 해야할일들이 많은거는 당연히 이해를 한다. 그렇지만, 뮤직쉐이크라는 서비스를 너는 잘 모르고 분명히 이걸 한번 보면 생각이 바로 바뀔것이다. 나한테 30분만 시간을 주면 내가 당신의 생각을 바꿔 보겠다. 만약에 30분 후에도 생각의 변화가 없다면, 더이상 괴롭히지 않겠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행동을 보면 알겠지만, 나랑 한번 만나지 않으면 아마도 만날 수 있을때까지 나는 계속 전화질이랑 이메일질을 할거니까 알아서 판단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을 하니 Glenn도 내가 완전히 작정을 한 사람이라는걸 느꼈는지 딱 30분 시간을 줄테니까 YouTube에 와서 미팅을 하자는데 승락을 하였다. 그 다음 부터는 아주 분홍빛 이야기이다. 뮤직쉐이크라는 서비스가 전화나 글로 설명을 하면 상당히 이해하기가 힘든 서비스이다. 그렇지만, 일단 한번 보고 들어보면 상당히 impressive한 기술과 서비스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 90%는 좋은 인상을 가지고 미팅 장소를 떠나게 되는데 유투뷰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Glenn 뿐만이 아니라 유투브의 다른 사람들도 만났고 그 중 Kenji Arai라는 스탠포드 선배인 일본 사람이 뮤직쉐이크 담당자로 지정이 되면서 한국회사로써는 처음으로 YouTube의 audio contents의 프리미엄 파트너쉽을 맺었고, 지금은 내가 알기로는 AudioSwap 파트너 중에서 뮤직쉐이크곡이 가장 많이 AudioSwap library에 올라가 있으면 매출 또한 가장 많이 만들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파트너쉽 계약서를 사인하고 Kenji가 나한테 했던 말이 기억난다.

“Kihong, 뮤직쉐이크가 우리랑 이렇게 빨리 일을 할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뮤직쉐이크의 high quality music과 superior technology 덕분에 이번 파트너쉽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체결된걸 축하한다. 그리고 이제는 어찌되었던간에 첫단추는 잘 채웠으니, 나 좀 그만 괴롭혀라. 너 전화번호 뜨는거만 보면 무섭다.”

2. Habbo – Habbo는 간단하게 말해서 싸이월드메이플스토리 게임을 합친 유럽의 대표적인 social network 사이트이다. 말도안되는 유치하게 생긴 아바타를 가지고 Habbo 호텔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내 방을 꾸미면서 친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사이트이며 자기 호텔방을 더 이쁘게 꾸미기 위해서 가상 가구를 사는데 돈을 내야하며, 이게 바로 Habbo의 주 수익원이 된다. 유투브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Habbo와 어떤 방식으로라던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였으며, 산타 모니카에 있는 하보 사무실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비서인 Katie라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고 나는 내가 왜 전화를 하였는지 최대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하였고 (비서가 뭘 이해하겠냐마는 그래도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최대한 공손하게 설명을 하였다) 담당자와 연결을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지금 담당자가 자리에 없으니까 메시지를 남기면 전달해 주겠다라고 나의 요청을 공손하게 무시하였고, 나는 다시 한번 신신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일단 상황 종료를 한다. 전화를 했고, 최대한 부탁을 하였으니까 어떻게 연락이 되겠지 라고들 생각을 하겠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입장을 한번 바꿔서 생각해봐라. Habbo 같이 잘나가는 회사에 나같은 무명의 회사에서 얼마나 연락이 자주 오겠는가? 이 모든 call 내용들을 담당자한테 비서가 전달을 할까? 개소리지…내가 비서라도 절대 전달을 안해줄거다. 뮤직쉐이크에서 온 전화랑 동네 양아치한테 온 전화랑 뭐가 그리 다르겠냐? 다 똑같은 sales call이겠지…

그래서 또 나는 내가 잘하는걸 하였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기…될때까지 전화하기 ㅎㅎ. 한 3일 연속 전화를 하니까 Katie도 짜증이 났던지 그러면 자기한테 이메일을 하나 써서 보내면 그걸 담당자한테 fwd를 하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동안 미운정이 들었는지 나랑 상당히 친해져서 내가 Habbo라는 회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또 나라는 인간이 사기꾼이 아니라 정말로 Habbo와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걸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에 Katie는 Habbo의 business development 담당자인 Jeremy Monroe와 나를 연결해 주었으며, 유투브와 별반 다르지 않게 뮤직쉐이크 데모를 보고서 Jeremy 또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이후에 Jeremy랑 나는 상당히 친한 친구가 되었고 Habbo와는 아주 특별한 비즈니스 relationship을 만들지는 못하였지만 Jeremy가 최근에 Music Mogul이라는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Music Mogul과는 지금 partnership이 상당히 잘 진행되고 있다. 지금도 Jeremy랑 우스게 소리로 농담을 하는데, “너는 정말 끈질긴 놈이야…그때 내가 안 만나줬으면, Habbo 사무실로 그냥 찾아왔을거야.”라고 한다. 근데 정말이다. 만약에 Habbo에서 안 만나줬으면 나는 그냥 회사를 방문했을거다.

위의 두 case를 통해서 내가 항상 주위 사람들한테 주장을 하는거는 바로 ‘끈기’와 ‘독기’이다. Business는 로케트 과학이 아니다. 아주 간단한 게임이며, 끈기있는 놈이 결국에는 이기는 누구나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한번 찍어서 안 넘어가면, 또 찍고, 또 찍고, 다른 방향에서 찍고, 하여튼 넘어갈때까지 계속 찍으면 되는거다. 처음 시도해서 되는건 없고, 될때까지는 많게는 100번 넘게 rejection을 당할 수 있다. Rejection을 당하는게 솔직히 썩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이걸 남이 나를 거절했다고 생각하는거 보다는 내가 방금 시도한 방법은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는게 좋다. 그래야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 접근을 할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쪽팔릴것도 없다. 설사 내가 좀 쪽팔리면 어떠냐…이로 인해서 회사가 살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 월급이 나가고, 그 직원들한테 딸린 가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훌륭한 체제가 마련되는데…

어려운건 아니다. 다만, 스스로한테 냉정해야하고 계속 훈련이 요구되는 작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