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한국에서 오신 분이랑 LA의 한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햄버거 세트 하나 시키는게 별거 아니지만 캐시어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데 이 분이 하나도 못 알아들으셔서 주문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그리고 먹는 동안 계속 “아, 내가 영어만 좀 하면 저런 멕xx놈들한테 무시 당하지 않을텐데.” 라면서 투덜거렸다. 듣다 못해 내가 “그럼 영어 좀 배우세요.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하면서 차갑게 한마디 해줬다.
“우리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식상할 정도다. 이런 분들한테 영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내가 만든 제품, 내가 하는 비즈니스, 앞으로 회사의 계획 등에 대해서 글로벌 고객, 글로벌 투자자, 글로벌 파트너 그리고 글로벌 직원들에게 창업가 스스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한데 영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설득력있는 스토리텔링이 불가능하다. 통역을 사용해도 되지만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한글 -> 영어 통역이 아닌 감정/문맥/생각/경험이 그 통역에 녹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창업가의 생각이 100%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힘들다. 결론은, 쉽지 않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영어 공부를 하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
9월 초 US Open 테니스 대회에서 일본의 영웅이 된 Kei Nishikori를 보면서 영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플로리다로 일찍 테니스 유학을 와서 그런지 영어를 잘하는 이 일본의 젊은이가 세계 테니스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당연히 테니스를 잘쳐서 그렇지만 또다른 이유는 유창한 영어로 팬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터뷰와 TV 쇼에 초대를 받고 그럴때마다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진솔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팬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
테니스 선수는 아니지만, 같은 운동 선수인 LA Dodgers의 류현진 선수를 비교해보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미 그의 피처로서의 실력은 어느정도 인정 받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류현진 선수는 아직은 그냥 공 잘 던지는 피처지 ‘미국의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스타는 아니다. 내 생각에는 영어도 그 이유 중 하나인거 같다. 류현진 선수는 영어를 못한다 – 영어 하는걸 아직 한번도 못 봤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에 의하면 거의 한마디도 못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뷰나 TV 쇼 같은데서 그가 직접 그의 생각을 말하는 걸 난 못 봤다. 가끔씩 나오지만 통역사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좋은 통역이지만 그의 생각이나 어감/어투를 100% 전달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LA 팬들도 아직 류현진 선수가 인간적으로는 어떤 생각을 가진 선수인지는 잘 모른다. 직접 본인 입으로 그날의 구질이나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거랑 이 내용을 한다리 걸쳐서 통역을 통해서 팬들에게 말하는 거는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야기가 약간 옆으로 샜지만, 포인트는 동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 그리고 내가 말하는 글로벌 시장은 북미시장이다 – 창업가와 대표이사가 영어를 잘 하는게 필수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연습하길 권장한다.
<이미지 출처 = http://article.wn.com/view/2013/09/12/Dodgers_will_have_to_watch_HyunJin_Ryu_carefully_down_stretc/>
Kim Joohyun
전 영어를 잘못배워서 기본 어휘활용이 문제였군요 ㅜㅜ
레이먼드
한국에서 오신 분과 맥도날드에 가요?
미국서는 거의 푸트 스탬프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찾는곳인데…
ㅋㅋㅋㅋ 재밋는 사람들이네요.
Kihong Bae
그런가요? 저는 자주 가는데요^^
James Jung
ㅎㅎ 전 벨뷰에 있습니다만 같이 일하는 프로그래머들 대부분이 맥도날드로 점심 때웁니다. 이친구들 연봉이 평균 만오천불이에요.
Kihong Bae
십오만불 아닌가요? ^^
바부
개인적으로 영작은 어떻게 공부하셨는지요?
어학원만 보더라도 토익 아니면 다 회화 위주라…
kcs
류현진 : “내가 잘나서 데려오고, 내가 하는말 잘 듣고 싶은 양키들은 알아서 한국말 배워~ ”
한국에 와서 비즈니스한다고 한국말배워오는 외국인 한번도 못봤음
Kihong Bae
네, 말씀하신 부분도 충분히 수긍이 가네요. 제가 그냥 몇가지 반박을 해보자면 (별건 아닙니다…):
1. 류현진 선수가 잘 던지지만 “내가 잘나서 데려오고, 내가 하는말 잘 듣고 싶은 양키들은 알아서 한국말 배워~” 정도로 말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요…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좀 유감입니다.
2. 비즈니스의 글로벌 언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외국인들과는 영어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Thanks for your valuable feedback!
James Jung
미국에서 영어를 못하면 맥도날드 햄버거 패튀 뒤집는 잡도 못구합니다.
하물며 비즈니스요? ㅎㅎ
같은이유로 류는 그냥 외국인 선수일뿐이에요. 엘에이 한인 마케팅용이죠.
froyo
즐겨찾기해놓고 보고 있습니다 좋은글들 많아서 느끼는바도 많습니다.
특히 요새 한참 영어가 “후달려서”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영어공부 블로그 등 서치를 많이 해봤습니다.
결론은 뭐 매일 꾸준하게가 식상하지만 유일한 답이더군요
그런데!
전 시간이 부족하단 말이지요.. 영어공부 열심히 안한 죄는 나중에 묻고,
이럴경우에는 부족한 영어에도 어떻게든 진행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영어를 충분히 갖추고 그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생각해야 할까요
영어의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되지만 이런 경우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전 고생을 더 많이 하겠지만 안되는 영어라도 먼저 부딪혀 보는게
하고자 하는 일도 잡고 영어도 잡아나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Kihong Bae
안녕하세요….제 글의 요점은 영어를 완벽하게 한 후에 비즈니스를 시작하라는건 아니구요….말씀하신대로 먼저 부딪혀 보면서 계속 영어 공부하고 연습하는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hanks!
James Jung
저도 그랬지만 한국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영어를 처음부터 엉터리로 배웠다는거에요. 이게 평생 영어공부에 아주 큰 장애가 됩니다.
영어는 가장 기본이 되는 동사와 그 활용 부터 하나하나 의미를 세겨가며 익혀야 비로소 조금씩 늘어갑니다. come, go, get.. 여기선 네살짜리들이 배우는것이지만 이 동사들과 파생된 표현들을 ‘익숙해 질때까지’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한국친구들 보면 이런 동사들 활용 하나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저 동사로부터 평소 말하는 표현의 80%이상이 파생되서 나오는데 기초를 전혀 안해놓은것이죠. 기초가 없으니 영어가 늘 리가 없습니다.
어쩔수 없습니다. 첨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 밖에는. 제가 미국와서 그랬어요.
그리고 영어는 끝이 없습니다. 제 동생은 초딩때 와서 이젠 영어가 더 익숙한데도 영어가 어렵다고 할때가 있습니다. 영어를 다 정복한다. 그런건 없는거에요.
시간이 없다는것도 영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하는 말입니다. 영어는 시간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늘 영어를 끼고 듣고 읽고 말도 만들어보고 하면서 느는겁니다. 그냥 비즈니스 영어표현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외우고 말해보는게 실력이에요. 그렇게 표현을 하나하나 외우고 말하다 보면 영어적 ‘사고방식’과 ‘뉘앙스’라는걸 느끼게 됩니다. 그정도 되야 비로소 입도 같이 열리게 되죠.
아카데믹한 영어는 훨씬 어렵고 시간이 오래걸립니다만 대학을 갈 목적이 아니면 충분히 원하는 목표까지 가능합니다.
Kihong Bae
좋은 tip 고맙습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말씀하신대로 come, go, get가 생활영어의 80%을 차지하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