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투자 분위기는 아직도 AI, 로보틱스, 국방, 피지컬 AI와 같은 딥테크와 하드테크에 집중됐지만, 우린 좋은 창업가들이 좋은 사업을 하고 있으면 분야와 기술관 상관없이 검토하고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는 어려운 기술보단 먹고, 마시고, 입고, 놀고, 어울리는 분야라는 점을 우린 매번 강조하고 스스로 상기시키면서 이 분야의 회사와 창업가를 많이 만나고 검토하고 있다.(그렇다고 우리가 딥테크와 하드테크를 안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분야도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

Consumer 분야의 트렌드를 관찰하다 보면 요새 ‘Optimizer’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다. 말 그대로 최적화된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하면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재미도 있지만 의미도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 계속 연구하면서 추구하는 세대를 옵티마이저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더 건강하게 살고 싶지만, 수도승처럼 금욕적인 삶보단 나름의 방식으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어 하는, 현명한 지름길을 통해서 더 건강한 선택을 하고 똑똑한 방법으로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대라고 할 수 있다.

MZ 세대의 40% 이상이 자신은 옵티마이저라고 하는데 이들은 먹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비슷한 카테고리의 음식이라면 더 비싼 고급 제품을 선호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고, 섬유질을 더 많이 섭취하고, 가공음식을 덜 먹지만, 또 재미있는 사실은 맛집이라면 – 그리고 그 맛집이 초가공식품인 소금빵 가게라도 – 30분 이상 기다려서 꼭 먹고 마는 특징이 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사실과는 달리 이들은 술도 남들보다 더 많이 먹지만, 되도록 더 비싼 술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와인도 일반 와인보다 내추럴 와인을 선호한다.

옵티마이저는 오래 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일주일에 4번 이상 운동하고 장수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사우나도 자주 한다. 대부분 애플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외모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높아서 비만이라고 생각하면 GLP-1을 거리낌없이 맞거나 복용하고, 보톡스와 필러도 더 많이 맞는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건강, 장수, 체중감소를 위해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펩타이드 주사도 상당히 많이 자가주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GLP-1을 통해서 자가주사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집에서 펩타이드 주사를 편안하게 맞는 것 같다.

이들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수용력도 남다른데, 자연스럽게 AI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사용한다. 36%가 매일 AI 챗봇과 대화하고 절반 이상이 AI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기보단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옵티마이저의 이런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쯧쯧쯧” 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런 인생 최적화 철학이 가진 큰 장점이 있다. 옵티마이저는 인생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이 강박에 의해서 행동도 인생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조정되는데, 이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이 몸에 배면서 이들은 이미 스스로가 인생에서 이기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기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정말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지긴 한다.

아직도 인기 있는진 모르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 재미있게 살자는 YOLO와 모두가 한 번 죽는 인생 의미 있게 살자는 YODO가 큰 인기몰이를 했었는데, 옵티마이저들은 YOLO와 YODO를 적절하게 혼합한 삶을 지향하는 것 같다.

MZ 세대를 대상으로 사업하는 창업가는 계속해서 바뀌는 이런 큰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하는데, 요샌 취향과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어서 사업 환경은 더욱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