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여기서 지금 세계 경기가 얼마나 개판인지 내가 다시 말하지 않아도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의 수준으로는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다. 2001년 서부에서부터 시작된 닷컴 거품 붕괴로 인하여 몇 년동안 지속되었던 불경기와는 달리, 그 사태가 훨씬 더 심각하며,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 대공황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하는 뉴욕 월가에서 시작된 현재의 mess가 드디어 서부의 tech industry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tech industry의 많은 관계자들이 sub-prime mortgage로 시작된 금융권의 위기는 실리콘 밸리의 IT 산업에는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드디어 많은 VC들과 tech 블로거들이 실리콘 밸리도 recession proof 하지는 않으며 이번 사태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알게 모르게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주에 실리콘 밸리의 Top 3 VC 중 하나인 Sequoia Capital에서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들의 CEO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놓고 밑에 embed한 ppt를 가지고 비상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내용은 대략 상황이 옛날만큼 좋지 않으니 돈 아껴쓰고, 비용 절감하고 그리고 빨리 수익을 내라는 것이었고, 이 ppt 슬라이드의 막장을 보면 “Get Real or Go Home”이라는 말이 있는데 자금줄이 끊기면 하루 아침에 회사가 망할 수 있는 벤처기업들의 현재의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말이다. 솔직히 조금 소름이 끼칠정도이다.

보통, VC들은 한번 투자한 회사에 계속 돈을 제공한다. 그 이유는 본인들의 선택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큰데(내가 A라는 회사에 투자를 한거는 이 회사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A사가 다른 회사한테 인수되거나 상장할때까지 계속 자금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앞으로 한동안 반복되지 않을 수가 있다. IPO 시장은 죽은지 오래되었으며, 이런 불경기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초대형 회사가 아니라면 작은 회사들을 인수할 저력이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VC들도 본인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들 중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것이며, 오래동안 살아남고, cash burn rate이 낮은 회사들에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확률이 크다.

뮤직쉐이크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그동안 아주 싸게 놀았고, 왠만하면 돈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였지만, 앞으로 1-2년 동안 이와 같은 trend는 계속 될것으로 예상되니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 매고 회사를 운영해야할거 같다. 무조건 아껴야 한다. 현금 아끼고, 돈내고 남한테 시키는거 왠만하면 스스로 하고, 밥값도 아끼고 일단은 낮은 포복으로 살아남는게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