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타트업 바이블>을 iBook으로 작업해주신 요구맹(堯口孟)님(@eh_dirty)이 기고해 주신 글입니다.
**원글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기홍 님이 쓴 종이책 <스타트업 바이블>을 iBooks용으로 제작하는 일을 맡았다. 관련 글은 여기 있다.
먼저 전자책 포맷을 선택한다. 전자책 표준(EPUB)으로 제작하느냐, 아니면 애플 iBooks Author 포 맷으로 제작하느냐. 처음에는, 당연히 iBooks Author가 EPUB보다 기능이 많고 있어 보이기 때문에 iBooks Author를 선택했다. 하지만 일차 작업 결과물을 내놓고 배기홍 님과 상의 끝에 EPUB으로 만들기로 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iBooks Author로 제작한 전자책은 독자 입장에서 유저 인터페이스가 당황스럽게 생소했다.

<스타트업 바이블> 원고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로 작성됐다. 각주(Footnote)를 미주(Endnote)로 변환하고, 적당하게 스타일을 적용하고, 이미지 파일을 삽입해서 EPUB으로 변환하면 간단하다. 문제는 워드는 EPUB 변환을 지원하지 않는다. 워드 파일을 EPUB으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을 돌리면 간단하겠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EPUB 변환을 지원하는 맥 OSX용 Pages ’09 (유료 $19.99)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하기로 했다. 물론 Pages는 DOC 파일을 읽을 수 있다.
그럼 Windows PC에서는 어떻게 하는가? 답은 없다. iTunes Store에 EPUB 파일을 올리려면 iTunes Producer(무료)라는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애플은 물론 윈도용 iTunes Producer를 내놓지 않았다.
Pages에서 DOC 파일을 읽은 후에 모든 한글 글꼴을 AppleGothic으로 바꾼다. 왜냐 iOS5.01까지는 한글 글꼴이 AppleGothic 하나 밖에 없다. 그리고 EPUB으로 변환한다.
자 그러면 아이패드에서 제대로 보일까? 컴퓨터에 아이패드를 연결하면, iTunes 프로그램에 아이패드 아이콘이 뜬다. 이 아이콘에 만들어놓은 EPUB 파일을 끌어다놓으면 아이패드 내의 iBooks에 EPUB이 등록된다.

만족스럽게 책이 나왔을까? 글자 크기나 글자색이 마음에 안들 수 있다. Pages에서 고쳐서 다시 해보자. 적어도 줄 간격은 마음에 안 들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EPUB 파일을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Sigil(무 료)이라는 EPUB 에디터를 다운로드 받아서 EPUB파일을 열어보면 Text, Styles, Images 폴더가 있다. Text 폴더에는 HTML 파일들이 저장되고, Styles에는 CSS 파일, Images에는 그림 파일이 있다. Styles 폴더 아래에 있는 CSS 파일을 수정하면 줄 간격이나 글자 크기를 수정할 수 있다. CSS가 뭔지 모르면 아는 웹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 문의한다.
이제 EPUB을 iBookstore에 올려보자.  iTunes Store 계정을 만들자. Paid Books Account와 Free Books Account가 있는데 Paid Books Account를 선택하면 먼저 자신의 iTunes 계정을 물어본다. 그래서 OK를 하면 자신의 iTunes 계정이 Paid Books Account로 지정된다. 나중에 Free Books Account로 못 바꾼다. 같은 논리로 Free Books Account를 선택하고 자신의 iTunes 계정을 입력하면 자신의 iTunes 계정이 Free Books Account로 지정되고 나중에 Paid Books Account로 못 바꾼다.
Paid Books Account가 있으면 전자책을 무료로 팔 수도 있고 가격을 매길 수도 있다. 단 전자책용 ISBN과 자신이 미국 국세청에서 발급받은 납세자번호(EIN)가 필요하다. EIN을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잘 나와있다.
이제 iTunes Store 계정으로 iBookstore에 로긴해보자.  iTunes Producer 2.5.1을 다운로드 받는다. iTunes Producer 사용방법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된다. 그런데 ISBN은 어떻게 만드나?
공짜로 ISBN을 만들려면 출판사 등록을 하고 한국문헌번호센터에서 무료로 발급받는다. 출판사 등록하기 귀찮으면 미국 사이트에서 ISBN을 사면 된다. 하나에 $125, 열 개에 $250이다.

iTunes Producer에서 필요한 정보를 다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누르면 일단 접수가 완료된다.

iBookstore에 가서 ‘Manage Your Books’를 클릭하면 전자책 처리 상태가 나온다. 만약 안 나온다면 5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시도한다. ;)
그러면 iBookstore에서 응답이 올 때 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아직 모른다. ;)
그래서 나온 결과물은 여기에 있다.

@eh_dirty

FAQ
1. 너무 복잡한데 더 쉬운 방법 없나요?
Smashwords 같은 aggregator 사이트에 등록하면 완전 공짜로(무료 ISBN 포함) iBookstore를 포함한 미국 온라인 서점에 올려준다. 수익 배분율도 좋다. 단, 원고는 DOC 포맷이어야 한다. EPUB은 안 받는다. 실제로 이 사이트로 한글책을 iBookstore에 올린 분이 있다.

2. 전 종이책을 낸 저잔데 출판사와 별개로 전자책을 내도 되나요?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전자책에 대한 조항이 없다면 혹은 있더라도 독점출판계약이 아니라 비독점출판계약인 경우 아니면 아예 계약이 소멸된 경우, 텍스트에 대한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다. 답은 그렇다이다. 본인은 변호사가 아니다.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검색을 해본다.
단, 책 커버나 책 안에 삽입된 일러스트와 사진은 원저작자에게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원저작자와 따로 계약을 해야 전자책에서 사용할 수 있다. 원저작자가 해당 출판사 직원인 경우는 대개 출판사에게 저작권이 있다.

3. 전자책을 내면 잘 팔리나요?
최근 인터넷 교보문고를 통해 (종이책을 안 내고 바로) 전자책 에세이집을 낸,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사는 최광희 씨에게 물어봤다.

“아무래도 종이책만큼 홍보가 어렵다는 것, 독자들이 가진 전자책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는 게 힘들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여전히 독자들은 책과 관련해서는 전자책보다 손에 들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트위터를 통해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출판업계에서는 전자책이 2,000권이상 팔리면 대박이라고 한다. 최광희 씨는 2월 24일에 책을 출간해서 3월 2일 현재까지 175권을 팔았다.

4. iBookstore에 올라온 스티브 잡스 전기 한글판은 AppleGothic이 아닌 다른 명조체를 썼던데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글꼴 파일을 EPUB 파일에 첨부시키고 파일 몇 개를 수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바이블>에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새 iOS 버전이 나오면 스티브 잡스 전기에 사용된 산돌 글꼴이 포함되서 iPad, iPhone에 적용되리라 전망합니다.

5. 종이책에 썼던 ISBN을 전자책에 그대로 쓰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