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MBA를 하다 중퇴했고 내 글을 좀 읽어보신 분들은 내가 MBA 학위가 창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일인이라는걸 잘 알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MBA 학위가 아주 쓸모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창업이 아니라 남을 위해서 일할때에는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는 학위이다 ([生生MBA리포트] 시리즈 참고)
얼마전에 미국 MBA 학교들이 실리콘밸리와 발맞추기 위해서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와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세상이 바뀌니 당연히 학교의 커리큘럼도 바뀌어야 하고 이는 좋은 시도이자 취지이지만, 여전히 MBA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이런 수업들은 현실감이 떨어진다는게 내 생각이다.
자기 사업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어려운 점들이 많다. 여기서 하나씩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신경써야할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은데, 창업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빠른 결정’ 이다. 그것도 필요한 정보의 5%도 없는 상태에서 결정을 해야한다. 벤처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정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결정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결정의 질’ 보다는 ‘결정의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어차피 정보가 없기 때문에 시장조사나 더 많은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서 시간을 끌면 자원과 안 그래도 없는 옵션들이 고갈되기 때문에 계속 빠르게 결정하고, 그 결정이 틀리다면 다시 결정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비즈니스의 생명을 유지시켜야 한다. 결정이 틀리더라도 빠르게 결정한다면 그 다음 결정을 할 수 있지만, 결정이 느리고 그 결정이 틀렸다면 이미 너무 늦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결정하는 걸 훈련시키는 MBA 수업의 기본 철학과 이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나는 과연 경영대학원에서 이런걸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비싼 돈 들여 학교 다니는데 “감으로 빨리 결정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해라” 를 학교에서 가르치는것도 좀 이상하다. 이런건 오로지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울수 밖에 없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처음부터 올바른 결정” 이란 없다. “일단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을 올바르게 만들자” 만이 존재한다. 내가 결정을 하면, 그 결정을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서 모든 행동과 정신을 그쪽으로 집중하고 이렇게 하면 뭔가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는걸 나는 여러번 경험했다. 하다가 영 아니다 싶으면 빨리 또 방향을 바꾸면 된다. 이렇게 빠른 결정을 5번 하는게 계속 생각만 하고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는것보다 회사한테는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
초기 벤처의 경우 ‘결정의 속도’가 ‘결정의 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greenmossway.wordpress.com/2014/01/27/shoot-then-aim/>
오현석
GooooooooooooooooD! 뭐든지 글보다 몸으로 배우는게 최고 같습니다 🙂
익명
근데 결정을 하고 결정이 잘못된다는 것을 판단하는데 평균 기간이 어느정도죠?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문제가 크잖아요.. 그리고 너무 많이 결정이 잘못된다고 판단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나요? ㅠㅠ.. 제가 워낙 우유부단해서 키워드 검색보고 이글을 보게 됩니다.
Kihong Bae
글쎄요…그건 결정과 판단마다 다를거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빨리 결정을 해서 이게 옳은지 틀린지를 최대한 빨리 인지하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떤 상황을 처음 접했을때의 첫느낌과 첫인상…그게 결국에는 나중에 결정을 해보면 맞다고 많이 느낍니다.
결정의 속도 vs. 결정의 질 - beSUCCESS
[…] 이미지출처 원글출처: THE STARTUP BIBLE […]
Young Yoon
보통 경험상 나중에 옳은 경우를 보면…
1.결정을 하기 전에 그 일을 함께 할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어떻게 할까..? 하고 대답을 듣어야 합니다.
대답이 없으면 어떤 결정도 모호한 독단으로 흐를 위험도 있고, 결과 보다 조직에서 하나가 되지는 못 합니다..특히 중요한 것은 [6하원칙으로만 간단하게 질문]을 해보면 그 대답이 거침 없고 명쾌 하면..대 부분 결과가 좋을때가 많았습니다.즉, 결정은 혼자 하는 경우 보다 같이 할때가 좋다는 거죠..질문을 통해..
2.결정을 하고 진행을 하던 중에 내부가 아닌 외부의 결정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갑” “을”이고 뭐고 그걸 따지 기 전에 결정이 명확하고 단호 하다면..세컨,써드플랜까지 동시에 진행을 합니다. 즉,시간의 힘을 낭비 해서는 안되죠…그말은 이미 결정 했을당시 버스는 출발 합니다. 거기에 오르고 내리고를 일일이 연연하다 보면 내부의 옳은 결정이 외부의 시간착오에 영향을 받아 결과가 옳지 않은 결정으로 귀납 될수 있는 위험에 노출 됩니다. 그러니 외부의 결정은 내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 더라도 시간 을 허비 하면 안됩니다.
3.그렇게 진행후 중간 중간 포스트 마다 재점검 하면서 방향이 수정되거나 결정에 미진한 부분을 찾아 수정을 하는데….[이때가 가장 승부를 가릅니다].
제 경험은 간단 했습니다. 남들의 시선 마져 즐겨라..즉, 조직이 즐기면 이런건 아무 문제가 되질 않을정도로…그 결과 마져 즐겨 버리면..되지 않을까 합니다.
도움 되시기 바라며… 방망이 깍던 노인 으로 부터
이지원
잘못된 결정일까 걱정하고, 주변의 반응을 걱정하여, 결정을 못하는 부류가 결정권자의 자리에 앉아 있을 때, 그 조직은 곪아가고 썩는다는 경험을 많이 했지요.
설령 틀린 결정이라도 요구되는 시점에 해야죠.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로서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또한 부하들은 그 결정권자들이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그 시점 만큼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가지고 확실한 보고를 해야죠.
추후 일어날 문제를 대비하여, 빙빙 돌려서 얘기(보고)하는 것은 절대 없어야죠.
결국 보고된 내용을 근거로 판단하여 결정한 만큼, 결정권자는 책임을 수반해야죠.
결국 올바른 결정이 되도록, 끊임없이 미리 확인하고 대비하고, 문제를 작게 만드는 역할이 책임자, 결정권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이 이상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사람들을 신뢰해야만 하고, 그들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기다려주고 참아주며, 결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죠. 선순환이 끊임없는 결정의 과정 상, 오류를 줄이는 결과를 만들테니까요.
Kihong Bae
항상 좋은 말씀/의견 고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결정을 내리려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있어야 하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한거 같습니다. 땡쓰!
익명
글 항상 좋은데, MBA 중퇴 이야기 좀 그만하면 안될까요?
Kihong Bae
안녕하세요~ MBA를 중퇴해서 그렇다고 하는건데 이게 특별히 거슬리나요?
Anonymous
원댓글러는 아니고…
대표님 글 잘 보고 있는 익명의 독자입니다만, 제 생각엔 대표님의 글이 중퇴 얘기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거에요. 대표님 글을 자주 접하는 애독자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중퇴 얘기가 지겨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혹은 애독자는 아닌 독자가 반학력주의자일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전자에요. 제가 반학력주의자는 아니라서…
Kihong Bae
ㅋ 오케이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Thanks!
al
글세요, Disclaimer 비슷하게 중퇴했다고 얘기하는 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오해를 미리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거 아닌가요?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 워낙 그런거는 철저히 하는 나라라서. 좋은 글 시간들여 쓰는데 반복한다고 해서 전혀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특히 정보를 얻는 독자 입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