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내 생일이었다. 이제 나는 반백 년을 살았으니까, 올해 50세가 됐다. 아주 오래전부터 난 생일을 안 챙기기 시작해서 나이와 생일에 대한 감흥이 실은 별로 없고, 생일 당일에도 특별한 이벤트나 식사 같은 걸 하지 않았다. 카톡이나 소셜미디어에서도 생일 알림을 다 꺼서, 내 생일을 기억하는 가족이나 친구들 외엔 특별한 생일 축하 메시지도 오지 않아서 굉장히 편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젊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고, 전 세계가 노화 방지에 열광하고 있는데, 솔직히 나에게 다시 젊은 배기홍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생각도 하지 않고 ‘NO’라고 할 것이다. 나의 10대, 20대, 30대, 40대 모두 행복하고 감사한 시절이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별로 후회가 없는 즐거운 시절이었지만, 솔직히 나는 지금이 가장 좋다. 동갑내기 친구들끼리 골프도 치고, 밥도 먹고, 술도 먹다 보면, 다들 나이에 대해서 항상 한마디씩 하는데, 들어보면 긍정적인 내용은 없고 모두 부정적이다. 특히나, 한국은 미국 보단 늙어 가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어서 “늙으면 죽어야 해”라는 말을 반농담처럼 하는데, 내가 언젠가 이 말을 어떤 미국인에게 웃자고 했는데, 이분이 엄청나게 언짢아하면서 다시는 그런 말 듣고 싶지 않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생각해 보면 50살을 살았다는 건 대단하고, 이제 인생 경험이 꽤 쌓인 것 같다. 이걸 부정적으로 보면 이제 내 전성기는 지나갔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오히려 내 30대와 40대보다 지금이 더 건강하고, 활기차고, 인생이 풍요롭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살지 모르겠지만, 모두의 인생 자체는 속도만 다르지, 계속 발전하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매일 매일을 긴 연장선상에서의 꾸준함의 연속이라고 보는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공유했는데, 내가 아침마다 읽고 있는 문구가 있다. 동화 작가 강미정 씨의 ‘아주 작은 일’이라는 시이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일주일을 계속하면 성실한 것입니다.
한 달을 계속 한다면 신의가 있는 것입니다.
일 년을 계속 한다면 생활이 변할 것입니다.
십 년을 계속 한다면 인생이 바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큰 일
아주 작은 일을 계속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언제까지 일진 모르겠지만, 이 시의 내용처럼 앞으로 10년마다 계속 내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오늘도 아주 작을 일을 계속 할 것이다.
익명
생일 축하드립니다
익명
저도 아주 작은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조창현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일 축하드려요! 며칠 전에 폴 그레이엄이 Founder Mode (https://paulgraham.com/foundermode.html) 라는 글을 쓴 것이 꽤 회자되는 모양이던데 혹시 여기에 대해서 의견을 여쭤봐도 될까요. 예전에도 이 글과 비슷한 말씀을 하시긴 한 것 같긴 하지만요. ㅎ
익명
생일축하드립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과 내용이 비슷하여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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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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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ong Bae
아주 좋은 내용 공유 고맙습니다! 옛날 사람들도 이런 좋은 원칙이 있었네요 🙂
익명
100살 때도 같은 생각할 수 있기를…
Kihong Bae
그러길 바래요 🙂
익명
생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글을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익명
생일 축하드립니다. ^^
강미정 작가님의 글이 참 좋아서 저도 아침마다 읽어야 겠어요.
khlee1108
응원드립니다 대표님! 저도 자주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