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tshalden-05-800x600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지난 몇 주 동안 개인적으로 굉장히 바쁜 일이 있었다. 그 와중에 업무적으로 새로운 일들을 벌리고, 그동안 벌려놓았던 일들 정리하면서 정말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몇 주를 살았던거 같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문득 우린 참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안하려니 불안하고, 너무 많은걸 하려니 이 또한 불안하고…..기술의 발전이 여기에 크게 기여한거 같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 때문에 분명히 과거에는 상상도 못하거나 아니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들을 이젠 작은 전화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건 분명히 좋은 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몰라도 되는 것들과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하고, 정신은 24 시간 ON 으로 유지해야하니 육체적/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최근에 이런 생각들을 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트위터를 나는 오히려 더 좋고 도움이 많이 되는 서비스라고 느끼고 있다. 처음에 내가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을때 왜 트윗을 140자로 제한했을까라는 불만이 많았다. 뭐 하나 쓰려고 해도 항상 140자의 제한을 받아서 내용을 다시 지우고, 줄이고, 또 쓰고 하길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트윗을 날렸다. 페이스북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리 주저리 다 적을 수 있는데 트위터는 왜 이 제한을 풀지 않을까라는 불만을 트위터에서 일하는 친구들한테도 자주 표현했다.

그런데 한 1년 정도 써보니까 이렇게 문자 수에 제한을 주는게 오히려 더 고마웠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140자로 줄여야 하니까 생각을 상당히 많이 한 후에 간결하게 트윗을 포스팅 하는 습관을 키우게 되었다. 트위터는 서론과 결론은 다 잘라버리고 본론만, 그것도 하고자 하는 말의 포인트만 아주 간결하게 정리해서 글을 쓰는 법을 스스로 훈련시킬 수 있는 좋은 툴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다보니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communication에 얼마나 많은 ‘낭비’가 존재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물론, 트윗과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는 다르고, 대화를 하면서 본론만 너무 짧게 말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상관없는 말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걸 트윗을 140자로 줄이면서 항상 공감하고 있다.

또 다른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 140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블로그에 쓰면 A4 용지 거의 1장 짜리 내용을 140자로 ‘엑기스’만 추려서 트윗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씩 아무리 고치고 다시 써봐도 140자로 압축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있다. 이런 건 아예 트윗하지 않는다. 140자로 간결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용들은 어쩌면 남들에게 방송할 정도로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내용이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도 이 간결함의 미학을 모두가 적용했으면…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leedamweb/80205847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