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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succo / Pixabay

얼마 전에 이런 기사를 읽었다. 어떤 커플이 한 인스타그램 광고를 봤는데, 이 광고의 사진과 배경이 너무나 낯익어서 자세히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얀 스트라입이 들어간 노란색 침구, 베이지색과 옅은 갈색의 커튼류가 본인들의 침실과 닮아도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구글홈에 대해 찬양하는 을 내가 썼는데, 요샌 “오케이 구글” 말 하기 전에 약간 망설이긴 한다. 이렇게 기기를 깨운 후에 우리가 말하는 내용만 구글에서 프로세싱하고,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음성인식 기술을 향상하는 데 사용한다고 구글은 강조하고 있지만, 꺼져있을 때도 우리가 하는 말을 모두 다 저장하고 있지 않겠냐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온갖 음모론들이 있는데, 그래도 왠지 구글홈미니는 작동하지 않고 있어도 우리 가족의 모든 대화를 엿듣고 있을 것 같은 의심을 버릴 수가 없다.

아마존이나 구글의 특허를 보면, 음성인식 스피커를 통해서 얻은 고객의 정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제품을 추천하고, 한 가족의 프로필과 생활 패턴을 구성해서, 더 편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기기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걸 하기 위해서는 24시간 고객을 염탐해야하는데, 스피커나 카메라가 매우 적격인 기기이긴 하다.

실은 나는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는 조금은 관대한 편이다. 내 취향에 맞는 다양한 추천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면, 개인 정보를 적절한 수준에서 공개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이 개인 정보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다른 3자와 같이 공유할 때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온 가족이 여름 휴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게 녹음되고, 이게 해킹되면, 도둑이 이 가족이 집을 비운 동안 침입할 수 있고, 이보다 훨씬 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돈에 환장한 이 거대한 기업들이 제 3자에게 우리 정보를 팔지 않거나, 사고로 인해서 제 3자에게 유출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러기엔,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다.

위에서 말한 기사를 읽으니, 이 걱정이 더욱더 현실화 되어 가고 있다. 실은, 기사의 주인공이 한 일주일 전에 현재 침실에 있는 같은 Kartell 캐비닛을 하나 더 구매하자는 이야기를 여자친구와 했다고 한다. 신기한 건, 온라인에서 이걸 검색했다면, 인스타그램에서 캐비닛 광고가 뜨는 게 이해 가지만, 위에서 말한 광고는 가구는 취급하지 않고 리넨만 판매하는 Bonsoirs라는 회사의 광고였다. 즉, 이 인스타그램 광고는 침대 시트 광고였지만, 사진에는 주인공의 침실에 있는 정확한 그 Kartell 캐비닛이 있는 본인의 침실과 너무나 비슷한 침실이 그대로 보였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다. 워낙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서, 이 데이터를 기계적으로 조합하다 보면, 특정 사용자의 침실과 같은 침대보, 벽지, 바닥, 그리고 캐비닛으로 구성된 광고가 그 사용자에게 노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은 후 부턴 조금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이 기사의 주인공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잘 때는 폰을 꺼놓거나, 아니면 침실이 아닌 다른 곳에 놔두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