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필요없다

Y Combinator의 Paul Graham과는 분위기도 다르고 주장도 아주 다르지만, 인기도와 존경심을 따지자면 절대로 그에 뒤지지 않는 Union Square Ventures의 Fred Wilson이라는 VC가 있다. 얼마 전에 그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내가 아니라 TechCrunch에서). “스타트업의 마케팅 비용으로는 얼마 정도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그의 대답은 “Zero”였다.

그의 논리는 매우 간단하다.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무기는 바로 ‘좋은 제품’이다. 좋은 제품은 스스로 빛이 나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바로 이 VC의 생각이다. 이제 막 시작하는 벤처기업의 사업계획서에 마케팅 비용으로 잡혀있는 항목이 있다면 그는 이런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벤처 초창기 단계에서 돈을 써야 하는 마케팅은 전혀 필요하지도 않고 도움도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는다. 이 논리는 모든 스타트업들한테 적용되는 건 아니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웹서비스에만 국한된다(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요새 창업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B2C이다). 그는 덧붙여서 매우 대담한 말들을 하는데, 돈을 쓰는 마케팅은 아주 후진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하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한다. 제품이 정말로 좋아서 스스로 빛이 난다면 (Flipboard와 Instagram의 예를 들면서) 그냥 제품이 너무 좋기 때문에 굳이 마케팅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들이 알아서 발견해서 사용할 거라고 한다.

물론, 스타트업들이라도 어느 시점부터는 마케팅을 해야 하고 돈을 써야 하지만 사용자들이 없는 초기 단계에는 돈을 쓸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제품이 완성되어 상용화할 준비가 되면 돈을 쓰는 마케팅이 아니라 창업자들이 직접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는 마케팅만이 진정한 스타트업 마케팅이라고 한다. 다양한 라이브 행사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활용 또는 TechCrunch와 같은 미디어로 창업자들은 그들이 온 힘을 기울여서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 창업자들은 그들이 만든 제품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한테 제품을 알려야 하고, 이 사람들이 반드시 제품과 단숨에 사랑에 빠져버려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PR은? Fred Wilson은 PR에 대해서도 매우 회의적이다. “PR 회사들은 스타트업의 초기 마케팅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품, 기술,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여러 미디어에 제품과 서비스의 기사를 뿌리는 건데 그런 건 전혀 쓸모가 없죠.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말이죠.”

100% 동의한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웹서비스의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무기는 바로 ‘제품’ 자체이기 때문이다. 과거와는 달리 우리는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누가 어디서 뭘 먹고 있는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이 세상에서(그것도 우리가 그들을 스토킹 하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이런 정보들이 여기저기서 push 되고 있다) 뭔가 좋은 게 시장에 새로 나오면 반드시 입소문은 퍼질 것이다. 더 좋은 건, 친구들 및 지인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이 가미되면 좋은 제품과 서비스는 아무리 감추려고 노력을 해도 반드시 널리 퍼지게 되어 있다. – 어떨 때는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널리 말이다.
얼마 전에 탤런트 이민정 씨가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강남의 5대 얼짱이라는 말을 하는 걸 봤다. 그 동네 살던 후배들한테 물어보니까 같은 시기에 고등학교를 다닌 후배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라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다. 어느 학교에 이쁜 여학생이 있으면 소문은 무섭게 입소문을 타고 퍼진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제품/서비스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서 내가 경험한, 어떻게 보면 내 얼굴에 침을 뱉는 경험을 공유하자면…뮤직쉐이크의 리믹스 앱이 생각했던 거 만큼 잘 팔리고 있지가 않다.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는 처음에는 애플의 앱 스토어에 올라가 있는 35만 개의 앱 사이에 제품이 묻혀서 유저들한테 ‘발굴’되지 않는 딜레마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니, 어쩌면 그렇다고 주장함으로써 나는 자신의 무능을 정당화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한 번 발굴만 되면 이건 완전히 대박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돈을 써서 앱을 마케팅하면 우리 앱이 발굴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현실을 직면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 앱이 잘 팔리지 않는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35만 개의 앱 사이에 묻혀 발굴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 뭐, 그런 이유도 조금은 있었겠지만 – 바로 우리 앱이 별로였기 때문이었다. 앱이 후져서 그런 것이다. 앱이 유저들한테 발굴될 수 있도록 하려면? 이에 대한 답변도 매우 간단하다.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기능과 서비스가 장착된 앱을 만들면 된다. 좋은 제품이라면 스스로 알아서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제품이 확실하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때부터는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고 다른 전략적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돈을 쓰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마케팅이나 PR에 돈을 쓰기보다는 좋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을 채용해서 제품을 더 강화하는데 돈을 쓰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사실을 모두 명심하길 바란다.

