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와서 집을 구하면서 답답했던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나 professionalism이 너무 없고, 고객들을 호구로 보는 중개사들한테 너무 실망했다. 모든 중개사들이 이런 건 아니겠지만 – 그리고 미국도 이런 중개사들이 있지만 – 한국은 정말 무법천지였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중개사들과 우리랑 같이 일하는 고생하는 창업가들을 비교해 보면 화가 날 정도다. 이건 나만 느끼는 건 아니고 한국에서 집을 구해 본 모든 사람들이 어느정도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답답한 점은 – 이건 어쩌면 내가 미국에서 집을 구해봤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지는 못 할거 같다 – 나 같은 임차인은 집 주인한테 아무 말도 못 하고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는 “집주인이 ‘갑’인” 사회 분위기였다. 내 집이 아니더라도 내 돈 몇 억이 들어가는데 왜 임차인은 뭔가를 요구할 권리가 없을까. 이사 전에 이미 망가져 있거나 작동하지 않는게 있다면 당연히 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위해서 고쳐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 조차 집 주인의 눈치를 봐야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새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임차인이 전문 홈 인스펙터를(공간관리사) 통해서 그 집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검사 받을 수 있다. 주로 돈은 임차인이 내야하는데 공간관리사들은 2-3시간 정도 매우 꼼꼼하게 집의 상태를 전체적으로 검사해준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습도, 곰팡이 존재 여부 또는 가능성, 백개미 존재 여부, 수압, 전압, 전기 접지 상태 등 모든 걸 검사 해주고 전문적인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공한다. 집을 사는 사람은 이 보고서를 가지고 집 값을 네고하거나 또는 집 주인한테 수리 요청을 할 수가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가 살 집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집의 파손으로 인한 예상치 못 한 봉변이나 피해를 최소화 할 수가 있다.
한국은 이사 당일 날 집 주인, 전 세입자, 그리고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들이 적지 않은 돈을 돌리고, 입금하고, 출금하고, 그리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후다닥 이사 나가고 들어온다. 이렇게 하니 당연히 집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전에 살던 사람이 고장낸건지 원래 그런건지 알 방법이 없으니 집 주인한테 정당하게 수리를 요청할 수가 없다. 더 당황스러운 건 집이라는게 살아보기 전에는 발견되지 않는 하자들이 있는데, 한 두 달 후에 이런 하자들이 발견되면 세입자는 곤란해진다. 정확히 누구 잘못인지 책임 소재도 애매해지기 때문에 매우 지저분한 싸움으로 끝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투자사 닥터하우스에서 새롭게 출시한 홈스캔 서비스는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니, 당장 해결하지는 못 하겠지만 좋은 방향을 제공한다. 홈스캔을 통해서 닥터하우스의 full-stack 공간관리사/기술자 분들이 주거공간을 정확하게 검사하고 진단해서 주거자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새로 출시한 홈케어 서비스를 통해서 문제점 발견 시 바로 처리가 가능하다.
기존 프로세스에 뭔가 깨진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고쳐야 하는게 맞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것들을 그냥 “관행이니까 원래 그런거야” 로 넘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제동을 걸고 기술의 도움으로 투명성을 제공해야 한다. 닥터하우스의 서비스가 여기에 한 몫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