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썩 좋진 않다. 미디어에서 어떤 걸 믿어야 될지 잘 모르겠고, 나도 이 이슈를 아주 관심 갖고 트래킹하는게 아니라서, 정확히 누가 얼마큼,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상황이 단시간 내에 해결될 것 같진 않다. 나도 그렇지만, 실은 그 누구도 상황이 여기까지 오길 원하진 않았을 것인데, 일단 이렇게 되었고, 화해하기에는 이미 일본이나 한국이나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그러면 이젠 이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전쟁을 하자는 건 아니고, 서로 욕하는 그런 싸움보단,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우리 힘을 키우는 게 이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본에 의존하고 있던 기술, 원자재를 이번 계기를 통해서 국산화하거나, 아니면 일부 국산화 할 수 있다면, 이건 한국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더 강해지고, 더 부자가 될 기회가 될 수 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왕 일이 이렇게 됐고, 옵션이 별로 없이 외부에서 압박을 받는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국가나 개인은 평소 능력보다 더 큰 힘이 나온다는 건 우리 모두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거나,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렇게 외부의 압박이 회사를 더 강하게 하고 성장하게 만든 사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단 우리가 아는 많은 대기업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불황과 불경기 때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원조 스타트업인 HP, 폴라로이드,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1930년 대공황 와중에 창업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도 70년대의 불경기인 1973년 ~ 75년 사이에 창업했다. 그렇지 않은 창업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창업가는 불경기라서 취직을 못 했기 때문에, 스스로 생존하고, 강해질 수 있는 창업을 선택했고, 불경기도 건드릴 수 없는 엄청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었다.
또한, 대기업의 압박을 견디고 이기기 위해서 스스로를 자극해서 성장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도 우리 주변에 많다. 가전기기 제조업체에 납품하던 작은 부품업체가, 갑자기 이 회사가 부품업체를 바꾸거나, 또는 직접 부품을 개발하겠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망할 위기가 닥쳤을 때,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내공을 기반으로 오히려 납품하던 가전기기 업체보다 더 좋고 저렴한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크게 이슈화되었는데, 라인이 당근마켓을 카피해서 베트남에 GET IT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근마켓은 더욱더 분발하고 정신 차려서 대기업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수준의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거 보면, 나는 오히려 이런 외부의 압박으로 인한 위기는 내부의 역량을 10배 이상 강화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걸 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만 죽어라 욕하는 사람도 내 주변에 많은데, 솔직히 이건 그 누구한테도 도움이 안 되는 태도와 생각인 거 같다. 나는 오히려 한국과 일본의 이번 싸움을 우리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는 게 이기는 게임을 하는 방법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