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출판도 스타트업처럼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지 정확히 2년만에 그 2편인 ‘스타트업 바이블2’ 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현재 iTunes Bookstore, Amazon Kindle Store 그리고 한국의 대표 전자책 서점인 리디북스에 전자책을 제출했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수차례 이 블로그, 페이스북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서 밝혔지만 두번째 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나한테 큰 의미가 있다.

솔직히 첫편은 그냥 멋모르고 작업을 했다. 촌놈이 책을 쓴다는 기쁘고 뿌듯한 마음에 집필을 시작했지만 쉽지않은 과정이었다. 수개월 동안 주말은 고스란히 반납했고, 데드라인 등 여러가지 압박이 있어서 책을 쓰면서 “책을 다시는 쓰지 않겠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작업을 하게된 결정적인 동기는 아직도 창업과 스타트업 운영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였다. 더 많은 분들과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창업과 스타트업 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들을 최대한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동안 수집한 자료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점들 및 과거 내 블로그 포스팅 등을 정리하면서 쉬엄쉬엄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출판사와 계약을 한것도 아니고 누가 책을 쓰라고 한것도 아니다. 순전히 내 페이스대로 작업을 하는거라서 집필 과정은 오히려 편하고 재미있었다. 내용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나는 책을 어떻게 출판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만 배포하기로 했다.

전자책 시장이 전체 시장의 5%도 되지 않는 한국에서 왜 이런 무모한 짓을? 나는 평소에 창업가들한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완전히 새로운걸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기존 시장에서 거품과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그게 정말로 큰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수십년 (또는 수백년) 동안 바뀌지 않는 종이책 출판/유통 시장을 disrupt해 보고 싶었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바로 유통하면 독자들은 좋은 컨텐츠를 더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고 (중간 상인들이 없으니까) 작가도 인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중간 상인들이 없으니까).

과연 우리나라에서 전자책 단독 출간해서 몇권이나 팔 수 있을까? 그건 지켜보자. 실은 나도 매우 궁금하다 🙂

전자책으로 출간하고 싶은건 나의 생각이자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를 실행가능케 한 건 바로 1인 전자책 출판사 ‘요구맹 출판사’ (@eh_dirty) 였다. 뛰어난 개발자 출신이라서 전자책 제작에 필요한 모든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실리콘 밸리에서 오래 거주하고 일했기 때문에 전자책 시장의 양대산맥인 iBook과 킨들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스타트업 바이블 웹사이트 제작과 같은 나머지 부수적인 부분들 또한 혼자 cover가 가능했다.

작가의 손을 떠난 원고가 편집, 교정, 교열 과정을 거쳐 전자책으로 제작되는데 대략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 중 전자책 제작 과정 자체만은 한달 정도가 걸렸다. 이러한 전체 과정은 나한테는 매우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더욱 더 재미있는 건 바로 전자책 제작 과정 자체가 하나의 스타트업을 시작해서 첫번째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과 동일했다는 것이다. 나랑 요구맹은 한 스타트업의 founding team이었다. 나는 초기 아이디어를 (컨텐츠) 제공한 CEO?였고, 요구맹은 뛰어난 개발실력을 보유한 CTO였다. 물론, 우리는 성향도 다르고 취향도 많이 달랐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았다. 단시간안에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었다.

모든 작업은 무료 제품들을 사용했다. 원고 편집, 교정, 교열 작업은 나/요구맹/교정자가 Google Docs를 사용하면서 실시간으로 코멘트와 메모를 달면서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전자책의 새 버전들은 Dropbox로 공유했고, 수정 요청 사항과 버그는 Fogbugz라는 무료 버그 트래킹 제품을 사용했다. 말그대로 최대한 돈을 쓰지 않는 lean startup 모드였다. 그래서인지 2명의 founding team이 6개월만에 괜찮은 MVP를 출시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6개월 동안 사용한 비용은 최소비용이었다. 월급은 가져가지 않았고 도메인 등록, 몇개의 이미지 구매(전자책 사용 용도), 웹사이트 호스팅, 교정/교열 및 표지 디자인 정도에 최소 비용을 썼다. 둘 다 스타트업 경험이 풍부해서인지 이런 저렴한 환경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하는걸 즐기면서 열심히 일했다.

책의 가장 큰 기여자는 어쩔 수 없이 작가인 나였지만, 요구맹 또한 나랑 거의 동일하게 (어쩌면 더 많은) 고생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지만 아름다운 전자책 제작에 가장 필요한 건 – 좋은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 뛰어난 개발자다.

스타트업 바이블2 웹사이트로 가서 모두 Like하고 트윗하자!

