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 이 블로그를 follow 하시는 분들이라면 50% 이상은 아이폰 소유자일것이다. 그리고 아이폰 소유자라면 아마도 Foursquare라는 앱을 통해서 하루에 한번 이상은 check-in을 할것이다. 내가 Foursquare를 처음 접한 계기는 페이스북을 통해서인데, 페북친구인 넥슨의 모부사장님의 newsfeed에 어느날부터인가 계속 “xxx just checked-in @ 식당이름”이라는 포맷의 포스팅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이 분이 영어가 서툴러서 호텔같은곳에 check in을 하는건데 식당에서도 check in이라는 말을 사용하시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다른 친구들이 계속 여기저기서 check in을 하기 시작하였고 그때 나는 뭔가 viral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바로 Foursquare라는 아이폰 앱의 출현이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제는 특정 지역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이나 술집을 찾기 위해서 친구들과 직접 “check-in”하지 않고 대신위치 기반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Foursquare를 통해서 가상세계에서 “check-in”을 하고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특정 지역이나 식당에서 스마트폰 (주로 아이폰)을 통해서 Foursquare 앱을 실행하고 “check-in”을 하면 된다. 그러면 내 친구들은 내가 현재 어디서 뭐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나 또한 내 친구들이 지금 내가 자주 가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거나, 나만 빼놓고 지네들끼리 나이트가서 부킹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Foursquare는 Dennis Crowley와 Naveen Selvadurai에 의해서 뉴욕에서 창업되었다. 참고로 Dennis Crowly는 이미 Foursquare와 비슷한 Dodgeball이라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2000년도 초에 개발하여 2005년도에 구글한테 매각한 경험이 있는 성공적인 entrepreneur이다. Dodgeball은 SMS 문자를 통해서 친구들한테 내 소식과 업데이트를 전달해 주는 서비스였는데 그 당시만해도 스마트폰이 지금과 같이 널리 전파되지 않은 관계로 구글도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하였고 결국 서비스를 죽여버렸다. Foursquare는 해마다 텍사스에서 개최되는 음악/디지털 미디어 행사인 South by Southwest에서 2009년도에 론치하였고 론치 후 열흘만에 100,000명의 유저들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Foursquare는 백만명 이상의 유저들이 전세계에서 “check-in”을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렇게 특정 위치에서 check-in을 하는 기능외에 Foursquare는 check-in의 횟수에 따라서 다양한 포인트 제도, virtual badge를 이용한 훈장 제도 및 명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매력적인 명예는 바로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check-in을 하는 사람한테 주어지는 Mayor (시장) 뱃지이다.
나는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한때는 하루에 7번이상 check-in을 하였으며 회사와 집 근처 식당과 공원 8군대의 Mayor를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쓰잘대기 없고 매우 distracting한 앱 – 가는곳 마다 핸드폰을 꺼내서 체크인을 하면 주위 사람들이 엄청 짜증낸다 – 이지만, Foursquare는 유저들로 하여금 은근히 경쟁심을 유발시키고 그 자체가 재미있다는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이 앱이 제공하는 유용한 정보와 가치의 진정한 수혜자들은 유저들보다는 유저들이 check-in을 하는 가게와 식당들이다. 이런 위치 기반의 소셜 서비스들 덕분에 이제 비즈니스들은 그들의 고객들이 정확히 어디서 뭘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고객들의 성향과 위치를 바탕으로 적절한 offering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유비쿼터스해지고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젊은 층뿐만이 아니라 더욱 더 광범위한 연령대의 고객들에 의해서 사용됨에 따라서 소비자들은 과거 그 어느때보다 자신들에 대한 정보를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이용하면 특정 고객들이 특정 순간에 하고 있는 활동에 매우 적절한 광고나 special discount를 광고주들은 push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친구들과 가상관계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네티즌들은 “위치”라는 변수를 이용해서 특정 시간대에 특정 위치에서 물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 된다.
실은 위치 기반 서비스의 개념은 그다지 새로운건 아니다. 이미 소개하였듯이 2000년도 초에 Dodgeball과 같은 위치 서비스가 핸드폰에 적용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mainstream 도입에 실패하였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아이폰이 혜성같이 등장하였으며, 모든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아이폰이야말로 mainstream 소비자들의 손과 주머니에 아주 사용하기 쉬운 위치기반 서비스들을 직접 제공해준 최초의 모바일 기기였다. 많은 서비스들이 지도 서비스를 아이폰 앱에 손쉽게 통합시켰으며, 아이폰의 GPS 기능을 통해서 탄생한 [고객+실시간 위치+모바일 = 매출]이라는 공식을 모든 비즈니스들이 이제는 무시 못하게 되었다. 공동 창업자 Selvadurai씨는 “위치 서비스는 항상 흥미로운 컨셉이었는데 최근에 와서 기술과 융합되면서 실제 상품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아이폰의 부상과 더불어 드디어 우리는 전통적인 캐리어들을 통해서 비즈니스를 할 필요가 없어졌고, 모바일 기기에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집어넣으려면 과거에 거쳐야했던 지루하고 관료주의적인 프로세스를 통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모바일 앱을 개발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체제가 마련이 된거 같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도입과 사용은 최근에 엄청나게 성장하였다. Pew Research Center의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에 의하면 미국 성인인구의 32%가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접속하였다고 한다 (2007년도에는 24%였다). 2005년도만 해도 성인 인구의 8%만이 소셜 사이트에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었는데 2009년도에는 이 숫자가 47%로 증가하였고 특히 18세-29세 연령대 성인들의 72%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본인들의 프로파일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다고 하였다. Hitwise에 의하면 Foursquare와 같은 위치기반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미국 트래픽은 작년에만 350%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Foursquare의 유저 프로파일과 demographics는 이러한 자료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데 check-in을 하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도시에 사는 20-30대의 젊은이들과 대학생이라고 한다. Foursquare는 처음에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였는데 2009년 12월부터는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하였다. 현재 Foursquare check-in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도시는 뉴욕인데 2위는 놀랍게도 미국 도시가 아니라 동경이라고 한다. 이런 새롭고 cool한 서비스를 젊은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않지만, 워튼 스쿨의 Kartik Hosanagar 교수는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은 더 높은 연령대의 시장 진입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뭔가를 공유 (sharing)한다는 아이디어는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갈구하고 욕망하는 원초적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대학생이던, 70살 노인이던 누구나 다 특정 집단이나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싶어하고 자신이 속해있는 동네의 전문가가 되어서 어떤 식당이 맛이있고 어떤 나이트클럽이 잘나가는지를 친구들한테 자랑스럽게 말해주고 싶어합니다.” 라고 그는 말을 한다.
