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달에 필라델피아를 떠난지 거의 8개월만에 동부로 출장 왔다가 이제 다시 LA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이다. 뉴욕에 작은 소규모의 박람회가 있어서 참석하고, 그동안 서부에 있어서 통화만 하고 실제 미팅할 엄두를 못 내었던 업체들이랑 미팅을 하려고 하였는데 막판에 모든 미팅들이 취소 되어서 그냥 conference만 참석하고 수요일 오전은 호텔에서 이것저것 밀린 이메일 처리하고 비행기를 탔다. 그래도 어제 저녁에는 간만에 누나랑 만났고 (누나는 오랫동안 일하다가 이번 학기부터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친한 친구 정아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 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뉴욕은 참 매력적인 도시인거 같다. 개인적으로 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아서 막상 뉴욕에서 살고 싶지는 않지만, 방문 할때마다 서부와는 다르게 다양한 인종이 복작복작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정신없이 생동감 있는 도시를 보면 참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쌀쌀한 가을 바람을 맞으면서 Times Square를 오랜만에 걸어보니 그 감회가 참으로 새롭더라.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Founders At Work“라는 아주 두꺼운 책이다. Y Combinator의 공동 창업자인 Jessica Livingston이라는 여자가 인터넷/hi-tech 관련된 회사들을 창업해서 성공적으로 상장 시키거나 아니면 다른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합병시킨 창업자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거의 filtering 없이 쓴 책인데 나도 오랜만에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떻게 회사를 창업하였고, 어떤 thinking process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그러면 내가 잘하고 싶으면 이 선배들의 어떤 점을 배우고 적용시킬 수 있는 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다짐해 보고 있다. 상당히 많은 founder들과 아주 자세하게 인터뷰한 내용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이 바닥에 있으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들어봤을 Max Levchin (PayPal 창업자), Steve Wozniak (Apple 공동 창업자), Paul Graham (Viaweb 창업자), Caterina Fake (flickr 창업자) 등이 그 이름들이다. 모두 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성장하였으며, 제각각 다른 학교를 다녔고, 시작한 비즈니스도 다른 류의 비즈니스들이지만, 나름대로 몇가지 공통점은 확실히 있다. 아주 세분하게 나누자면 100가지 정도 공통점이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여기서 나열하는 2가지 공통점이 있었기에 나머지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다.

첫번째는 매우 간단하고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사람들은 모두 열심히 일했다.열심히 일했다는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정말 살인적인 업무를 소화하면서 정말로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이다. 머리도 좋고, 운빨도 있었지만 이 모든건 바로 수개월, 어떤 경우에는 수년 동안 잠시마나 개인 생활을 접고, 가정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스스로 믿고 있던 비전과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사무실에서 흘렸던 눈물과 땀이 있었기에 오늘의 Yahoo나 Google과 같은 회사들의 서비스를 우리가 즐길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면 열심히 일한다는거의 정의는 무엇일까? 책 좀 읽어보고 세미나 같은데 몇번 다닌 사람들은 “Work smart, not hard”라는 말을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젊은 친구들은 (나이 많아서 백발인 할배도 실은 있다) 무조건 “Work smart AND hard”라고 충고한다. 우리말에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자”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창업자들은 – 그리고 나도 이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 인생에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열심히 일하거나, 아니면 열심히 놀 수 있다. 둘 중 하나면 해도 잘할까 말까 하는 입장에서 두개를 다 할 수는 없고 이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는 옵션을 선택하였다. 나는 과연 현재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 하루에 몇시간을 일해야 할까? 시간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이 비즈니스에서 더 열심히 해야하는게 아닐까?

두번째 원리 또한 매우 간단하다. 이 창업자들은 모두들 끈기가 있었다. 끈기있다 못해 아주 끈질기게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매우 좋아한다. 본인한테 주어진 업무가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 오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류의 사람들인데, 어떻게 보면 나라는 인간도 이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아 물론, 수단과 방법을 안가린다고 해서 누구를 죽이거나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말도록.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을, 끈기있게 계속 두드려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일은 이 세상에서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의 경험으로 난 알고 있다. “그거 이렇게 하면 되고, 이런식으로 해야하는거야. 그렇게 하면 절대 못해.”라고 말하는 인간들 중에서 실제로 그걸 해본 사람이 몇 있을까? 아마 한명도 없을거다. 그리고 그걸 해봤다고 하는 인간들도 보면 한번 시도만 해보고 중도포기한 사람들이겠지. 끈기 있게 뭐를 진행한다는거는 어떻게보면 별게 아니다. 대단한 머리가 필요한것도 아니고, 빽이 좋아야하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주어진 일을 끈기있게 계속 밀어 붙이면 되는건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걸 잘 못한다. 이 책에 소개된 창업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즈니스를 시작하자마자 “와 그거 진짜 좋은 아이디어다. 내가 돈 대 줄께.”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거의 없다. 심지어는 구글마저도 회사 초기에는 돈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에서 이런 부정적인 말을 하고, fund raising에 실패하고 몇달 동안 월급 없이 살아가야하는 상황에 도달하면 안되는가 보다 하고 포기 하기 나름이다. But, 이 사람들은 달랐다. 그냥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계속 자신이 믿고 있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더 끈질기게 인생을 살았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것이다. 만약 열리지 않는다면 망치를 가져오던, 전자 톱을 공구상에서 훔치던지 해서 문을 뽀개버려라.” 이런 mentality가 없으면 이 험한 세상에서 잘될거라고는 꿈도 꾸지 말아라.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 그런거 같지만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더 일찍 일어나고 더 늦게까지 일해야겠다.나는 끈기가 있는가? 더 노력하자.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뭐 있겠냐 그리고 어차피 사람들이 하는 일들인데 불가능한게 어디있겠냐.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리고 노력과 끈기가 필요할 뿐이다. 그래, 남들이 못가서 안달인 Wharton을 때려치운 가오가 있지…조금 더 열심히해보자.

오랜만에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서 (물론 책에 있는 이야기들이 100% 다 사실은 절대 아니지만)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였고 앞으로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할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스스로 다짐을 한다. 이제 서서히 비행기가 LAX로 하강하고 있다. Tomorrow is going to be an awesom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