미국으로 가야하나요? Part 2

*이글의 전편 – ‘미국으로 가야하나요? Part 1

미국으로 오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두번째 이유는 바로 end-to-end user experience 때문이다. 우리말로 하면 ‘완전한 사용자 경험’ 정도?

한국에 살고 있고 미국 거주 주소랑 미국 신용 카드 (또는 해외 사용 가능 카드)가 없는 분들은 미국의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식으로 한국용 버전을 launch한 서비스는 사용 가능하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전에는 Amazon.com이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몇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아마존을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려면 미국 주소로 된 신용카드가 필요했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인 Pandora도 국가별 음악 저작권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아예 서비스 (웹사이트, 앱) 접속이 안되는걸로 알고 있다.

사용하기 쉽고 사용자 경험이 가장 부드러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만드려면 아마존은 반드시 벤치마킹해야할 서비스이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서비스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의 UI와 UX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는 과정이다. 결제하는 프로세스가 복잡하거나 하다가 에러가 나면 짜증나서 사이트를 떠나는 고객들이 많다. 아마존은 바로 이러한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아주 아름다운 UI와 UX를 통해서 구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가 없었다. 물론,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이 아마존 사이트에 와서 한 두 시간 정도 여기저기 다녀보면, “아, 이제 감 잡았어. 대략 이렇게 만들면 되겠구나.”라는 생각들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구매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절대로 아마존의 full user experience를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
브라우저에서 www.amazom.com을 치고 들어와서, 계정을 만들고,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구매한 물건을 받아보고, 받아본 물건에 대해서 리뷰를 올린다. 이 모든 과정을 직접 몸으로 경험을 했을때 비로써 우리는 end-to-end user experience를 경험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은 한국에서 아마존 사용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이런 full 유저 경험을 하지 못하는 미국 서비스들이 아직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많은 사이트들을 사용해보면 미국 서비스들과 비스무리하게 만들었지만서도 뭔가 불편하고 반쪽짜리인거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획/디자인/개발자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해보지 않았으니까 그런거다.

판도라는 최고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예 서비스 접속을 못한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주위 친구들이 사용하는걸 어깨넘어로 보거나, 유투브에서 서비스 리뷰하는걸 시청하거나, 아니면 스크릿샷들을 본 사람들이 판도라를 벤치마킹해서 그만큼 좋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드는건 힘들다.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결국 사용자들이 사용해보면 뭔가 어디선가 어색하고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게 미국으로 올 수 있으면 오는게 더 유리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두번째 이유다. 다시 한번 공지하지만 첫번째, 두번째 이유 모두 지극히 100%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미국으로 가야하나요? Part 1

한국 들어갈때마다 사람들이 나한테 묻는 질문이다. 그리고 미국에 있을때도 일주일에 여러번 이메일이 온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싶은데 한국에서 개발하는게 맞는건가요 아니면 미국으로 가서 하는게 좋은가요?”

미안하게도 정답은 없다. 어떤 스타트업들은 한국에서 시작했고 아직도 한국에 있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고, 어떤 스타트업들은 미국으로 완전히 이사해서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있지만 글로벌 서비스는 커녕 제품하나 없다. 어떤게 정답일까? 나한테 물어보면 나는 그래도 미국에서 하는게 유리하다고 말해준다.
*참고로, 이건 내 개인적인 견해이다. 나랑은 완전히 반대의 입장을 취하시는 분들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는걸 잘 안다.

이와 관련 간단한 일화를 공유한다. 이번에 한국 나갔을때 과거 한국 뮤직쉐이크 개발팀장과 저녁을 먹은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과거 업무 이야기가 나왔고 페이스북앱 이야기가 나왔다. 2008년 여름에 – 이때만해도 페이스북 앱이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너도나도 페이스북앱을 만들었고 Zynga와 같은 소셜 게임도 이때부터 뜨기 시작했다 – 우리도 뮤직쉐이크 앱을 페이스북앱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당시만 해도 모든 개발은 한국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 개발팀에 페이스북앱에 대해서 잘 설명하면서 앱 개발을 진행했다. 결과물은 반쪽짜리 앱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개발팀장이 이번에 나한테 했던 말; “페이스북이란걸 사용을 해봤어야지. 계정도 그때 처음 만들었는데, 친구들이 하나도 없으니까 이건 어떻게 써먹는건지도 모르겠더라. 코드야 어렵지 않아 그냥 SDK니까. 근데 이게 만들어지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전혀 감을 못 잡으니까 개발이 참 막막했어.”