그래도 Fred Wilson과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후진 제품을 가지고 돈을 쓰는 마케팅을 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다. 첫 일주일이나 열흘 동안은 엄청난 트래픽이 유입될 것이다. 운 좋으면 서버가 다운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캠페인이 끝난 후에는 유저 base가 오히려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마도 잔뜩 부풀린 PR만큼 부푼 기대를 하고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사용하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후진 서비스와 제품을 경험하면 바로 떠나기 때문이다. 하나 더 기억해야 하는 건 불만에 가득 찬 고객은 혼자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주변 친구와 지인들한테 자신의 좋지 않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같이 떠날 것이다.

참고:
-TechCrunch “Fred Wilson: Marketing Is For Companies Who Have Sucky Products” by Erick Schonfeld

Microsoft – in deep shit?

이 글을 2010년 7월달에 올린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포스팅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와 같이 읽으면 더 재미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망할 수 있을까?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고 있던 2006년도 경에 누가 나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면 나는 그냥 비웃으면서 “over my dead body!”라고 했을것이다. 하지만, 역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변하는거 같다. 요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망할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이게 현실이 되면 내 주식은 어떻게 될지 가끔은 걱정도 하곤 한다.
물론, 하루 아침에 망하지는 않겠지. 누군가 비유했듯이 마치 대영 제국과 같이 아주 서서히 몰락할 수는 있을거 같다. 이미 그렇게 서서히 몰락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이런 내 우려들을 뒷받침해주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린 책이 이번달 미국 서점을 강타한다. 솔직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책은 이미 서점에 수백권이 있어서그 책들에 적혀있는 추측, 예측 그리고 오정보를 모두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은 좀 다르다. 왜냐하면 책의 저자가 Paul Allen이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폴 알렌은 1975년도에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설립했지만 7년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암)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떠난 마이크로소프트 지분의 가치는 오늘날 15조 이상이며 그는 해마다 Forbes지에서 선정하는 세계 갑부 리스트 50위 안에 항상 든다. 제일 짜증나는거는 Paul Allen 이름 옆에는 항상 ‘*’가 붙어있고, 페이지 밑의 주석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써있다. “Paul Allen씨는 1982년에 은퇴했습니다” ㅋㅋ

Paul Allen은 이번달 말에 “Idea Man: A Memoir by the Cofounder of Microsoft“라는책을 출간한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super micro 주주로써 여기저기서 읽은 책들의 상세한 review를 모아 검토해볼 기회는 있었다. 그는 아주 신랄하고 insightful하게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처해 있는 상황과 그 이유들에 대해서 몇가지 의미심장한 견해를 제시한다.

1. B급 인재들
구글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엔지니어들과 비엔지니어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인재 중의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데 90년대 중반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 채용된 인력들은 특 A급 인재들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급성장과 함께 A급 인재들을 유지하는데 실패함과 동시에 새로운 A급 피를 수혈받을 수 있는 전략의 부재로 인해 이제는 많은 B급, 심지어는 C급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생충같이 회사의 피를 빨아 먹고 있다. “회사가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B급 인재들을 잡초 없애듯이 지속적으로 제거해야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메카니즘이 없다.”고 폴은 말한다.
나도 내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을 한번 생각해보면 정말 멍청하고 무능력한 인간들이 여기저기 전략적인 위치에 포진되어 있는걸 봤는데 아마도 이 내용과 일맥상통하는거 같다.

