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일자리가 미래다’ 라는 KBS 특집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다 보게 되었다. 요새 계속 화두가 되고 있고, 누구나 다 공감하는 청년실업 관련 내용이었다. 실은 나도 여기저기서 듣기만 해서 자세한 건 몰랐는데 이 다큐를 보면서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 많이 느꼈고 공감을 했다.
그래도 동의할 수 없었던 내용도 많았다. 다큐멘터리의 일부 내용이 방영 된 후에 방송국 현장무대에서 패널리스트들이 이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형태였는데, 요리사(전 코미디언) 팽현숙씨가 패널리스트 중 한 분 이었다. 취직을 못해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결국에는 자살을 택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가 방영되자 팽현숙씨가 이 여자가 죽은건 (자기와 같은)기성세대의 잘못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젊은이들은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기성세대가 나라를 개판으로 만들어서 일자리가 없으니, 이런 현상을 기성세대들이 올바로 고쳐야 한다는게 팽씨의 주장이었다.
과연 그럴까?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실은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정말로 슬펐다. 젊은 친구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방황하고, 위에서 말한거와 같이 어떤 분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하는 이 현실이 참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성세대들이 잘못을 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어느 시대나 문제는 존재하고, 어느 시대나 사는건 어렵다. 내 기억으로는 지금까지 한국이든 미국이든 주위 사람들이 “요새 경기가 너무 좋아서 살 맛 나요!” 라고 한 적은 없다. 힘들지 않았던 시대가 과연 역사에서 존재했을까?
세상은 어차피 복잡하고, 골치아프고, 불공평하다. 누구나 다 힘들다. 그리고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더욱 더 힘들어 질 것이다. 모두가 다 만족하는 일자리가 넘쳐 흐르던 시대가 과연 있었을까? 다큐멘터리를 계속 보면 차이가 뚜렷한 두 부류의 젊은이들이 소개된다. 한 쪽에는 대기업 정규직 취업이 안 되니까 취업을 아예 포기한 젊은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또 한 쪽에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거나 택배회사에서 포장을 하는 – 즉, 뭐라도 하면서 생계비를 벌고, 계속 기회를 찾는 그런 젊은이들 – 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이 지방대학을 나와서 대기업 취직이 안 된다고 말하고, 고졸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라고 한탄할때, 중학교도 안 나와서 기업을 만들고 재벌이 된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어느 시대라도 찾아볼 수 있다. 세월이 힘들지만, 이 와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잘 살고, 성공을 한다. 남들이 기성세대와 정부를 탓할때.
다른 분야는 잘 모르지만, 최소한 내가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일이 잘 안 풀리면 기성세대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를 탓하고 채찍질 하면서 계속 전진한다. 기성세대를 탓하고, 나라를 탓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운을 시대와 기성세대를 탓하는 순간, 우리는 동정받는 존재로 전락한다. 자신의 인생을 자기 손으로 어쩌지 못하고, 그저 시대의 흐름에 떠밀려 다니는 무기력한 존재말이다.
내가 만약에 KBS 방송국 패널에 있었다면 팽현숙씨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당신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뭐를 했는데?” 실은 나도 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남을 탓하지는 않는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정말 열심히 살았고, 우리 세대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익명
주인장님 글에 대부분 수긍한 독자지만 이의가 있어 댓글 올려 봅니다.
http://blog.naver.com/hong8706/220271076111
생애 소득은 처음 10년에 결정된다는 연준 보고서를 소개한 한 블로그 입니다.
‘시덥잖은’ 직장에서 열정페이 받는 것보다야 몇 년 동안 실직자의 위치를 감수하고라도 ‘좋은’ 직장에 집착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합니다.
그저그런 직장에서 일하는 많은 친구들은 형편없는 보수는 물론이고 제대로된 직무경력을 쌓지 못한 채 무의미한 단기 프로젝트에 소모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쓴이분께서 말씀하신 ‘기회를 찾는 젊은이들’은 당장의 생활비를 위해서 잠재적인 생애 소득의 일부를 완전히 포기한 무모한 행위를 저지르는게 아닐까요?
