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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브 루스 vs. 스즈키 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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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Nchuccida / 크라우드픽

조지 허먼 루스 주니어는 베이브 루스(Babe Ruth)라는 별명으로 더 널리 알려진 메이저 리그 야구의 전설적인 홈런왕이었다. 베이브 루스는 메이저 리그에서 22시즌을 뛰며 통산 714개의 홈런을 쳤다.
우리한테 조금 더 친숙한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 선수는 현역때 별명이 ‘안타제조기’ 였는데, 일본과 미국에서 친 안타는 총 4,367개이다. 이걸 어떻게 보냐에 따라서 의견이 다르지만, 일단 숫자로만 따지면 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안타를 잘 치는 선수라서 홈런은 베이브 루스보단 한참 떨어지는 118개를 쳤다.

나는 야구 보는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기록을 다 외우면서 특정 구단과 선수를 응원하는 그런 열성 팬은 아닌데, 오늘 이렇게 베이브 루스랑 이치로 선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야구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새 내가 계속 생각하는 것과 야구 선수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몇 자 적어보고 싶어서이다.

누군가 스트롱은 어떤 스타일, 전략의 투자를 하냐고 물어보면, 이 질문의 의도에 따라서 답은 다양해진다. 이 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한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우린 이치로의 안타 전략 보단 베이브 루스의 홈런 전략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라고 한다. 실은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존이랑 나랑 스트롱은 무조건 홈런을 치는 전략으로 투자하자고 합의를 본 건 아니다. 실은 그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좋은 tech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서 펀드를 만들어서 시작했고, 다른걸 떠나서 우린 창업가 그 사람 자체에 투자하는 게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투자라는 생각을 해서, 가급적이면 좋은 창업가에게 아주 초기에 소액을 투자하는 초기 투자를 했다(물론, 그렇게 했던 또 다른 이유는 돈 모으기가 힘들어서, 펀드가 작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자를 시작했고, 막 크진 않지만, 펀드 규모가 조금씩 커지면서, 우리도 투자 전략이라는 게 조금씩 만들어져 갔다. 전략이라고 하면 좀 거창하지만, 우리는 소액의 자금을, 초기 단계의 회사에, 그리고 비즈니스/시장/숫자보단 창업팀을 보고 투자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우리가 지난 8년 동안 투자한 150개가 넘는 회사 중 절반 이상의 회사에 스트롱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기관투자를 했고, 심지어 어떤 회사는 우리 투자금으로 법인 설립을 할 정도로 우린 일찍 투자했다. 이 전략이 맞아떨어지면, 회사가 exit 할 때의 배수 자체가 어마어마하다. 워낙 일찍, 상대적으로 싸게 투자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exit이 많진 않았지만, 몇 개의 사례를 보면 모두 남들이 갸우뚱 할 때 우린 초기에 들어가서 회사가 잘 됐을 때 엄청 높은 배수의 위닝을 했다. 바로 위에서 말한 베이브 루스의 홈런 전략이다.

그런데 이렇게 투자해야 하고, 우린 너무 잘한다는 자랑을 하는 게 아니다. 실은 이렇게 투자하는 건 그만큼의 리스크가 동반된다. 베이브 루스가 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는데, 공을 치기 위해서는 무조건 배트를 휘둘러야 하고, 그는 이 말에 충실해서 홈런도 많이 쳤지만, 친 홈런의 두 배 이상인 1,300개 이상의 삼진 아웃을 당했다. 우리도 크게 다르진 않다. 홈런 exit이 하나 나오려면, 일단 exit이 가능한 회사가 많아야 한다. 그래서 그만큼 많은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데, 현실은 이 중 많은 회사가 망한다. 그래도 계속 공을 제대로 보면서, 열심히, 힘껏 배트를 휘두르다 보면 언젠간 홈런을 칠 수 있고, 이렇게 믿고 계속 배트를 휘둘러야 한다. 투자를 보는 관점도, “여기 투자했다가 잘 못 되면 어떻게 하지”가 아니라 “여기 투자해서 잘 되면 엄청나겠는데”라는 쪽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이 베이브 루스 전략이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니다. 규모가 더 큰 투자를 하는 분들은, 오히려 큰 홈런보단, 작은 안타를 더 많이 치는 게 회사의 전략과 맞다. 이건 회사와 파트너의 성향, 펀드의 규모, 투자 철학 등과 맞물리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티끌 모아 태산 전략을 선택하면 이치로와 같은 안타 전략이 더 맞고, 크게 벌려고 하면 크게 휘둘러서 홈런을 치는 베이브 루스의 홈런 전략이 맞다.

