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FGCU는 32강에서 San Diego State를 이기면서 또다른 이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출했다. 

지금 미국은 대학 농구 때문에 난리다. 나는 학부를 미국에서 나오지 않아 그런지, 대학원 과정을 다닌 스탠포드나 유펜 (유펜은 졸업도 안 했지만) 농구팀의 광팬은 아니다. 솔직히 두 학교 모두 농구를 썩 잘하는 편도 아니지만…하지만 와이프는 미국에서 학부를 나왔고 농구와 미식축구 모두 잘하는 – 과거에 – 미시간 주립 대학 출신이라서 항상 이맘때면 집에서 정말 March Madness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직 프로선수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역시 대학농구에는 이변이 많다. 특히 오늘 64강에서 붙은 South Region의 2번 시드 강호이자 명문대인 Georgetown과 15번 시드의 그 이름도 생소한 Florida Gulf Coast 대학 (FGCU)의 경기는 최대의 이변이자 짜릿함 그 자체였다.

먼저 오늘 자 Wall Street Journal에서 이 두 학교를 비교한 내용을 보자:

Georgetown Florida Gulf Coast
Washington, D.C. 학교위치 Fort Myers, Florida
1792년 설립년도 1997년
1.2조원 기부금 694억원
우승 1번, 4강 5번,
Big East 우승 7번
과거 기록 Atlantic Sun 우승
1번
전국 21위 명문대학순위 남부 지방 대학 중
74위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
유명한 동문 시카고 화이트 삭스
투수 Chris Sale

간단한 몇가지 사실들만 보더라도 Georgetown이 공부로 보나 농구로 보나 명문대라는 걸 알 수 있다. 죠지타운이 NCAA 우승을 했던 1984년도에 FGCU는 아직 개교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경기는 78 – 68로 승리의 여신은 Florida Gulf Coast 대학에 미소를 보여줬고 죠지타운은 1라운드 탈락의 치욕을 제대로 맛봤다. 솔직히 나랑 상관도 없는 학교들이지만 어찌나 재미있게 봤는지 아직도 그 흥분과 짜릿함이 생각난다. 열심히 노력하는 약자를 응원하는게 인지상정이라서 그런지 나는 계속 FGCU를 응원했는데 이들이 32강에 진출해서 매우 기쁘다.

인생이나 비즈니스도 다를바 없는거 같다. 농구 대회와 같이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게 이 바닥의 매력인거 같다. 명문대 박사들과 MBA들이 셀수도 없이 즐비한, 수 십년동안 시장을 지배하던 회사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대학을 중퇴한 10대가 차고에서 만든 스타트업한테 위협 받는 걸 우리는 요새 흔하게 볼 수 있다. 당신이 강자라면 자만하지 말고 안주하지 말자. 당신이 약자라면 쫄지 말고 실험을 멈추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