리볼버의 탄창에 총알 하나를 채우고 자기 머리를 쏘는 행위를 러시안 룰렛이라 하죠.
어떤 사람이 러시안 룰렛을 50년 동안 반복하면 그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하지만 지구상 60억 인구가 이런 시도를 하면 상당수의 생존자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1명의 화려한 성공담 뒤에는 그저 간신히 생존한 수백수천명과 완전히 좌절하고 절망한 주검이 널려 있습니다.
후자의 사람들에게 전자의 가치를 강요하는게 온당한 일인지는 모르겠네요.
Kihong Bae
시덥잖은 직장과 좋은 직장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남들이 잘 알아주는 이름있는 대기업이 좋은 직장인가요? 여기서 말씀하신 ‘제대로된’ 경력은 스스로 만드는거지 직장이 만들어 주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Sean
다른 분들이 이미 제가 하고푼 말들을 해주셨네요 ^^;; 취직 못해서 20대초에 프리랜서로 시작해서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 세대 앞쪽에 살짝 발 담근 30초중반 세대인데요.
20,30대 평균 자산 보유고가 뒤쳐지지 않는 다고 생각하시는 근거가 뭔지 궁금합니다.
http://m.pressian.com/m/m_article.html?no=117827
최저 임금 비율이 비정규직 제외해도 oecd 국가중 가장 높구요.
http://demo.egloos.com/m/2421436
최저임금 대비 물가는 전세계 상위권입니다.
그리고 기성세대을 욕하는 이유는 70-80년대 경제 부흥 시대의 노력 대비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 노력 덕 100%인냥 말하기 때문이죠. 그 말은 우리 세대는 노력을 안한다는 말이 되거든요.
전에는 50명 반에서 10등 안에만 들면 성공이고, 30등 안에 들면 먹고 살만했는데, 이제는 반에서 5등 해야 먹고 살만하고, 1등만 성공이라는 분위기거든요.
그런 시대와 분위기를 만들어서 우리 세대를 노력 안하고 투정 부리는 비겁자로 만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건 누가 만들었나요?
우리 세대는 무능력한게 아닙니다.
그냥 반에서 중간 정도 하면 막고 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 보통 사람인겁니다.
개인의 탓도 있지만, 그렇다고 시스템과 기성 세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면 인류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잘못] 이라는 위장막을 들춰서 ‘최소한 너희 탓은 아니야’ 라고 말씀해주시는 팽현숙씨가 고맙네요.
블로그 글은 언제나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
혹시나 제 글이 무례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Runner
평소 올려주시는 좋은 말씀들에 많은 공감과 배움을 얻고 있는 구독자(?)입니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은 반박에 여지가 있는 것 같아 익명으로나마 이견을 남겨봅니다.
저 또한 젊은 세대의 한사람으로서 남탓보다는 배기홍님이 자주 강조하신 ‘hustling’, 즉 개인의 노력으로 “내”앞에 놓인 문제/상황을 풀어가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에너지를 사회 책임, 기성 세대의 책임으로 돌리며 분노하는 것에 쓰는 것보다는 개인의 발전에 쏟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태도가 분명 맞죠.
하지만 “젊은 세대”로서 작금의 사회 구조적 문제를 본다면 (세대간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분명 논의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라톤에서 내가 가고 있는 트랙을 전력질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마라톤의 규칙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것처럼요.(물론 세상은 unfair 하지만요^^)
마라톤의 규칙을 기성세대가 잘못만들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마라톤에 전력질주 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 100%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수는 없지만 균형있는(?) 시각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아래 링크의 내용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43330852
감사합니다.
미음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는 건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모든 청년들이 다 노력해서 소위 말하는 고스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모두 취업할 수 있을까요? 다들 자기 능력보다 더 높은 일자리, 좋은 일자리, 편한 일자리를 찾기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건가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 문제죠 이건.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모두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지만, 현재 사회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했던 건 기성 세대죠. ‘기성 세대가 열심히 하지 않았다’ 와 ‘기성 세대가 잘못 했다’ 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구분하셔야죠. 우리 아버지 세대, 분명 열심히들 사셨습니다. 열심히 살았다고 현재 사회 문제에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사회가 이 정도라도 발전할 수 있었던 건 분명 기성 세대 분들의 노력 덕분입니다만, 젊은 세대가 고통 받는 것도 분명 기성 세대 분들의 책임이죠.
