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 우리 시대 최고의 슛돌이 Leo Messi

cb4efbb5-b716-44cf-8725-218e71d54e31.img2004년 10월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Olympic 축구 경기장; 바르셀로나와 에스뺘뇰 축구 경기 종료 8분 전이었다.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이긴거와 다름없었으며, 경기 8분을 남겨두고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선수 교체를 신청하자 35,000명의 관중은 이제 서서히 집으로 향할 준비를 하려고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8분을 남겨놓고 경기장에 새로 투입된 선수는 17살의 완전한 new face였다. 등넘버 30번 셔츠는 바지 밖으로 빼있었고, 그는 경기장에 투입되자마자 손가락으로 뒷머리를 귀뒤로 넘겼다. 마치 데뷔전을 깨끗한 마음으로 임하는거와 같이. 이 새로운 선수는 키가 작았다. 정말로 작았다. 169cm 밖에 되지 않았다.
메시는 이렇게 스페인 Primera Liga에 등장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군시렁대기 시작했다. “아무리 이긴 경기지만 이거 너무한거 아냐? 재는 누구지? 메시?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데…아직 애기잖아?” 하면서 그들은 해바라기씨를 경기장 바닥으로 퇵퇵 뱉으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메시가 달리기 시작했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관중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멈췄다. 불평하던 시끄러운 바르샤 팬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벌려진 입들을 다물지 못했다. 등번호 30번의 17살 소년은 빈 공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에스뺘뇰 팀의 수비수 2명을 눈깜짝할 사이에 드리블해서 제꼈다. 마치 6번째 발가락에 축구공이 접착재로 붙어있는거와 같이.
축구 열혈팬들은 살면서 한번 정도는 이런 순간을 경험한다. 갑자기 나타난 혜성같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가로지르면서 슛을 하는 순간을 남들보다 먼저 목격했을때의 감동은 상당히 특별하다. 박지성, 쥬네딘 지단, 데이빗 베컴, 웨인 루니…모두 다 이렇게 갑자기 등장한 축구 슈퍼스타들이었다. 하지만, 메시를 이날 8분동안 처음 본 축구팬들은 기존에 경험했던 감동과는 뭔가 다른 그런 벅찬 감정을 느꼈다. 우리는 이런 선수들을 ‘축구 천재’라고  부른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보면 항상 떠오르는 다른 선수가 있다. 바로 같은 국적의 키작은 축구천재 Diego Maradona이다. 메시가 마라도나보다 더 위대한 선수인가?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은 항상 갈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시가 한 수 위라고 주장한다. 마라도나는 개인 위주의 플레이어이자, 비과학적이며 정재되지 않은 길거리 축구를 구사한다. 메시 또한 예측불허의 전략을 사용하는 길거리 축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과학적인 팀플레이와 정재된 축구를 구사 한다는 면에서 마라도나보다 낫다는 평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출생이다. 그는 어릴적부터 축구에 대해서는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지만, 한가지 결정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키가 너무 작았다. 13살때 그의 키는 142cm였고, 의사는 성장 호르몬을 정기적으로 투여하지 않으면 그의 키는 150cm 이상 되기 힘들거라고 했다. 한달에 700달러나 하는 성장 호르몬을 철강소에서 일하는 그의 아버지의 월급으로 부담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했고 메시의 아버지는 약값을 부담해 줄 수 있는 축구 구단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조국 아르헨티나의 그 어떤 구단도 메시의 약값을 부담해줄 의향을 보이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팀 바르셀로나는 이 어린 선수의 능력을 바로 알아봤고 메시가 13살때 바르셀로나의 청소년 캠프에 테스팅을 받으러 왔을때 그 자리에서 즉시 계약을 했다. 그 당시 바로셀로나의 청소년 팀 코치 Rodolf Borrell과 프로그램 담당이사 Carles Rexach는 메시가 청소년 캠프에 처음 왔을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메시는 어릴때부터 축구의 신이었습니다. 그때의 스타일이 지금 프로축구의 스타일과 똑같았어요. 절대로 주눅들지 않고, 항상 골대로만 돌진하는 그런 선수였죠.”

