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의 제목은 “비트코인의 미래”인데 솔직히 나는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지식이 많지도 않고 경험도 없다. 다만 우린 한국비트코인거래소의 투자자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 솔직히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불확실성 투성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비트코인의 미래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특히 최근들어 발생한 Mt.Gox 관련 좋지 않은 소식들과 이에 따른 비트코인 회의론과 거품론과는 반대로 예상외로 안정적이고 탄탄한 비트코인 경제를 경험하면서 이런 긍정적인 생각들을 더욱 더 굳혔다.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거래소였던 Mt.Gox가 사실상 문을 닫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기술적인 문제, 해킹 (이 또한 기술적 문제) 그리고 내부 경영진들의 도덕적 부폐가 파산 이유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는 일부러 관련 기사들을 많이 안 보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비트코인 찬성파보다는 반대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서 비트코인 및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맹렬한 비판과 비트코인 종말론으로 인터넷이 도배가 될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로 그렇게 되었다. 한국일보의 “‘미래의 돈’ 거품이었나 존폐위기 놓인 비트코인“이라는 기사의 제목만 봐도 한국의 기자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지식이 얕은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상기시킬 수 있었다. 역시 아직도 한국에는 제대로 된 tech 기자는 없나보다.

Mt.Gox 사태에 대해서 Coinbase의 대표 Brian Armstrong이 그의 입장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그는 비트코인을 이메일에 비유한다. Hotmail, Gmail, Yahoo Mail, AOL, 네이버, 다음 등 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이메일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기 때문에 이런 이메일 서비스들은 간혹가다가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하고, 해커들한테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짧게는 몇 분 동안, 길게는 몇 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우리는 ‘이메일’이라는 전자편지 방법/프로토콜의 존재나 유효성에 대해 의심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서 갑자기 핫메일 서버가 다운되어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을 수 없게 되면 (실은 핫메일은 좀 문제가 있다. 너무 자주 다운된다) 나는 핫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욕하지 “야 이거 봐라. 역시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인정하기에는 너무 불안한 통신 방법이야”라면서 이메일 자체를 욕하지는 않는다.
마곡스 사태도 이와 비슷하다고 Brian은 생각한다. Brian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마운트 곡스의 문제이며 불안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도덕적이지 못한 그 회사 경영진들의 문제이지 비트코인 자체가 죽었거나 가능성이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8년도에 Lehman Brothers가 망하고, 최근에 우리나라의 신용은행들이 망했을때 우리는 은행들을 욕했지 ‘실물화폐’ 자체가 불안하고 잘못된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직 비트코인은 갈 길이 너무나 멀다. 기술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앞으로 Mt.Gox와 같은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며 언제 금융권 또는 정부에서 규제를 시작할지 모른다 (이미 시작은 했다).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이 mainstream 통화로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 그리고 어쩌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 이런 세상이 올 것이다. 악한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선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비트코인 경제를 뒷받침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은 마곡스의 불안은 이미 수 개월 전에 시작되었고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더욱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하고 있고, 더욱 더 많은 상점들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도입하고 있고, 더욱 더 많은 end user들이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더욱 더 많은 비트코인 및 관련 서비스 회사들이 창업되고 있는게 이러한 증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은 무너지지 않았고 놀랄만큼 안정되면서 오히려 어제는 많이 올랐다.

오늘 Coinbase에서 비트코인 결제 URL을 처리할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비트코인을 받는 온라인 상점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쉽게 하기 위해서 Bitcoin payment URL이라는 걸 도입할 수 있는데, 물건을 사는 사람이 이 URL을 클릭하면 바로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할 수 있는 원클릭 서비스다. 다른 비트코인 회사들이 망하든, 회의론자들이 무슨 말을 하든, 업계 종사자들이 묵묵히 자신들이 할일만 열심히 하면서 계속 관련 기술과 서비스들을 잘 다듬어 준다면 생각보다 빨리 비트코인이 대중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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