2. “굳어버린” 문화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이제 innovation과 creativity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그는 말을 한다. 서로 손가락질하기에 바쁘고, 프로젝트들은 실패하는데 그 누구도 책임은 지지 않는 문화가 어느새 마이크로소프트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정쩡한 실력의 매니저들이 자기들만의 폐쇄된 동굴속에서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고 있고,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마이크로소프트 36년 역사상 최악의 제품인 Windows Vista이다. 이런 굳어진 기업 문화때문인지 최근에 유난히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났는데 몇명만 이름을 대자면 다음과 같다:
Mich Matthews – Central Marketing Group 부사장 (2011 여름 퇴사 확정)
Brad Brooks – Windows Vista/Windows 7 마케팅 총괄
Johnny Chung Lee – Xbox Kinect의 핵심 연구원
Matt Miszewski – Worldwide 공공사업 General Manager
Bob Muglia – Server and Tools Business 사장
Ray Ozzie – Chief Software Architect
Stephen Elop – Office 제품군 총괄 사장
Robbie Bach – Entertainment and Devices Division (EDD) 사장
J Allard – EDD Chief Experience Officer and CTO
Chris Liddell – CFO

회사 생활하면서 이직하는게 대수냐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것이고 당연히 위에 언급된 사람들도 이직할 권리는 있지만, 한 회사에서 10년 이상을 온몸으로 충성한 병사들이 이렇게 대거 퇴사를 한다는건 회사의 문화나 리더쉽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적신호이다.

3. 리더쉽의 부재
스티브 발머의 발리더쉽에 대해서는 나도 이미 수십번씩 언급한적이 있다. Paul Allen은 빌 게이츠가 구글과 같은 경쟁사들을 너무 쉽게 생각한 실수를 범했다고 비난하지만, 스티브 발머 이야기가 나오면 거의 주먹질을 할 기세이다.
스티브 발머는 10년 이상 마이크로소프트를 지휘하면서 회사의 cash cow인 Windows와 Office와 같은 제품을 더 쥐어짜서 단기적인 매출은 신장시켰지만, 그러는 동안 그는 애플과 구글이라는 경쟁사들이 미래를 정의하고 창출하게 하는 절대적인 우를 범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4. 뿌리부터 틀린 전략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을 위한 business software를 만들고 파는 회사이다. 이러한 전략은 회사의 DNA에 박혀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강점인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위주의 핵심 역량은 개별 소비자들을 겨냥해야하는 모바일 컴퓨팅 핵심 역량과는 매우 다르다.
Paul Allen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비자 대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려고 한다는거 자체가 큰 모순이자 틀린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바일 컴퓨팅을 안할 수도 없는게 바로 구글과 애플이라는 무시무시한 경쟁사들이 PC를 대체하려고 하루가 다르게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좋은 모바일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도 Bing이나 Xbox Kinect와 같은 소비자들한테 엄청 인기가 많은 제품들을 최근에 출시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경험한적이 없는 가장 위협적인 경쟁사인 구글과 애플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고, 어쩌면 영영 따라잡기만 하다가 꼴찌로 끝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우리말에 아주 상황이 좋지 않을때 사용하는 속어가 있는데, “야, 너 좇됐어 임마”가 그 대표적인 말이다.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영어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바로 “in deep shit”이다.

“Microsoft seriously is in deep shit”

2010년 7월달에 올린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포스팅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를 읽으면 왜 마이크로소프트가 in deep shit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참고:
-Financial Times “No choice but to chase the ‘high-tech hellhounds’” by Richard Waters
-Financial Times “Where Microsoft went wrong – by Paul Allen” by Richard Waters
-Wall Street Journal “Microsoft Co-Founder Hits Out at Gates” by Nick Wingfield and Robert A. Guth

진정한 벤처 정신이란…

우리는 – 특히 스타트업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한다. “벤처 정신으로 한번 해보는거야…”

‘벤처정신’이라는건 정확히 어떤 정신을 말하는 걸까? 나도 벤처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벤처 정신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어떨 때는 남발)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하라고 하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냥 뭔가 힘든 상황에서 굳은 각오를 하고 남들의 시선과 비난을 받으면서도 하고자 하는 걸 추구하는 뭐 그런 정신이 벤처 정신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이런 벤처 정신을 벤처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악조건을 무릅쓰고 실천하고 있는 어떤 일본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분에 대한 글을 읽은 후로 나는 어렵거나 힘든 일에 직면했을 때 항상 이 분의 얼굴을 떠올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정신을 중무장하고 전쟁터로 뛰어들어간다. 여기 그 놀랍고도 대단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에 히데아끼 아카이와씨는 미야기현의 항구도시 이시노마키 사무실에서 한주의 업무를 마감하고 있었다. 이 아저씨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르지만, 앞으로의 활약을 고려해 짐작해보면 분명히 무슨 특공 대원이나 야쿠자 행동대원임이 분명하다.

