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Kihong Bae:

MGMT804 – Venture Capital and Entrepreneurial Management

나의 favorite 과목이다. 일주일에 한번, 3시간 동안 진행하는 수업인데, 와튼 교수가 아니라 현재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Novitas Venture Capital에서 활동하는 두 파트너 Scott Nissenbaum과 Dean Miller가 번갈아 가면서 강의를 한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교수보다는 현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역시 가장 최신의 industry knowledge를 가지고 있는거 같다.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두부류가 있는거 같다. 나와 같이 졸업 후 venture capitalist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과, 졸업 후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entrepreneur 들이다. Entrepreneur들도 VC들의 성향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있어야지만, 향 후 투자를 받을 때 더 좋은 조건에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예비 창업가 들이 이 수업을 듣는다. 수업 진행 방식은 다른 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수업 참여도가 매우 중요하다. 원형 강의실 앞에 조교가 앉아서 어떤 학생들이 손을 들고, 어떤 질문이나 어떤 comment를 하며, 그 comment가 수업 내용과 적절한지를 즉시 평가 한다. 이 점수들이 학기말에 모여서 성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너도 나도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아예 3시간 내내 손을 들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 (나도 그런적이 있는데 발표를 너무 많이 하면 잘 안시키는 문제점도 있다. 교수가 일부러 시선을 피하고 다른 곳을 보고 그러더라) 사업계획서를 보는 방법, 매출이 전혀 없는 인터넷 기업을 평가 (valuation)하는 다양한 방법, term sheet 작성, 벤처 기업 평가와 관련된 legal issue 등과 같이 실제로 일을 할 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이 수업을 나는 상당히 좋아한다. 어느정도 이론이 바탕이 되지만,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 두 명의 노련한 VC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가 주옥 같은 지식이기 때문에 MGMT804 수업 시간에는 맨 앞 줄에 앉아서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다. Venture Capitalist나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들어보라고 추천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이 수업도 reading 만만치 않다. 매 수업 시간마다 약 50장의 reading을 해야하는데 왠만하면 다 읽어 보려고 항상 노력은 한다 (그런데 결국은 다 못 읽는다 ㅎㅎㅎ). 그리고 수업 시작하기 전에 매 시간마다 제출 해야하는 숙제가 있는데 주어진 미니 케이스 (caselette)를 읽고 5-6개의 문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2장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혼자서는 못하고 팀을 만들어서 같이 일을 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이 수업을 듣는 1학년이 거의 없다. 대부분 다른 core 과목 (나는 몇 개는 waive를 했다)과 수업 시간이 겹치기 때문에 2학년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내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첫 수업 시간에 내 옆에 앉은 중국 여자 Ming Fu와 같은 팀을 만들었는데 Ming은 와튼 학생이 아니라 프랑스의 INSEAD에서 온 교환 학생이다. 와튼의 장점 중 하나가 유럽과 아시아의 다양한 business school과 partnership을 맺어서 원한다면 일년에 3-4개월 정도는 다른 대륙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학점 interchange가 된다.

MGMT654 – Competitive Strategy

Q2에 새로 수강하는 과목 중 하나가 MGMT654 Competitive Strategy이다. 우리는 살면서 “전략”이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한다. 특히,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일수록 툭하면 “전략적 사고” 이니 “전략적 xxx”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하는데 과연 전략이란 무엇일까? 성공하는 기업은 왜 성공할 수 있으며, Toyota나 GE 같은 기업은 어떻게 몇 십년 동안 해마다 성장에 성장을 반복할 수 있을까? Sarah Kaplan 교수는 적절한 business strategy와 corporate strategy의 절묘한 조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말한다. 전 McKinsey Engagement Manager 출신이자 비즈니스 베스트셀러 “창조적 파괴: Creative Destruction”의 저자인 Sarah Kaplan 교수는 멋쟁이 노처녀 교수이다. 키도 크고, 몸매도 늘씬하고, 뿔테 안경 넘어로 보이는 눈빛에서는 가끔씩 광선이 나온다. 희끗희끗해지는 머리 염색은 일부러 안하는건지, 왠지 약간 무서워 보이기 까지도한다. 하지만 성격은 상당히 재미있다. 약간 정신 없지만, 수업 시간에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며, 학생들을 수업에 많이 engage 시키려고 상당히 노력을 많이 하는 부분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MGMT654 수업 방식 또한 매우 재미있다. 매 class마다 읽어야할 전략 과목 교과서의 reading이 있으며, 이 reading과 관련된 실제 case study가 있다. 전체 reading을 다 하면 매 수업 마다 약 50장의 reading을 해와야 하는데 나는 reading 보다는 case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Case를 안 읽으면, 수업 참여를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이 reading은 잘 해오는 편이다. (class participation이 성적을 많이 좌지우지 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한 번 정도는 손을 들고 의견 발표를 한다. 물론, smart한 발표를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데 이럴 경우에는 교수가 직접 제지를 가하기도 한다). Learning Team과 같이 분석해야하는 case가 학기 중 2개 있으며, soft한 과목이지만 기말 고사를 보는 “빡센” 과목이기도 하다.