미국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새로운 서비스들이 탄생한다. 물론, 90%는 뜨지 못하고 곧 죽지만 그 중 몇개의 서비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이 대박을 친다. 어느날 갑자기 내 주위 사람들이 처음 들어보는 서비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그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바로 바이럴리티(virality)의 진행을 목격하게되는 그 순간이다. 한국에 있으면 이런걸 접하는 타이밍이 상당히 느리거나 아예 접하지 못한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엄청나게 뜨는 서비스들이 많은데 막상 한국 가보면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좋은 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이다. 교포 친구들이나 미국에 지인들이 많은 한국에 거주하는 분들은 분명히 어느 순간에 이들이 페이스북/트위터를 사용하는걸 목격했고 그로 인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 페이스북 열풍이 불기 시작하고 거의 1-2년 이후였을거다.

우리는 소셜미디어 세상에 살고 있지만서도 물리적인 위치, 그 위치로 인해서 접하게 되는 문화, 그리고 그 문화를 접하게 되는 타이밍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뮤직쉐이크 개발팀장님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분이 만약에 그당시 미국에 있었다면 매일 접하는 서비스나 문화에 페이스북이 분명히 깊숙하게 자리잡았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어떻게 사용하고, 미국의 다른 서비스들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잘 알았을거다. 그리고 우리 앱도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물론, 한국에 있다고해서 이런게 안되는건 아니다. 영어를 하고, 실리콘 밸리 관련 최신 소식을 항상 읽고,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 물리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보다는 타이밍이 늦고, 몰입의 정도가 약하다. 왜냐하면 미국에 있으면 이런게 그냥 daily life의 일부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계속 흡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새같이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타이밍이란걸 무시할 수 없다.

이게 미국으로 올 수 있으면 오는게 더 유리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다. 두번째 이유는 다음에 또 쓰겠다.

잡음(noise) 조심

작년 말 부터 느낀거지만, 특히 6월 beLAUNCH 행사 이후 부쩍 크고 작은 창업 경진 대회와 행사들이 한국에서 많이 개최되는거 같다. 민간 주도의 행사보다는 정부, 언론, 재단 그리고 학교 주최의 행사들이 특히 많은거 같다. 역시 스타트업의 생리나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은 단체들이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는 여러가지 면에서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한가지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창업 경진 대회에 나오는 업체들이 대부분 이 바닥에서 닳고달아서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회사라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창업 경진대회에서 수상경력이 있는 ‘오래된’ 스타트업들이라서 “또 저 회사야?”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도 여러번 한다. 미국은 오히려 한국보다 이런 스타트업 경진 대회가 훨씬 많다. 모두가 잘 아는 TechCrunch Disrupt, DEMO, LAUNCH 등이 좋은 예다. 하지만, 그 어떤 대회를 봐도 과거에 이미 수상경력이 있거나 본선 진출한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들은 다시 뽑지 않는다. 아니, 뽑지 않는게 아니라 이미 과거에 대회를 통해서 데뷔한 스타트업들은 다시 이런 대회에 지원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런 서비스다’라는걸 무대를 통해서 세상에 알린 후, 대부분의 회사들은 조용히 잠수를 탄다. 그리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이 스타트업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때는 아주 좋은 제품이 완성되고, 돈을 내는 고객이 생길때 쯤이다.

신생 벤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닳고달은 회사들에게 상을 주는 대회도 문제가 있다. (“한국에는 생각만큼 스타트업들이 별로 없습니다”라는 말은 이제 신빈성이 없다. 내가 직접 확인해보니 엄청 많다. 발굴이 안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계속 이런 대회에 지원하는 스타트업들도 문제가 있다. 제품은 언제 만들고, 일은 언제 하는지 참 궁금하다.

엄청나게 큰 투자를 받거나, 미디어에 여러번 노출되거나 또는 각종 경진 대회에서 수상했다고 그 스타트업이 성공하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라.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유치하고, 그 고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어서 돈을 내면 매출이 생긴다. 이게 스타트업의 성공이다. 그 외 모든건 잡음이다. 잡음을 조심하고 본질에 집중하자.