왜 젊은 사람들은 계속 줄어드는데 일자리는 더 많이 줄어드나요? 젊은 사람들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게 누군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건 기성 세대가 아니면 누군가요?
네, 분명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네, 분명 노력하면 다른 길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 현상을 청년들의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기성 세대를 탓한다? 탓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글쓴이 분께서 스타트업 일을 하시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계시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는 걸 다 개인의 노력 문제로 돌리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이를 탓하며 노력하지 않는 건 분명 문제입니다만, 분명 존재하는 사회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한번 더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humanicsit
“기성세대가 문제다”는 말은 기성세대 전체를 부정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고, 그걸 부정하는 말은 아닌 듯합니다.
기성세대가 열심히 일만 하고 사회적 이슈나, 사회 시스템에 공정하게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우리는 정책은 성장주의 일변도로, 노동문제/환경문제/차별문제/복지문제 등
사회 공공 인프라는 성격의 제도나 시스템은 사실상 후진국적 상황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고통받는 비정규직 문제나 노동 이슈에 대한 대응은 정말 문제입니다.
열심히 일만 하고, 돈을 모아서 살기에만 바쁜 시절이었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사실상 아무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회 일각의 탐욕적인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각종 제도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저항이 매우 미약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여파가 지금의 젊은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로 도출되었다는 것은
(완벽히 기성세대의 100% 책임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큰 틀에서 부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Won YongBong
좋은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약간의 논쟁이 될 만한 글을 올리셨네요.
님의 생각에 동의하고 싶지만 제 대학생활을 회상해 보면
역시 지금 젊은이들이 더 힘든것 같습니다.
저는 지방대를 나왔지만 졸업때쯤 과사무실에 가면 취업추천서를
3-4장씩은 받을수 있었으니까요.
아무래도 세상을 지금처럼 만든 거는 좋을때 후배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놓지 않은 기성세대인 저희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고 봅니다.
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gkeem
의자놀이 같은 것이죠,. 의가 아홉개에 사람 열명이던 시절도 의자에 앉는건 힘들었죠. 그리고 의자에 앉지 못한건 내가 경쟁에 뒤쳐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의자 세개에 사람 열명인 시절이 왔고, 그나마 의자 세개 중에 두개는 이미 임자가 있죠. 어쨌든 의자에 않기는 힘들고 의자에 못 앉은건 내가 경쟁에 뒤쳐져서죠. 아마 스타트업 하시는 분들은 ‘그럼 내가 의자를 만들면 되는거야!’라고 하실려나요. 거기가면 의자를 만들수 있는 나무는 한그루인데 의자가 필요한 사람은 백명이고,. 어쨌든 내가 실패한 이유는 내가 경쟁에 뒤쳐져서 그런거죠. 어쨌든 뭐, 의자에 않고 나면 다 똑같아요. [내가 이 의자에 앉기가 얼마나 힘들었느데.]
Kihong Bae
의자가 여러개 나와서 따라잡기 좀 힘들었는데 무슨 말씀이신지는 잘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의자 9개에 사람 10명이 있던 시대가 과연 있었던가 싶어요…항상 의자는 모자라지 않았나요?
Sean
언제나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
항상 의자는 모자랐지만,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죠. 개수도 줄어들고 있구요. 의자의 퀄리티 격차도 심해지죠.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195787#cb
Jaesin Tristan Nam
대다수 글들을 잘 받아보며 틈틈히 글을 잘 읽고 많은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핵심 논조이신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기성세대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간다” 라는 논지를 뒷받침하기위하여 한국 기성세대에게 잘못이 있다/없다를 예시로 드신것 같은데, 그 예시의 선택이 논쟁의 여지를 제공한지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블로그는 개인의 공간이며, 그것을 수정하거나 지우시거나 하시는것보단 소통을 위해 글을 써봅니다.
우선 첫째,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세계 어딜 가나 존재합니다.