전략의 대가인 Michael Porter는 기업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기업전략은 크게 corporate strategy와 business strategy로 나눌 수 있다. Corporate strategy는 A라는 기업이 어느 industry에서 (WHERE) 경쟁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며, business strategy는 어떻게 (HOW) 경쟁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이 두 전략을 적절하게 조합 하는 기업이야 말로 경쟁자들이 절대로 모방할 수 없는 competitive advantage를 얻음으로써항상 남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것이다.”


과연 나는 앞으로 어떤 industry에서 일해야 하며, 어떻게 남들과 경쟁을 해야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Lunch with Min

오늘 (금)은 와튼의 여성 비즈니스 클럽인 WWIB (Wharton Women In Business) 주최의 conference가 시내에서 열려서 그런지 검은 정장 입은 여자들이 시내에서 많이 보였다. 2007년 와튼 졸업생이자, 어린 시절 나와 같이 스페인에서 자란 민정이가 WWIB 행사의 한 세션인 Tea Chat (차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재학생과 동문이 career와 관련하여 이야기하는 세션)에 동문 자격으로 초청받아서, 오랜만에 필라델피아에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민정이는 스페인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Brown 대학 졸업 후 부동산 관련 투자 회사에서 일을 하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쓰는 작가 준비를 하다가 (원래 글 쓰는 솜씨가 좋았다) 갑자기 와튼에 입학을 하였는데, 졸업 후에도 부동산 관련일을 계속 하고 있다. 현재는 Morgan Stanley의 부동산 Investment Management (정확히 뭐하는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ㅎㅎ) 부서에서 굉장히 잘나가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민정, 민정이와 같은 해에 졸업한 또 다른 한국인인 Lana, 우리 와이프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서 Walnut 17번가에 있는 Pietro’s Coal Oven Pizza에서 옛날 이야기 하면서 재미있게 식사를 하였다. 결국 이야기의 주제는 Wharton과 와튼의 수업, 인터뷰를 어떻게 하는가 등등…

친구이지만 학교 선배의 입장에서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내 주위에도 참 좋은 사람들과 잘 나가는 친구들이 많은거 같다. 물론, 스스로 잘되는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주위 사람들과 같이 성공하면 인생의 즐거움이 배가 되겠지…

Learning Team Feedback

앞으로 2년동안 같이 생활하게 될 우리 learning team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 출신 국가, 출신 배경, 종교, 사상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는데 갈등이 왜 없겠는가? 모든 learning team들이 출발은 굉장히 좋다. 모두에게 nice하며, 서로에 대해서 조금 더 배워보려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같이 술도 마시고…많은 사교 활동을 하지만, 막상 학교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인생이 바빠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고…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학업을 같이 하다보면 반드시 충돌이 생기게 마련이다. 심지어는 2년 동안 완전히 원수같이 지내는 팀들도 가끔씩 있으며, 더 친해지라고 만들어 놓은 learning team이 의도하였던 거와는 완전히 반대로 communication은 저해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들었다. 우리 팀을 내가 평가하자면 100점 만점에 77점 정도를 주겠다. 우리는 큰 의견 충돌은 거의 없지만, 그 이유는 서로가 너무 diplomatic 하기 때문인거 같다. 조금 더 각자에게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더 해도 될거 같은데 아직까지 그 정도로 몇몇 멤버들은 친하지가 않은거 같다.

Q1이 끝나면 learning team이 서로에 대해서 평가를 해야 한다. 그냥 점수를 주는거에서 끝나지 않으며, 이 평가를 바탕으로 한 자리에 모여서 각자에 대해서 open feedback을 주는 learning team feedback 세션이 와튼의 core 과목 중 하나이다. 약 3시간 동안 – 어떻게 보면 재미있을거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아주 어색하고 거북하다…남을 평가하는거…그것도 상대방의 면전에서…그리고 나와 그 사람만 있는게 아니라 전 팀원 앞에서 – intensive한 세션이 진행되는데 그걸 바로 오늘 저녁에 했다. 나는 나름대로 이런 문화에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해보니까 굉장히 힘들었다. 실은 땀이 삐질삐질 나더라. 남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좋은 feedback은 듣는 사람이 더 기분 좋게 encourage 해주고, 나쁜 feedback은 솔직하지만 듣는 사람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그 나쁜점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한 해결책 까지 제시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으며, 직장에서 매니저들이 부하직원들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각 팀원에 대해서 좋은 점 2가지, 고쳐야 할 점 1가지에 대해서 굉장히 깊게 토론하였는데 우리 팀원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다음과 같다.