영국 올림픽팀의 구조조정

내가 워낙 스포츠를 좋아해서 그런지 이 블로그에도 스포츠 관련 글들이 꽤 있다. 그 중 ‘돈과 스포츠’라는 주제로 쓴 글 2개가 있다. 경영 테크닉들이 스포츠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었고, 그로인한 결과들에 대한 내용들이다:
-‘돈과 스포츠 Part 1 – Private Equity and Boston Celtics
-‘돈과 스포츠 Part 2 – Canada and B2ten‘ 

영리단체들의 특징인 숫자기반, 결과기반, 능력위주, 수익창출, 효율성 위주의 경영 기법과 사고가 비영리단체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고 그 결과로 인해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는걸 보면 놀랄때가 정말 많다. 대영제국 또한 그런 방법으로 올림픽팀을 완전히 구조조정하고 있다.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 폐막 후 영국 올림픽팀은 금메달 1개를 가지고 귀국했다. 이는 금메달 3개를 취득한 카자흐스탄 보다 못한 치욕적인 실적이었다. 영국 타블로이드는 “대영제국이 염소와 양때를 키우고, 독수리를 훈련시켜서 사냥을 하는 카자흐스탄한테 굴육당했다.”라면서 영국 정부, 올림픽 위원회 그리고 올림픽 선수들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대영제국의 올림픽팀은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자국민들은 슬퍼했다. 하지만, 그 이후 Team GB(Great Britain)는 드라마틱하게 컴백을 했고 곧 개막할 런던 올림픽 홈그라운드에서는 메달 신기록을 수립할지도 모른다.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영국은 메달 총 15개를 획득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릭픽에서는 메달 28개를 획득해서 전체 랭킹 10위권에 들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30개, 그리고 4년 뒤인 2008년 베이징 올릭픽에서는 무려 메달 47개를 획득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서 4위를 했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의하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영국이 65개의 메달을 획득해서 러시아를 넘어설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4년 전보다 메달을 무려 38% 더 이긴다는 이론이다.

다 죽어가는 올릭픽 팀을 영국은 어떻게 구조조정 했을까? 핵심을 정리해본다:

1. 대량감원 및 새로운 team – 1997년도에 영국은 기존 올림픽 준비 위원회를 해체하고 기업마인드를 가진 인력으로 재정비했다. 그리고 UK Sport라는 새로운 기관을 만들었다.

2. 뚜렷한 목표 – UK Sport의 목표는 ‘스포츠를 통한 대영제국의 건강 도모’와 같은 애매모호한게 아니다. 목표는 하나였고 ‘올릭픽에서 금메달을 따는거’ 였다. UK Sport의 대표이사인 Liz Nicholl은 버릇처럼 “올릭픽의 목표는 참여가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라고 말을 했다.

3. 대규모 투자 – 1996년 이전 영국 올릭픽팀은 항상 예산 부족에 허덕였다. 아틀랜타 올릭픽 이후 몇명의 영국 올릭픽 선수들이 돈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선수복과 장비를 팔았다고 하니까 얼마나 돈이 없었는지 상상이 간다. 결국 올림픽도 돈싸움이라는걸 인식한 영국 정치인들은 UK Sport기관에 예산을 배정하기 위해서 새로운 복권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한,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해서 영국정부는 UK Sport에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퍼부었다. 참고로, 한국이나 미국의 올림픽팀의 예산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개인후원으로 충당된다.

4. 우선순위 기반의 전략 – UK Sport는 일단 다른 스포츠보다는 메달을 딸 수 있는 스포츠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했다. 조정, 세일링, 사이클, 육상이 이에 해당됐고 이 4개의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났지만 계속 국제시합에 나가는 선수들은 일부러 체계적으로 운동선수 생활을 마감시켰다. 더이상 메달 획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선수들을 ‘메달 획득 가능성’ 순위로 재배정 했다. Rebecca Romero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조정 은메달리스트였지만, UK Sport의 반강제적 권장으로 종목을 사이클링으로 바꿨다. 그녀는 2008년 올림픽에서 사이클링 금메달을 획득했다. 

5. 객관적 지표 기반의 평가 – UK Sport는 해마다 영국의 모든 운동 선수들을 객관적인 성적을 기반으로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물론, 모든 평가와 점수는 선수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 위주로 실행된다. 시스템은 간단하다. 여러개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그 선수들에게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된다. Nicholl 대표는 “우리의 시스템이 너무 냉정하고 선수들을 기계와 같이 취급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메달 획득이고 이 목표를 위해서 돈을 한푼도 낭비하지 않는게 제가 해야할 일입니다.”라고 마치 대기업 CEO와 같이 단호하게 말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이 과연 몇개의 메달을 획득하고 몇위 할지 매우 궁금해졌다(물론, 한국이 제일 궁금하다). 하지만, 나는 쓰러져가는 스포츠팀과 정부기관들이 사기업들의 이러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해서 성공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친 사례들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에 분명히 잘 할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정부나 공기업에 이런 체계적인 경영 기법들이 적용되어서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 세금 낭비를 최소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참고:
-The Wall Street Journal “The Return of the British Empire” by Paul Sonne and Jonathan Cle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