월드컵이 끝난 후 메시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그가 보여준 성의없는 태도와 특정 한국 선수에 대해서 전혀 관심없다는 발언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했던게 기억이 나는데 그건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라 원래 메시 선수의 성격이라고 한다. 메시가 유일하게 관심갖는 건 축구를 하는거고, 그 외 세상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는 다른 축구선수들한테도 전혀 관심이 없어서 팀 동료이외의 다른 축구선수들의 이름은 거의 모른다고 한다. 더욱 더 재미있는건 그는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가끔 경기 종료 후 바로 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요.”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축구경기를 TV로 거의 시청하지 않는데, 보더라도 금방 싫증을 낸다고 한다.
대부분의 축구선수들은 중요한 경기 전에는 상대방 팀과 선수들의 플레이를 비디오를 통해서 면밀하게 분석하고 통계적으로 연구하는데 메시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는 공을 차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공을 잡으면 그냥 골대로 뛰어갑니다. 잡다한 생각은 안하고 그냥 본능적으로 드리블하죠.”라고 그는 스스로에 대해서 말을 한다.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거기서 나오는 농구천재 ‘윤대협’ 선수와 약간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선수인거 같다.

바르셀로나의 과학적이고 정성스러운 선수양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메시는 자신의 기량과 신장을 살릴 수 있었고, 어제 Manchester United와 치룬 UEFA 결승전에서 그의 천재성은 여지없이 증명되었다. 2009년/2010년 올해의 축구선수, 2006년/2009년/2010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리고 이번 시즌 53경기에서 52개의 골을 넣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이지만서도 그의 경기는 매번 볼때마다 새롭게 느껴지고, 그의 경기는 보는이로 하여금 감동과 기쁨을 선사해준다.

앞으로 이 젊은 축구 천재의 활약이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참고 = Financial Times “Simply the best” by Ronald Reng>

<이미지 출처 = http://www.ft.com/intl/cms/s/0/93c83c74-d386-11e2-95d4-00144feab7de.html#axzz3SLB3qxJB>

Founders @Work 3 – Eric Ni/brandboom

3년 전 이었다. 나는 워튼 MBA 프로그램을 한 학기만 마친 후 LA에서 뮤직쉐이크 미국 지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전에는 LA에서 거주한적이 없어서 IT 커뮤니티나 창업가들을 그 당시만 해도 거의 모를 때였기 때문에 나는 되도록이면 많은 소셜 행사에 참석을 했고 아마 이날도 그런 행사 중 하나에 참석해서 똑같은 말을 여러 사람들한테 정신없이 하고 있었다. LA의 tech 바닥은 실리콘 밸리만큼 다양하거나 크지 않아서 솔직히 행사 내용/장소/참석자들이 거의 뻔하다. 항상 보던 얼굴들이 하나 둘씩은 발견된다. 그리고 겸손이 미덕이기 보다는 잘난체가 미덕인 LA 바닥이라서 그런지 별로 재미도 없고, 돈 좀 있다는 투자자들은 지네들이 얼마나 돈이 많고 얼마나 대단한 벤처에 투자를 했는지 자랑하기 바쁘고, 돈을 구하러 다니는 창업가들은 투자자들한테 아부 떨면서 그들의 말을 듣는척하기 바쁜 그런 종류의 행사였다.
그런데 저쪽 창가 쪽에서 아주 젊은 친구 2명이 – 참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젊은애들 답게 최신 유행 청바지, 신발 그리고 노땅들은 잘 모르는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었다 – 나와 비슷한 심심하다는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나는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 중 가장 cool 할거 같아서 다가가서 인사하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brandboom (formerly Black Closet)의 창업자/CEO인 Eric Ni와 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번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을 자세히 보면 “한국의 Founder”에서 “한국의”를 제외했는데 그 이유는 에릭은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계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만큼 한국문화를 잘 알고 있고,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한국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소개를 해도 될 거 같아서 몇 자 적어본다. 물론, founder의 역량, 자질 그리고 능력으로 따지면 내가 아는 그 어떤 창업가보다 뛰어나다.
에릭은 나보다 한참 어리다. 아마도 10년 정도?  뭐, 미국에서는 나이를 안 물어보니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가 이놈을 처음 만났을때 UCLA를 갓 졸업했으니 아마도 그 정도 나이차이일 것이다. 하여튼 그 행사에서 만난 이후부터 우리는 자주 연락하면서 이런저런 비즈니스 관련된 이야기를 했고, 도움 되는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고 특히 서로 아는 투자자들을 소개해주면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현재 나는 brandboom의 advisor로써 영업, 전략, 투자 관련해서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있다.
brandboom이라는 스타트업을 3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창업자의 굳은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는 정말 절실히 깨달았고, 나보다 한참 어린 외국인이지만 굉장히 많은걸 배웠다. 배운점들을 다 나열하자면 좀 길어지니까 두 가지만 써보겠다:

-3년간의 가뭄: brandboom의 창업 멤버인 Eric Ni와 Jason Tsai는 대학 졸업 후 바로 Black Closet이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했다. 꽤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본인들이 하려는 비즈니스에 대한 매우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있었으며, 투자 유치 몇 번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 이후 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인한 불경기로 인해서 벤처 돈이 말라 붙었고, 이 두명의 젊은 창업가는 3년간 회사로부터 월급을 한 푼도 가져가지 않고 그동안 묵묵히 자신들의 비전을 제품화하는데 집중했다. 왠만한 사람들은 – 특히, 사회 경험이 없는 젊은 친구들은 – 3년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면 그 동안 포기했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급격한 변화: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 했고, 젊은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할 때 나도 여러 번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가 비즈니스 모델은 항상 바뀌는거기 때문에 유연한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brandboom은 창업 당시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순수한 B2C 서비스였다. 유저들이 자신의 외모와 최대한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서 이 아바타에 여러가지 브랜드의 옷을 입혀본 후에 마음에 드는 바지나 자켓이 있으면 온라인 구매를 해서 구매된 브랜드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모델로 창업했다. 나는 이 모델이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투자자나 유저들의 큰 반응을 유발시키지는 못했다. 시장의 반응과 피드백을 어느정도 살펴본 후 이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B2B로 급변형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이렇게 좋은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데 왜 멍청한 투자자들과 유저들은 알아보지를 못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B2C 모델을 고집하다가 망했을텐데, 어린 친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제살을 깍으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B2C에서 B2B로 바꾼거는 참으로 배짱있었던거 같다.
brandboom은 결국 2010년도에 대만에서 가장 성공한 IT 사업가 가족으로부터 50만불의 엔젤 투자 유치에 성공해서 현재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혹시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 중 미국 기업에 투자가 가능한 엔젤 또는 벤처 투자가가 있으면 Eric Ni와 brandboom을 나는 적극 추천한다.

여기 brandboom의 창업자 Eric Ni와의 간단한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다 (원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했고, 내가 직접 번역한거라서 약간 매끄럽지 못할 수가 있으니 이 부분은 양해 부탁):

1. 브랜드붐 (brandboom)이라는 회사는?
brandboom은 패션 및 도매 업을 위한 on-demand 커머스 SaaS (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입니다.  현재 저희 고객 대부분이 저희 서비스를 그들의 통합 도매 프로세스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패션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Diesel, Perry Ellis, Adriano Goldschmied, 그리고 Creative Recreation 등이 저희 고객입니다.

2. 브랜드붐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가장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고객들이 “BOOM!”이라고 외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거든요. 밑에 스티브 잡스씨의 동영상을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으실 거예요.

3. 브랜드붐은 이 업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미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들이 많지 않나요?
어차피 경쟁없는 비즈니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패션업계와 같이 거대한 시장에서는 주로 대기업들이 industry leader인데 이들은 저희와 같이 재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가 없거든요.

4. 작은 스타트업인데 Diesel과 Adriano Goldschmied와 같이 큰 브랜드를 어떻게 고객으로 만들었나요?
첫째, 모르는 사람과 연락하고 영업하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co-founder가 있습니다. 둘째, 저희 제품 자체가 저희 고객들이 봤을 때 매우 혁신적인 서비스였기에 영업이 그만큼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업계에서 그 누구도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저희 팀의 상대적인 경험미숙과 어린 나이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5. 어떻게 해서 이런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나요?
원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 서비스로 시작을 했죠.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더 큰 B2B 시장이 있는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유연하게 시장의 트렌드에 맞추어서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했습니다. 아마도 그러지 않았으면 이미 망했을거예요^^

6. 창업 초창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별로. 시작하느라 바빴습니다.

7. 창업 초창기에 투자유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던데.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아주 아주 아주 돈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실은 부모님 도움도 조금 (아주 조금) 받았어요. 대학 졸업하고 부모님 도움을 받는다는게 좀 쪽팔리지만, 그래도 비즈니스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으니까요.

8. 학교를 갓 졸업하는 미래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죽을 각오로 덤비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창업을 하려면 스스로가 정말로 창업가가 되기를 간절히 원해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졸업 후 취업이냐 창업이냐를 고민하는데, 이런 고민 자체를 한다는 건 창업가가 될 준비가 안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창업의 장단점을 요모조모 따지고 있다면, 이 또한 창업가가  될 준비가 안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창업에 대한 결정은 이성적으로 합리화할 수가 없거든요.
창업외의 career 옵션은 모두 인생에 있어서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창업하지 마세요. 또는, 창업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대기업보다는 연봉이 적지만 다른 스타트업에 취직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9. UCLA 졸업 후 취업보다는 왜 창업을 선택했나요?
저는 솔직히 창업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옵션은 없었으니까요. 태어나서 한번도 남을 위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10. brandboom에 제가 투자해도 될까요?
현재 저희는 30억 ~ 50억 정도의 Series A 투자 유치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