  • Julia Fu – Julia는 미국계 중국인이라서 그런지 같은 아시아인으로써 친근감이 많이 간다. 남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본인의 의견을 잘 말해서 어리지만 배울점이 많은 친구이다. 한가지 단점은 너무나 poker face라는 점이다. 약간 새침떼기라고나 할까, 하여튼 정확하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 Brian Gornick – Brian은 확실히 나랑 많은 프로젝트를 같이 해서 서로의 성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오히려 Courtney보다 더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틀린게 있으면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간다. 가끔씩 너무 aggressive해서 상대방을 놀래키는 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같이 일하기 참 편하다.
  • David Kakembo – David의 장점은 사교성이다. 항상 웃는 얼굴로 상대방을 편하게 하고, 별로 재미 없는 말을 해도 시원시원하게 웃어주는 친구다. 하지만, 같이 일을 하기에는 약간 힘들다. 왜냐하면, 수업 준비를 그다지 잘 해오는 편은 아니고 수업 내용과 상관없는 발언을 가끔씩 해서 다른 팀원들과 초기에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 Sujit Nair – Sujit는 숫자의 천재이다. 약간 사교성이 떨어져서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본인 또한 그 점을 알고 있으며 끈임없이 노력하면서 개선하고 있다. 약간 개으른 면이 있어서 막판에 모든걸 끝내려는 성향이 있지만, 어찌 되었던 간에 일은 완벽하게 처리한다. 지금은 나나 지현이랑 굉장히 친하게 지내며 가끔씩 우리집에 와서 LA 갈비를 축내고 가기도 한다.
  • Courtney Pace – Courtney는 여장부이다. 탁월한 leadership을 가지고 있으며, 성격 또한 내가 처음에 생각하였던 거와는 많이 다르게 느긋하고 남을 많이 배려한다. 내가 지적하였던 점은 가끔씩 솔직하지 못하고 남을 너무 배려해서 말을 빙빙 돌려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간은 더 직설적이었으면 좋겠다.

자, 그러면 나에 대한 우리 팀의 피드백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해서 그런지 나와 사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굉장히 flexible하고 의견조율을 잘 한다고 한다. 지적당한 점은 몇가지가 있는데 일단 학업에 조금 더 serious 해져야하며 (내가 학점에 그다지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술먹는 자리에 조금 더 자주 나오라고 한다 (Oceans International 일을 해서 그런지 목/금 파티는 많이 못 나간다).
어떻게 보면 시작할 때는 굉장히 불편하고 어색한 자리였지만 막상 끝내고 나니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거 같고 팀의 결속력이 더 단단해졌다라고 할까? 이런 자리를 정기적으로 갖는것도 괜찮을거 같다. 우리나라도 이런 feedback 제도를 조금 더 강화해야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유치한 면도 있지만, feedback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외교적으로 모든일을 처리하지 말고 할말은 직접 하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건설적으로 feedback을 받아들여야지 이런걸 공격적으로 받아드릴 필요는 전혀 없는거 같다.

Q2 시작

이번 주는 정말로 정신없는 한주였다. 믿겨지지 않지만, 벌써 와튼에서의 한 quarter가 끝났다. 와튼은 가을학기와 봄학기 2학기 (semester) 제도이지만, 각 semester는 엄밀하게 2개의 quarter로 나뉘게 된다. 그러니까 1년이 4개의 quar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벌써 Q1이 끝나고 오늘 Q2가 시작되었다.

와튼의 학점 제도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였으면 한다. 한 semester동안 진행되는 수업은 1학점 (1 Credit Union) 짜리 이며, 한 quarter 동안만 진행되는 수업은 0.5학점 (0.5 CU)짜리 이다. Corporate Finance나 Accounting과 같이 MBA 프로그램의 core인 과목은 주로 한 학기 내내 들어야 하는 1학점 짜리 수업이지만, MGMT811이나 MGEC621과 같은 수업은 한 quarter 동안만 진행되는 0.5학점 짜리 수업이다. 즉, 1학점 수업들은 12월까지 계속 수강을 하는 관계로 이번 주에 중간 고사를 봤으며, 0.5학점 수업들은 끝났기 때문에 기말 고사를 봤다. 간만에 시험공부하고 시간의 압박 속에서 녹슨 머리를 회전하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잘 봤다. Quarter 사이에는 전혀 방학이 없으니 오늘부터 바로 또 Q2의 시작이다. 몇 가지 추가된 과목이 있는데 나중에 별도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Time f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