그가 퇴근준비를 하고 사무실을 나오려고 하는 찰나에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진이었다. 하지만, 그냥 지진이 아니었다 – 일본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그 어떤 지진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초대형 9.0 지진이었다. 땅은 흔들리고, 빌딩들은 엿가락처럼 휘다가 무너지고, 간판은 종이처럼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리고 2년같이 길게 느껴졌던 2분 동안 일본 열도는 마치 놀이동산의 디스코 팡팡과 같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시노마키시에 덮친 불행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아니, 이제 단지 시작일뿐이었다. 강진과 함께 발생한 높이 10미터 이상의 쓰나미는 3월 11일 아침까지만 해도 162,000명이 복작거리던 이 도시를 순식간에 수심 3미터짜리 작은 호수로 만들어버렸다.

히데아끼 아카이와씨는 서둘러서 집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그의 집을 비롯한 도시의 모든 집은 물에 잠기어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를 더욱더 미치게 하였던 사실은 20년 동안 같이 살았던 그의 부인이 물밑 어디 선가에 갇혀있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부인은 미쳐 쓰나미를 피하지 못했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통화가 안 되었다. 수심은 계속 깊어져만 갔고, 이제 해는 지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자동차를 비롯한 온갖 똥과 쓰레기가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고 현장에 늦게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현재로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아카이와씨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거는 그냥 앉아서 군인들이 일찍 도착해서 저 쓰레기더미 어디선가에서 부인을 구하기를 바라는 거였다. 그때까지 부인이 죽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미 이시노마키시에서만 1만 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하였고, 그의 부인이 발견될 확률은 거의 제로였다.

자, 이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이 상황이었으면 그냥 한숨만 팍팍 쉬면서, 정부랑 대통령 욕 심하게 하고 혼자 살아있음에 괴로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히데아끼 아카이와씨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그는 하늘이 반으로 쪼개지더라도 그의 부인을 저 더러운 똥물에서 가만히 죽게 놔둘 위인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를 구할 생각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이후, 그가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잠수복과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그 짧은 시간 안에 구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미스터리다. 나는 지금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집에서 목이 말라 죽겠는데 콜라 하나 못 찾아서 온 집안을 헤매고 있는데, 이 일본 아저씨는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산소통, 잠수복 그리고 스쿠버 장비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을까. 정말로 뜻이 있다면 길이 있고, 강한 의지만 있다면 사막에서도 물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것일까

뭐, 그가 어떻게 이 장비들을 구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그는 부인을 구하기 위해서 스쿠버 장비를 구했다는 점이고 그는 잠수 장비로 중무장하고 바로 물로 뛰어들어갔다. 부인을 구출하거나, 아니면 구출하려고 노력하다가 물 안에서 죽거나 그런 각오로 뛰어들어 간 것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거는 – 그리고 다행임 – 아카이와씨가 이미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다룰 줄 안다는 것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에 의하면 그는 부인을 바다에서 서핑하면서 만났다고 했다고 한다. 여기서 유추해보면 그가 이미 스쿠버를 할 줄 알았다는 결론이 생긴다. 어쨌든 간에 그건 상관없다. 아마 이 사람은 스쿠버를 전혀 못 해도 무조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테니까. 그는 지진이든 쓰나미든 말도 안 되는 자연재해가 사랑하는 가족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차가운 물 속으로 깊이 잠수해서 그의 집이 있던 위치로 헤엄쳤다.

물속은 정말 가관 그 자체였다고 한다. 자동차, 건물잔해, 아직 살아있는 전선 등등 온갖 대형 쓰레기들을 마치 오락에서 주인공이 장애물들을 피하듯이 그는 피해 다녔다. 장난감 자동차와 같은 떠다니는 차들을 피해서, 깨진 유리 조각들에 산소통이 긁히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수영하면서 그의 집을 찾았다. 아카이와씨는 이 와중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고 한가지 목표 – 부인 구출 – 에만 온 정신을 집중했고, 그의 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집안에는 얼굴만 물과 천장 사이에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부인이 살아있었다. 그는 부인에게 미리 준비해간 예비 산소통을 입에 물려주고 안전하게 물 위로 나왔다. 아카이와씨의 부인은 무사히 구출되었다.