또다른 워튼의 마케팅 담당 교수인 Eric Bradlow는 마케팅 전문가 답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어떠한 제품이라도 한번에 모든 시장을 다 공략할 수가 없습니다. 항상 특정 시장을 대상으로 시작하고, 그 시장에서의 성공과 reference를 기반으로 다른 시장 진입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Foursquare와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들은 이러한 단계적인 과정을 아주 극적으로 단축시켰는데 그 방법 또한 매우 재미있습니다. Foursquare가 직접 다른 시장으로 진입을 시도한게 아니라 이미 다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고객들과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대형 브랜드들이 먼저 Foursquare한테 접근을 해서 파트너쉽을 맺게 되었는데 Foursquare와 Bravo Television과의 파트너쉽이 이걸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그런데 과연 Foursquare와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가 정말 인생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일까? 안그래도 복잡하고 할일 많은 인생인데 가는곳마다 check-in을 하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를 모든 친구들한테 방송을 하고 다녀야하는것일까? 나도 처음에는 미친듯이 check-in을 하다가 요새는 조금 시들시들해진거를 보면 아닌거 같다. 오히려 인생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distraction이 된다는 생각을 요새와서 조금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Foursquare의 급부상을 다른 서비스들이 그냥 보고 있을리는 없다. 아니나 다를까 Twitter, Facebook이나 Yelp와 같은 서비스들은 모두 Foursquare와 같은 check-in 기능을 구상중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외형보다는 check-in이라는게 유저들한테 실제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곰곰히 연구하는게 여기서 key factor라고 한다. 물론 새로운 제품을 매우 “쿨”한 제품으로 홍보를 하는건 단시간안에 많은 유저들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빨리 들어오는만큼 그만큼 빨리 사람들이 싫증을 내어서 다른 “쿨”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떠날 우려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공감을 할 수 밖에 없다. 뮤직쉐이크.com이 초기에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TechCrunch와 같은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한테 알려졌을때 하루에 수만명의 유저들이 사이트 방문을 하였지만 단순하게 “쿨”하였던 그 당시의 서비스는 수만명의 유저들을 사이트에 오래 잡아두지를 못하였다. 결국 일주일만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빠져나갔고 최근에 와서야 우리는 떠난 유저들을 다시 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롱런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미래의 특정 시점에서 “새롭고 쿨”한 제품에서 “기능적으로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전환을 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을 한다. Foursquare와 다른 서비스들이 풀어야하는 지상과제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재미있어하는 단계를 넘어서 “실시간 위치”라는 유용한 정보를 사용해서 돈을 벌수 있는 그 다음 단계의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15년 전 이메일 마케팅을 한번 생각해보자. 어느날 내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상점에서 다음과 같은 이메일이 왔다. “고객님만을 위한 특별한 할인 행사를 이번 주에 하고 있습니다. 고객님이 관심가질만한 이번 주의 특별 할인 제품들입니다.” 이런 이메일을 받은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와…이거 대박인데. 내가 어떤 제품을 좋아하는지 이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클릭을 하고 이런저런 제품들을 보고 심지어는 구매까지 한 사람들도 더러 있는걸로 알고 있다. 이런 이메일을 몇번 더 받을때까지만 해도 아직 신기해하겠지만, 그 이후로는 아마도 싫증을 내면서 이런 홍보성 이메일 제목만 봐도 그냥 바로 지웠을것이다. Foursquare도 어느 시점에서 바로 이런 문제점을 분명히 직면할것이다.
얼마전에 Yahoo가 Foursquare를 1,000억원 이상을 주고 사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제발…야후한테만은 팔지말았으면 좋겠다. 야후는 스타트업들이 죽으러 가는 묘지와도 같다). 상당히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Foursquare 멤버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사가 위기에 쳐해있다는건 절대 아니다. 아마도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열심히 check-in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이러한 유저들과 함께 Foursquare의 밸류에이션은 날이 갈수록 계속 올라갈것이다 – 어느 시점까지는…앞으로 이 회사가 어떤식으로 진화할지 무척이나 궁금해하면서 나도 오늘은 간만에 순두부집에서 check-in을 해서 Mayor 자리를 유지해야하겠다.
Sunghwan
여전히 전 이 chek-in의 실효성에 의문이네요. 내가 좀 뒤떨어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