압박

1년에 4번 하는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마지막 메이저인 US OPEN이 얼마 전에 끝났다. 한국 시각으로 새벽이랑 오전에 중계해줘서 나는 재택근무하면서 꽤 많은 시합을 봤다. 참고로,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은 연초에 잘했고, 두 번째인 프랑스오픈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9월 말로 연기됐고, 세 번째인 윔블던은 아예 취소됐으니, 올해 US OPEN이 실제로는 두 번째로 열린 메이저 대회인 셈이다. 올해 경기는 100%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전 세계에서 참여하고, 영원한 1등은 없는 게 냉혹한 프로 테니스의 세계라서 대회마다 예상치 못한 이변이 발생하는데, 올해 US 오픈은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일단 꽤 많은 탑 플레이어들이 불참했다. 테니스의 빅3 선수인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중 조코비치만 참여했고, 이 외 랭킹이 꽤 높은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다. 그만큼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US 오픈은 나도 잘 모르던 신예 선수들이 상당히 선전했다. 물론, 원래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라서 잘했지만, 역시 하이랭커의 부재가 한몫을 했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무관중 경기로 인한 관중의 압박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테니스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 경기에서 – 특히, 테니스 같은 개인 스포츠 – 위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선수의 체력, 정신력, 실력, 운, 그리고 관중의 압박이다. 나는 프로는 아니지만, 아마추어 테니스 경기를 하면서 관중이 있냐 없냐가 승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경험을 수없이 했는데, 관중의 규모와 압박은 잘하는 선수에게는 더 잘하게 하는 약이 되지만, 못하는 선수에게는 몸을 마비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테니스 세계 50위 선수와 10위 선수의 실력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이 둘이 그냥 관중이 없는 연습 경기 또는 승패의 압박이 없는 친선 경기를 하면 실력은 비등하다. 40위의 차이를 만드는 건, 관중이 있는 경기를 했을 때 이 압박을 더 잘 즐기고 버틸 수 있는 경험과 배짱인 거 같다. 그래서 이번 US 오픈에서 무명 또는 신예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관중(=무압박) 경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큰 상금이 걸린, 세계가 쳐다보는 메이저 경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동료 선수와 연습하듯이 부담 없이 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경기를 많이 해 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스타트업도 압박의 경험이 중요한데, 이건 그냥 나이만 먹으면 알아서 쌓이는 그런 경험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동안 –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두 힘든 올 해 – 나이도 어리고, 이 사업이 첫창업인 대표들이 그동안 대기업과 스타트업 경험을 많이 한 나이 많은 대표들보다 훨씬 더 외부의 변화와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는걸 여러 번 봤다. 이들의 경험은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하면서 차곡차곡 쌓인 건데, 이건 그냥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그런 경험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들에게 무관중 경기란 없다. 하루하루가 실전이고, 생존의 압박을 이겨야지만 하루를 더 버틸 수 있어서 잘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과거에는 그냥 나이만 먹으면 경험이 쌓이고 이 자체를 모두가 존중했지만, 스타트업은 좀 다르다. 그래서 난 이 동네가 좋다.

체력단련

나도 펀드를 만들면서 하고 있고, 우리가 투자한 회사 대표님들이 스트롱 투자 이후 후속 투자를 받기 위해서 펀드레이징하는걸 옆에서 많이 지켜보고, 도움 주고, 어떨 때는 같이 직접 펀드레이징을 하기 때문에, 투자 받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잘 알고 있다.