둘째, 대개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현재 세대의 탓이 아닙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정치/경제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그것을 만들어낸것은 현재 세대가 아닙니다.
선택권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셋째, 현재 세대들이 원하는것은 “일자리가 가나안의 꿀처럼 넘쳐 흐르는” 시기가 아닙니다.
무언가 단단히 오해하고 계신것 같은데, “노력한만큼 정당히 보상받는” 아니 어쩌면, “죽도록 노력하면 조금이나마 안정적이고 희망은 보이는” 시대를 바라는것입니다. 집값, 물가, 그리고 현재 2~30대들의 평균 자산보유고는 언급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넷째, 세상 모든 직업군들이 다 스타트업같지는 않습니다.
너무 오랜기간 스타트업만 신경쓰시다보니 그 외의 산업군에 대해 다소 microscopic 해지신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다섯째,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실망한 단락입니다.
“하지만, 불운을 시대와 기성세대를 탓하는 순간, 우리는 동정받는 존재로 전락한다”
역사책에 씌인 모든 크고 작은 언급할것도 없다고 봅니다. 프랑스 대혁명때의 마리 앙뜨와네뜨의 말이 떠오르는듯 하군요. 탓할것은 탓하고,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일어나야 하는것이 건강한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여섯째, 주제넘지만 배기홍님의 자제분들을 위해 씁니다.
“힘들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다” –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도 힘들었고 너도 힘들었고 모두다 힘들었으니 너희도 힘든것이 당연하다” 는, 현재 세대들에게 힘을 주기보다는 “역시 꼰대구만” 이라는 말을 듣기 딱 좋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제가 항상 아버지께 들었던 말과 한치의 오차가 없거든요.
아이를 키우시거나 연애를 하시다보면, 그들에게 내 경험에서 우러난 대답과 정답을 제시하는것만이 항상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저 스스로의 인식과 경험의 한계 내에서, “위로”받고 싶어할수도 있고, 그것이 가장 큰 에너지를 주는 – 사실상 정답에 가장 근접한 – 행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때론 이렇게 controversial 한 글도 좋군요.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Kihong Bae
안녕하세요. 네, 저도 이런 건설적인 대화/reply들 너무 좋은거 같습니다. 트리스탄님께서 말씀하신 부분들 곰곰이 생각을 해 봤습니다. 너무 스타트업 분야에서만 일하고 있어서 microscopic 하게 보고 있다는 말씀은 저도 뜨끔했네요…이 부분은 앞으로도 고민을 많이 하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동의를 할 수 없는 부분은…저는 한국이 “노력한만큼 정당히 보상을 못 받는”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저는 아직도 제대로 노력을 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값, 물가, 그리고 현재 2~30대들의 평균 자산보유고는….한국이 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그렇게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힘들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 하신거 같아서요…”모두가 다 힘들다. 우리 아버지도 힘들었고, 나도 힘들었으니, 너도 힘든건 당연하다”는 맞습니다. 하지만, 제 포인트는 “그러니까 남탓하지말고 열심히 살아라. 왜냐하면 모두가 다 힘든 이 와중에도 잘 하는 사람들은 잘한다” 였습니다.
그냥 읽고 가만히 있을수도 있는데 시간 내주셔서 좋은 피드백 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Jaesin Tristan Nam
네 저도 이런 의견교환과 그를 통한 가르침 매우 좋아합니다^^; 사실 글을 업로드해놓고 몇분뒤에 “다소 공격적인 언어선택이 많았”음을 후회했답니다. 혹시라도 몇몇 단어에 기분이 상하셨다면 우선 사과드립니다.
우선 메타적인 이야기부터 하면 좋을것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기홍님의 글들을 읽을때면, 다소 저희 아버지와 비슷한(?) 점이 있다, 를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정신력으로 이겨낼수 없는것은 없다” , “니가 노력하면 안될것은 없다” 등의 논지 말이지요.
이 말을 왜 꺼냈냐하면.. 동의하실수 없다는 두가지 단락에서 모두 “개인의 노력”이 공통 키워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단락에 대해선 이것저것 본 기사들이 많지만 지금 당장 꺼낼수가없으니 우선 넘어가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생각대로 기홍님의 문장을 수정해본다면 “저는 아직도 엄청나게 노력을하면 기성세대가 얻었던 보상의 1/4정도는 얻을수있다” 로 생각합니다.