하지만, 히데아끼 아카이와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아니 군대도 못하는 걸 단독으로 물속에 들어가서 부인까지 구출했는데 또 무슨 할 일이 남았단 말인가?”라는 질문을 하겠지만, 상황은 더욱더 흥미진진해진다. 아카이와씨의노모 또한 이시노마키에 살고 있었으며 그녀 또한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일단 아카이와씨는 임시보호소들을 시작으로 온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어머니를 찾기 시작했다. 이미 쓰나미가 도시를 습격한 지 나흘이 지났고 그때까지 노모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아카이와씨는 그가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직도 도시는 물에 잠겨있었고 (물론 수심은 약간 낮아졌다.)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꾸물대며 그가 원하는 만큼 빠리빠리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운명은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해결하기로 하고 다시 한 번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차가운 물로 뛰어들었다. 물속은 여전히 춥고, 컴컴하고 위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부인을 찾을 때처럼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게 집중력 하면서 어머니를 샅샅이 찾기 시작했고 기적과도 같이 어떤 집의 지붕에 매달려있는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의 어머니를 발견했다. 그리고 마치 동화와도 같이 그는 노모 또한 안전하게 구출을 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은 아니다 ㅋㅋ.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점은 바로 히데아끼 아카이와씨는 우리와 같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43살인 그는 자신 가족들의 안전은 보장되었지만, 아직도 어디에선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일본 시민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그 이후 매일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유일한 장비는 맥가이버칼, 물통, 후레쉬 그리고 선글라스다.

히데아끼 아카이와씨가 우리에게 몸소 보여준 그의 행동 – 이게 바로 나는 진정한 벤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백만 가지의 이유와 변명을 대면서 좌절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훨씬 쉽다. 하지만, 그런다고 누가 우리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내가 무언가를 원한다면 내가 직접 두 손 걷어붙이고 해결해야 한다. 아카이와씨가 일본 정부에서 그의 부인과 어머니를 구해주길 기다렸다면 두 여성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

청년실업을 정부에서 해결해 줄 수 없다. 자신의 불운을 시대를 탓하고, 정부를 탓하면 기분은 좋아질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개선하려면 모든 걸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쓰나미에 맞선 히데아끼 아카이와씨처럼.

나는 이 글을 읽은 후부터 아카이와씨의 사진을 오려서 벽에 붙여 놓았다. 오늘 아침도 이 사진을 보고 다시 한 번 적군들로 우글거리는 전쟁터로 뛰어들어 승리하는 상상을 하면서…. 스스로를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하면서

<참고 및 이미지 출처 = “Badass of the Week: Hideaki Akaiwa” by Ben Thompson>

Stand by Me – 기억속에 오래 남을 영화

stand-by-me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 “The Body”를 아는 분들은 많이 없지만,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 Rob Reiner 감독의 “Stand by Me”라는 작품을 모르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영화와 같은 이름의 Ben E. King이 부른 노래는 (영화의 주제곡)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When the night has come, and the land is dark. And the moon is the only light we will see…”

이렇게 시작하는 노랜데 워낙 유명하고 많이 사용되는 곡이라서 적어도 내 나이 또래 또는 나보다 더 나이 드신 분들은 다들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986년 작품인 이 영화를 나는 어렸을 때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솔직히 그때는 어려서 아직 이 영화의 제작 의도도 잘 몰랐고, 무엇을 말하려는 영화인지도 잘 몰랐는데 올해가 이 영화의 25주년이라고 해서, 다시 한 번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주말에 와인 한잔 하면서 영화를 다시 봤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59년 여름 오레곤 주의 Castle Rock이라는 동네이다. 참고로, Castle Rock이라는 가상의 동네는 Stephen King의 소설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지명이다. 주인공들은 4명의 어린 동네 친구들 Gordie LaChance (Will Wheaton), Chris Chambers (River Phoenix), Teddy Duchamp (Corey Feldman)와 Vern Tessio (Jerry O’Connell)이며, 영화는 이제는 세월이 흘러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Gordie의 나레이션을 통해서 전개된다. 영화는 결국에는 각자의 길로 뿔뿔이 흩어질 운명의 4명의 초등학생의 눈을 통해서 보게 되는 세상이 배경이 되는 일종의 성장 영화이다. 제리 오코넬이 열연한 Vern이 다른 동네에서 죽은 시체를 봤다는 동네 형들의 이야기를 몰래 엿듣고, 그다음 날 그와 3명의 어린 친구들은 이 시체를 직접 찾으러 나선다. 시체가 있는 동네로 가기 위해서 철길을 따라 걸으면서 이 4명의 소년이 겪는 평범한 일상의 내용이 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그리고 그들은 결국 시체를 찾지만, 애초 계획했던 대로 이 시체를 찾아서 동네의 영웅이 되는 걸 선택하기 보다는 익명의 제보를 하고 다시 집으로 걸어서 묵묵히 돌아온다는, 목적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1시간 28분짜리 영화는 이제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작가 된 어른 Gordie LaChance (Richard Dreyfuss)가 1959년 여름의 모험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컴퓨터 화면에 글로 정리하면서 끝난다:

“나는 그 이후로, 12살이었던 그해 여름의 친구들과 같은 진짜 친구들을 다시는 사귈 기회가 없었다. 요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I never had any friends later on like the ones I had when I was twelve. Jesus, does anyone?)”

그리고 “Stand by Me” 노래가 잔잔하게 흘러나오면서 엔딩 크레딧이 나오기 시작했다. 엔딩 크레딧이 화면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는걸 보면서 기분이 묘했다. 눈물이 찔끔 났던 것도 같다.

이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서? 이제는 죽어서 다시는 스크린에서 볼 수 없는 River Phoenix가 그리워서? 어릴 적 친구들과의 우정이 그리워서? 아니면 그냥 나이를 먹어서 밤에 와인 한잔 하니까 센티 해져서?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게 아닐까 싶다. 이메일, Facebook과 Twitter로 60%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 이제는 친구들과의 연락도 전화기를 들어서 번호를 눌릴 용기조차 없어서 비겁하게 Facebook으로 하는 나한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Stand by Me의 4명의 주인공과 같이 찐하고 physical 한 우정을 내가 경험했던 게 도대체 언제였을까…. 아마도 그때 그 시절을 같이 보냈던 지금은 거의 연락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 갑자기 막 그리워져서 가슴 한쪽이 아려왔던 거 같다. 더욱더 여운이 남는 거는 나 자신도 아마도 죽을 때까지 그 친구들과 연락할 일이 없을 거라는걸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돈이 많고, 힘이 세고, 성공했어도 인간은 혼자서 살 수가 없다. 우리 모두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누군가의 도움과 위로가 필요하고 누군가 옆에서 stand by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 ‘누구’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아내/남편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반려동물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Stand by Me는 억지로 감동을 주거나 인위적으로 관객의 눈물을 유도하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를 본 후에 흘리는 눈물은 아주 솔직하고 정직한 내면에서 나오는 눈물이다. 아주 오래오래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 영화다.

마지막으로 Ben E. King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다시 한 번 주제곡 “Stand by Me”를 감상해보자. 들으면서 지그시 눈을 감고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살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우리 인생과 이러한 우리의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준 어릴 적 친구들에 대해서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미지 출처 = https://www.pinterest.com/pin/306596687109364952/>

한국의 Founders @Work 2 – 김재홍/AdbyMe

한국의 Founders @Work 1탄을 포스팅 한 후에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은 문의를 해온다. “제가 이런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혹시 블로그에서 소개해 주시면 안될까요?”
한 2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서 이런 문의가 왔는데 대부분 정중히 거절을 했다. 스타트업들이 매력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한국의 Founders @Work” 시리즈는 왠만하면 내가 직접 뱔견하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들과 그 회사의 창업자들을 소개하기 위한 약간의 ‘개인적’인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어서이다. 물론, 직접 문의해주신 분들 중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어서 앞으로 소개할 계획이지만 일단은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할 계획이다.

여기서 간단하게 소개할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을 고르는 기준은 몇가지가 있지만, 한가지만 지적하라고 하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스타트업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 왜 나는 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왜 나는 저런 비즈니스를 못하고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만 할 수 있을까?”
한국의 Founders @Work 제 2탄은 역시나 위와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멋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드바이미의 김재홍 대표이다.
2003년 6월 18일 구글이 AdSense를 출시하면서 온라인 광고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김재홍 대표는 이러한 온라인 광고 시장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였고, 이 개념을 급부상하고 있는 social media 플랫폼과 잘 결합하여 아주 재미있고 돈을 버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 애드바이미는?
내 생에 첫 광고, 애드바이미는 말 그대로 ‘나에 의한 광고’ 입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입소문을 만드는 ‘참여형 소셜 광고 플랫폼’ 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직접 카피라이터가 되어 자신이 원하는 광고의 광고카피를 작성하고 자신의 Facebook, Twitter, 미투데이 등의 SNS에 전달합니다. 그리고 작성 된 카피라이팅을 통해 광고가 클릭 되면 클릭 당 광고비를 받게 됩니다.

