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내가 ‘긍정의 단련’이라는 글을 썼는데, 이 글을 보고 나에게 따듯한 메시지를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다. 요새 워낙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 마인드를 가지고 계속 사업을 하는 창업가분들을 나는 지지하고 응원하고 존경한다는 내용이었고, 이 글의 내용은 100% 진심이다. 실은, 시간이 갈수록 창업가들과의 접점이 더 많아지고, 새로운 창업가도 많이 만나지만, 오래된 창업가분들을 계속 볼수록, 이들에 대한 존경심은 더욱더 깊어진다. 사업을 하는 분들은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DNA를 가진 분들인 것 같고, 나는 왠지 이런 분들에게 끌리는 DNA를 가진 것 같다.

그런데 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몇 분들은 내가 “따뜻하고” , “인간적이고” , “다른 VC는 돈 버는 데 혈안이 되어 있지만, 스트롱은 다른 것 같은” 투자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마치 내가 돈과는 상관없는 따뜻한 투자를 하는 자선사업가인 것처럼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에 많은 분들이 나한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회사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는데, 간혹 보면 돈을 버는 것과는 상관없는 비영리사업에 투자 검토를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이번에 쓰신 글을 보면, 스트롱은 확실히 다른 투자자들과는 다른 것 같아서”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우리는 차가운 투자자보단 따뜻한 투자자에 훨씬 더 가까운 게 맞다. 아무래도 초기 투자를 하다 보니, 제품과 시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딱 하나의 투자 기준만 선택하라면 당연히 ‘사람’이기 때문에 따뜻한 마음으로 투자를 접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접근이 돈과는 상관없는 접근이라고 생각하는 건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고 이분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다.

우리는 철저한 자본주의자이다. 남한테 돈을 받아서, 이 돈을 다른 분들에게 투자하는 사람들이고, 이렇게 할 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적은 투자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버는 것이다. 실은 우리의 밸류체인에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우리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LP도 스트롱에게 투자하는 금액보다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이 돈을 우리는 스트롱의 포트폴리오 회사에 투자하고, 우리 또한 우리가 투자하는 금액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 포트폴리오 회사들도 결국엔 스트롱의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키우고, 큰돈을 벌기 위해서 열심히 사업을 하는 것이다. 물론, 돈이라는 것으로 모든 걸 너무 단순화하긴 했지만, 솔직히 투자는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라 단순한 것이다.

이렇게 먹고 먹히는? 투자의 사슬 속에서 우리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따뜻한 투자를 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존경심과 인간관계가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두 다 같이 돈을 벌어야지만 이 관계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결국엔 사업의 본질은 돈을 버는 것이고, 투자의 본질도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