두번째 단락은 말씀하신것처럼 제가 ‘힘들다’는 부분을 잘 이해 못한것이 맞는것 같으며, 동시에 쓰신 문단에 대해 크게 동의합니다. 특히 개인의 노력, 특히 하는 사람들은 잘한다 – 여기에 매우 동의하거든요. 저도 자식이 생긴다면 항상 이렇게 이야기하며 자존감을 북돋워 줄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글에 언급하셨던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보았을땐 이 문장이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씬에서 보도록 하죠.
세상엔 주커버그와 세르게이브린들만 넘쳐나는게 아니고, 스타트업씬에서야 당연하게도 99%이상의 스타트업들은 망해나가며, 스탠포드 카이스트 얼럼니들이 만든 회사들도 그 확률에서 크게 벗어날수는 없죠. 여기는 말씀하신 “너만 잘하면되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는없어!” 라는 말이 어느정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한국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학벌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나이가 어려서, 혹은 많아서, – 여러 이유때문에 마켓핏을 찾은 스타트업들이 지원을 받지못하고 괴사하거나 좀비회사가 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과연 여기서도 “남탓하지마”라는 말이 통할런지 저는 다소 의문입니다. (그들에게 에너지를 줄순있겠지만요.)
결론은, 기홍님의 이번 글의 논조는 매우 잘 이해하고있습니다 : 블로그 제목부터가 스타트업 바이블이고,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북돋음을 주기위함도 이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다소 논쟁적인 도입부도 나올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소간의 문제때문에 퇴고는 두번밖에 하지 못하였으니 혹시 마음상하시거나 하시면 그럴의도는 전혀없었음을 알아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Hojin Hwang
아. 댓글이 지워졌네요. 평소에 글을 구독해서 잘 보고있고 좋은 글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 글은 제가 댓글을 달아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편의점 알바가 적성에 안맞아서 힘들다던가 식당일이 힘들어서 못해먹겠다는 건 개인의 문제가 맞습니다. 제 사업이 인정 받지 못하는 것도 온전히 저의 몫이죠. 하지만 편의점 알바 자리 밖에 없거나 식당 일자리마져 찾기 힘든 사회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빌게이츠나 스트브잡스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작가님이 좋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그 결과가 좋지 않은 건 우리 책임이지요.(여기서 우리는 기성세대입니다.)
늘 좋은 글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충실한 독자의 다른 생각이었습니다.
Kihong Bae
호진님 – 시간 내주셔서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이런 active한 대화들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솔직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없거나, 식당 일자리마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널려있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하지만, 찾아보면 있습니다. 모두가 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한테 뒤지지 않는 직업을 찾고 있는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회를 만든 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지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고맙습니다.
Yoochang Shin
공감합니다. 언제든 힘들지 않은 시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10년에 한 번은 금융위기를 겪어온 것 같고, 또 조만간 금융위기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최근 들어 더 듣는 것 같습니다. Introvert한 사람, Extrover한 사람이 있는데, 전자는 “내 탓이오”하며 자기에게 원인을 돌리는 사람이고, 후자는 “조상을 잘못 만나서 그래”처럼 환경에 원인을 돌리는 사람입니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 특정 사안의 결과와 원인을 분석하는 방법에 다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Introvert한 사람이라면 마음 속으로는 내가 잘못해서 그래, 내가 잘 해서 그래라는 생각을 하더라도 환경적 요인은 잘못된 것이 없었는가를 살펴보아야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생각이나 우울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고…Extrovert한 사람이라면 마음 속으로는 환경이 안 되서 내가 이모양이야라는 생각을 하더라도, 내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놓친 것은 없는지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조금은 마음을 편히 먹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맞습니다. 어느 누구도 최선을 다해서 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시각에 상대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죠. 우리 모두 열심히 사는 것 같습니다!
Kihong Bae
저는 은근히 extrovert 하지만 그렇다고 조상을 탓하지는 않는데요…예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