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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space / 크라우드픽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계속 요동을 쳤지만, 결과는 엄청나게 올랐다. 계속 up and down이 있지만 비트코인 6,000만 원, 그리고 시총 $1 trillion 시대가 왔고,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더욱더 불확실해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은, 결국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적으로는 계속 상승할 거라고 본다. 일단 기관투자자들이 계속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점점 더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store of value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계속 기관투자자들의 매수가 일어날 것이고, 이들은 주로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총발행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면 유동성이 떨어지고 희소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격은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불장에 기름을 부은 일론 머스크 효과도 꽤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기업의 시가총액 $1 trillion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마이크로소프트 44년, 애플 42년, 아마존 24년, 구글이 21년인데, 비트코인은 12년 걸렸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냐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시각에서 보면 엄청난 위엄이긴 하다.

기관투자자들, 마이크로스트라테지나 테슬라 같은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가 과연 메인스트림이 될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참 많다. 이러다가 말겠지라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이 추세는 멈추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이들의 비트코인 매수는 하루 아침에 결정된 게 아니다. 아직도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에 기관이 투자하려면, 여러 가지 내부 승인을 거쳐야하며, 이들에게 돈을 주는 LP들의 승인도 필요한데, 이 과정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걸린다. 즉, 작년 12월이나 올해 1월에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한 기관투자자들은 작년 6월에 이미 이 결정을 내렸다고 보면된다. 같은 논리를 적용해보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점점 더 금과 같은 저장소 역할을 하자 연초에 투자 결정을 내린 기관들은 실제로는 올해 2,3 사분기에 투자를 집행할 것이고, 그러면 또 가격은 오를 확률이 높고, 이걸 보고 다른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이다. 올해는 이 패턴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궁극적으로는 연방준비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될 거라고 하는데, 이건 정말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할 수밖에 없다. 점점 더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라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고, 이게 맞는다면, 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이 당연히 디지털 골드인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이론인데, 이게 현실화 돼서 한국은행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08년도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가 세상에 공개됐고, 그 이후에 그냥 덕후들의 놀이로 조롱받던 비트코인을 수많은 전 세계 개미들이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2년 만에 드디어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많은 기업 또한 재무제표상 비트코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진화과정과 시장의 FUD를 고려해보면, 정말로 중앙은행들도 비트코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