요새 정부가 경제에 엄청난 벤처자금을 투입해서, 돈이 시장에 꽤 많이 풀렸지만, 그래도 투자 받는 건 매우 어렵다. 아마도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렸으니까, 많은 대표들이 “우리같이 작은 초기 회사에까지 돈이 오지 않을까”라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 코비드19 때문에 경기가 위축되니 돈을 더 투자하라고 정부에서는 자금을 투입하는 건데, 역사를 보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실제로 자금은 사업을 더 잘하는 상위 소수의 회사에 다 투자된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 있고,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기업가치 1,000억 원+ 회사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입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벤처투자자도 돈을 많이 벌기보단, 돈을 많이 잃지 않길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제 시작하는 회사에까지 올 수 있는 투자금은 오히려 더 적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 투자사들이 후속투자유치를 시작하면, 과거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더 많은 VC를 소개해준다. 한 10개 넘는 VC와 미팅을 했는데, 아직 성과가 없는 우리 투자사 대표와 얼마 전에 중간 점검을 위해서 만났다. 실은 이분은 그동안 사업과 제품에 집중한다고 우리 빼곤 다른 투자자와의 교류가 거의 없던 분이라서, 나는 투자유치 여부를 떠나서 VC와 미팅 연습 차원에서 많은 VC를 만나보라고 했고, 내가 아는 좋은 VC, 개인투자자, 전략적 투자자를 소개해줬다.

결과는 참담했다. 그리고 이 분은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정말 다양한 질문, 공격과 챌린지를 많이 받았다. 나도 가끔 이상한 질문을 창업가들에게 하는데, 들어보니 이 분도 정말 이상하고 말도 안되는 질문도 많이 받았고, 회사와 비즈니스에 대한 공격 뿐만 아니라 창업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그런 인간적인 공격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내가 참 고맙게 생각하는 건, 이 분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이 모든 게 앞으로 사업하고, 펀드레이징하는데 피와 살이 되는 좋은 연습과 훈련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는 이걸 체력단련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몸이 튼튼해지기 위해서 운동하는 건 힘들고, 숨이 차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지만, 결국 잘 극복하고 그 힘든 시기가 지나면 아주 단단한 근육질의 몸이 되는거와 같이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야지만 투자를 받고, 더 좋은 파운더가 되고, 더 좋은 사업이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모든 파운더 분들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다.

운빨, 실력빨

얼마 전에 우리가 투자한 회사 중 엑싯한 회사 대표님이랑 아주 오랜만에 저녁을 먹었다. 엄청난 엑싯은 아니었지만, 사업 시작할 때부터 알았고, 우리가 여러 번 투자했기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기에 회사가 매각됐을 때는 나도 기뻤고, 이 회사 대표님도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을 더 큰 회사 지붕 밑에서 할 수 있게 돼서 기뻐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업 성공에는 ‘운’이 생각보다 중요하고,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정말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꽤 오래 했다. 이 대화내용이 나한테 더욱더 흥미로웠던 이유는 얼마 전에 실력과 운에 관한 책을 꽤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마이클 모부신의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The Success Equation)”이라는 책인데, 나심 니콜라스 탈렙의 “행운에 속지마라”랑 같이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운과 실력이 적절히 섞여야지만 성공 가능한데, 어떤 건 운이 훨씬 더 많이 작용하고, 어떤 건 실력이 훨씬 더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작가가 주로 예를 든 건 스포츠, 사업, 그리고 투자이다. 스포츠 중에서도 테니스는 실력이 거의 100%이지만, 야구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운동이고, 운과 실력의 양극단에 있는 게 체스(100% 실력)와 도박(100% 운)이라고 한다. 좀 복잡한 통계 공식도 적용이 되고, 나도 이건 다 이해하진 못 했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지금 명확하게 기억하는 건 다음과 같다. 여러 번 반복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나오고, 여러 번 반복해도 평균 회귀 경향이 높지 않으면, 이건 실력이다. 생각해보면 체스나 테니스나 다 여기에 해당한다(그래서 체스 세계 챔피언이나 테니스 세계 챔피언은 잘 안 바뀐다).

