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 중 하나는 초기 고객 모집이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 제품을 시장에 알려야 하고, 한 번 사용해본 고객이 다른 고객한테 서비스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하는데, 워낙 새로운 서비스가 홍수같이 출시되기 때문에 이게 말만큼 쉽지가 않다. 물론, 제품이 좋으면, 알아서 마케팅되고 많은 고객이 몰리는 건 사실이지만, 이 과정을 더욱더 가속해서 성장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리퍼럴(=referral) 프로그램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사용한 서비스를 다른 지인한테 알려주고, 그 지인이 내 소개를 받아서 서비스를 사용하면, 나도 뭔가 혜택을 받고, 그 지인도 혜택을 받고, 이 방법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다단계 마케팅과 비슷한 방법으로 널리 확산하면서 서비스가 성장한다.
우리가 잘 아는 많은 회사가 – 아니, 대부분 유니콘 회사들이 – 리퍼럴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신규 고객을 모집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한다. 드롭박스의 경우,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sign up 하면, 더 많은 저장공간을 제공해주고, 우버는 우버 크레딧을 제공해준다. 이 외에도 수많은 리퍼럴 방법과 프로그램이 있고,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하지만, 아직도 나름 효과가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게 새로 생기는 수많은 서비스의 확산과 성장이 증명해주고 있다.
나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통해서 여러 번 올렸는데, 최근에 내가 알게 된 Morning Brew라는 소식지가 있다. 실은 뉴스레터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토할 정도로 소식지가 많은데, 모닝브루는 내용 자체가 상당히 좋아서 거의 매일 읽는 몇 안 되는 이메일이다. 월가의 금융 소식부터 워싱턴 DC의 정치 소식,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tech 소식 중 읽을 가치가 있는 내용을 간추려서 매일 보내주는 소식지인데, 너무 길지도 않고, 너무 짧지도 않고, 너무 심각하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하여튼 딱 알맞게 큐레이션 해서 보내준다. 누가 이걸 만드는지 좀 조사해보니, 2015년도에 미시간 대학교 학생이었던 젊은 친구들이 만든 서비스다. 채용 인터뷰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면접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재미있게 흡수할 방법을 연구하던 중 모닝브루가 탄생하게 된 거라고 한다. 즉, 밀레니얼들을 위한 “일일 비즈니스 브리핑 소식지”라고 보면 딱 맞을 거 같다.
모닝브루도 리퍼럴 프로그램을 통해서 구독자를 모집하는데, 상당히 세련되게 한다. 그렇다고 다른 서비스같이 소개 당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몇 명이 모이면, 회사의 머그잔이나 티셔츠를 주는 건데, 이걸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계속 이 소식지를 내 주변 지인들에게 알려서 뭔가를 내가 계속 받게끔 자극하는 방법이 재미있다. 실은 나도 의도한 건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분이 나를 통해서 구독해서, 티셔츠부터 스웨터까지 다 받았다 🙂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3가지이다:
1/ 리퍼럴 프로그램이 좀 오래된 방법이지만, 아직도 효과적이다
2/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서 그 결과에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는데, 이건 디테일의 싸움이다
3/ 기본은 서비스의 품질이다. 모닝브루가 재미있는 리퍼럴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이게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은 사람들한테 유용하고, 남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작동할 수 있는 거다. 뉴스레터 내용이 허접했다면, 나도 그 누구한테도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