2. 미국에도 Ad.ly라는 서비스가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비슷한건가요? 다르다면 차별점은?
미국의 Ad.ly는 팔로워 수가 높은 SNS 사용자만 사용이 가능하고 미국의 연예인들에게 광고 카피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폐쇄적인 구조인 반면, 애드바이미는 SNS 사용자 모두가 평등하게  참여하고 카피라이터가 될 수 있으며 자체 투표를 통해 카피라이터 킹이 될 수 있습니다.

3. 어떻게 이런 비즈니스를 시작하셨나요?
작년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트래픽이 구글을 넘어서려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블로그에는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 플랫폼이 존재하는데, SNS에는 그런 모델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배너광고, 팝업광고 등 온라인 광고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큰 거부감을 갖는 것을 보며 정보로써 접근할 수 있는 광고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다가 사용자 중심의 카피라이터 모델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4. 사업 초기에 발생한 재미있거나 교육삼을만한 에피소드는?
애드바이미 오픈 베타를 준비할 시기에, 정말 어렵게 9개의 광고주를 유치했습니다. 당시에 저희는 ‘9개의 광고가 2~3주 정도 유지가 될 것이니, 그 간격에 다시 광고주를 유치하면 되겠구나’ 라고 한숨 돌렸죠. 아무리 빠르게 소진되도 일주일은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하지만, 저희가 SNS의 파급력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9개 중에 7개의 광고가 하루만에 매진이 된 것이죠. 오픈 베타 런칭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개발팀까지 동원되어 세일즈에 영혼을 불살랐던 기억이 납니다.

5. 애드바이미로 하루에 75만원을 버는 유저들이 있다던데요.
애드바이미는 1인 미디어로써 영향력이 큰 유저들에게 이에 합당한 수익을 제공하고 팔로워나 친구가 적더라도 좋은 카피를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합당한 수익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드문 사례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하루에 75만원을 번 유저의 사례도 있어 신문에 보도된 일이 있었습니다

6. 비즈니스 모델이 너무 트위터에 의존한다는 리스크가 있지 않나요?
가장 가볍고 활발하게 SNS 광고를 시도할 수 있는 매체가 트위터라고 판단되어 트위터를 중심으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애드바이미의 기능들이 단순한 확산에서 좋은 카피라이터가 되는 것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며 균형을 잡아 갈 계획입니다. 미투데이와 페이스북 유저 분들도 더욱 활발히 즐겨주시길 기대합니다!

7. 이미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애드바이미는 시작부터 미국 서비스를 통한 글로벌 스탠다드 제시를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단일 플랫폼으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며 올해 3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SNS 사용자 규모가 훨씬 크고 소셜 광고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Ad.ly와 같은 SNS광고 플랫폼들 사이에서 사용자들에게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되고 설렙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8.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즐겁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IT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나라인 만큼, 빠른 반응과 시도들을 할 수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한국에서 짧게 베타테스트를 하고 미국 서비스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한국의 유저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9. SNS를 이용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 창업가들에게 주고 싶은 3가지교훈.
사실 제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뭔가 부끄럽지만 지금까지 하면서 얻은 교훈들 중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나눠봅니다.

  • 자전거 균형을 완벽하게 잡고 출발할 수 없으니 페달을 밟으면서 균형을 잡길.
  • 가보지 않은 정글이 무섭다면 정글에 다녀온 사람을 만나 보길.
  • 비전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비전을 만드니, 멋진 팀을 만들길.

10. 한국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스타트업이 되려면 신경을 써야하는 3가지를 굳이 지적하자면?
글로벌 스타트업이 되려 하는 입장이니,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 애시당초 처음부터 글로벌 스타트업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모든 기능을 만든다.
  • 로컬 시장의 이해관계에 갇히지 말고 좋은 파트너들과 협력한다.
  • 글로벌 확장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기준으로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