아쉽고, 불행하게도, 투자는 실력보다 운이 절대적으로 많이 작용하는 분야이고, 이걸 여러 가지 데이터와 통계를 기반으로 작가는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실력의 영향이 큰 분야에서 일하면, 계속 연습하고 반복하면 성공의 확률은 올라가지만, 운의 영향이 큰 분야에서 일하면, 아무리 연습하고 반복해도 성공의 확률은 연습량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같이 투자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분석하고, 연구하고, 공부하는 건 어쩌면 시간 낭비라는 말이다. 어차피 투자는 운빨이기 때문에. 뭐, 이건 나도 지금 수년 동안 투자하면서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에 운 좋은 VC가 원톱 VC라는 선배님들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긴 한다.

희망 사항이지만, 그래도 나는 투자에는 운빨 외에, 뭔가 그 이상이 있다고 믿고 있다.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좋은 회사에 투자를 해야 하고, 좋은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좋은 창업가와 팀을 많이 만나야하는데, 이런 사람들과 연결되고, 투자하기까지에는 크고 작은 우연이 얽히고설키면서, 위의 책에서 말하는 그런 운이 아주 크게 작용한다.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고, 많은 경우에는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그런 정량화 할 수 없는 작은 우연들이다. 하지만, 이런 우연들이 쌓이고,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인 노력, 그리고 실력이 조금이라도 작용한다고 나는 믿고 싶다.

결론은, 나는 열심히 하면 이 운빨이 어느 정도 실력빨로 바뀔 수도 있다고 믿고 싶다.

마무리는 퍼팅

golf-594199_1280골프에서는 드라이버는 show이고, 퍼팅은 money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아주 멀리 날리는 드라이버는 그냥 남들한테 자랑하고 보여주기 위한 샷이지만, 실제로 우승하고 돈을 벌기 위한 – 상금이든 내기든 – 샷은 그린에서 결정되는 퍼팅이라는 의미이다. 드라이버를 300야드 치고, 아이언 샷을 아무리 칼같이 잘 쳐도, 결국 그린 위에서 퍼팅을 잘 못 하면 점수는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은 프로한테 물어보면 결국엔 골프의 마무리는 퍼팅이기 때문에, 퍼팅이 실제로 제일 중요한 샷이라고 한다.

파 5에서 300야드 드라이버치고, 멋진 아이언이나 우드 샷으로 그린에 투온했는데, 퍼팅이 안 돼서 4 퍼트를 하면 보기플레이를 한다. 이와 반대로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샷 모두 제대로 맞지 않아서 그린에 4 온을 했지만, 원 퍼트로 마무리하면 파 플레이를 하는데, 나는 무조건 후자의 플레이를 선택하겠다. 시원시원한 샷을 못 해서 기분은 좋지 않겠지만, 골프는 결국 최소한의 샷으로 공을 구멍에 넣어서 끝내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게 진정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에도 비슷한 맥락을 적용해 볼 수 있다. 비즈니스의 마무리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을 사랑하는 고객을 확보하고, 결국 돈을 버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많은 창업가가 이 마무리를 잘 못 하고 있다. 수백억 원의 펀딩을 받고, 아기 유니콘으로 선정되고, 유니콘이 되고, 정부에서 지정한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뽑히고, 수많은 언론에 노출되는 건 회사나 창업가한테는 너무나 좋은 일이고 큰 영광이다. 마치 300야드 드라이버 친 것처럼 기분이 너무 좋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질 것이다. 그런데 좋은 제품을 못 만들어서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고, 결국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으로 마무리가 되면, 결과는 실패다.

투자 못 받아도 괜찮다. 정부한테 인정 못 받아도 괜찮다. 아기유니콘 선정? 다 필요 없다. 언론 노출? 이건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된다. 결국 이런 거 다 못해도, 좋은 제품을 만들고 좋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면, 고객들이 생길 것이고, 결국 돈 버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

전에 내가 박인비 선수에 대한 을 하나 쓴 적이 있는데, 이 글과 일맥상통한 내용이다. 사업하다 보면 수많은 잡음이 나를 방해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비즈니스의 핵심과 본질을 잘 파악해야 한다. 결국 골프의 마무리는 퍼팅이고, 비즈니스의 마무리는 고객과 질 좋은 매출이다. 그 외에는 다 부수적인 것들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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