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d Wilson의 블로그에 소개된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William Mougayar의 ‘State of Tokens‘라는 자료를 봤다. 36장짜리 슬라이드로 길진 않아서 20분 만에 봤지만, 이후 한 시간 정도 생각을 했다. 요새 너무 혼란스러운 크립토, 블록체인, 토큰 분야에 몇 안 되는 본질주의자라고 항상 생각했는데, 이 슬라이드에는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내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안 읽어 보신 분들한테는 추천한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21장이다. 토큰이 정말로 유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3개의 질문을 해보라고 한다:
1/ 이 토큰이 없으면 비즈니스가 어떻게 될까?(=토큰이 없어도 상관없는 비즈니스가 아닌가?)
2/ 블록체인이 왜 필요한가?
3/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게, 블록체인이 어떻게 가능케 하는가?
안타깝지만, 내가 아는 ICO와 토큰 중 이 3가지 질문의 테스트를 통과하는 게 하나도 없다. 2가지 질문을 통과하는 토큰은 한 5% 정도 되는 거 같다.
저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서 블록체인 분야에 뛰어든 대표들보다, 한탕주의 마인드로 그럴듯하게 포장하는데 공들이는 대표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면, ICO는 글에 올리신 3개 질문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불량 토큰을 만들어서, 잘 모르는 일반인들 돈을 갈취하는 사업 모델이라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조차 할 역량이 안 되는 사람들조차 ICO한다고 열심인 인상이라, 개인적으로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기업가 정신보단 탐욕이 느껴져서요.
이런 부분의 본격적인 검증이 끝나기 전까진, 그 대표 자신들과 주변 사람들까진 돈을 벌겠지만.. 과연 이게 훌륭한 일일까요?
새로운 시장이 생겨날때는 항상 이런 혼란이 발생하는거 같습니다. 탐욕과 사기도 많지만, 진짜 혁신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생태계가 더 건강해지면서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표님 5년 전부터 크립토 업계를 봐왔고 그 발전방향을 가늠하고 있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기존에 거래비용이 높아 거래되지 않았던 자산들의 유동화 발행이 가능해지고 그 거래가 글로벌 단위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즉 새로운 자산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블록체인 혁신 중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다른 분야는 대부분 블록체인을 썼을 때 비효율만 커지게 될 것입니다.
말씀하신 부분 중 ‘유동화 발행’에 저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부동산과 같은 physical property도 토크나이즈가 가능해지니까요. 아직은 decentralization 보단 centralization이 더 편한것도 맞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