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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 Course와 Waiver

오늘은 아침 일찍 Samir Mayur와 오랜만에 테니스를 쳤다. 학기 초와 pre-term 때는 많이 쳤는데 점점 학업 load가 심해져서 학기 중에는 거의 못 치다가 오늘 오랜만에 격렬한 게임을 했다. Samir는 학부를 와튼에서 하고, 실리콘 밸리에서 investment banking 및 venture capital 업무를 3년 정도 한 후 다시 MBA를 하러 alma mater인 Wharton으로 돌아온 친구다. 오늘 오후에 부모님이 계신 Houston으로 출발하여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거기서 보내고 1월달에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블로그를 자세히 읽어보신 분들은 내가 계속 core 수업 및 waiver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걸 보셨을텐데 오늘 조금 자세히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Wharton MBA Program에는 졸업을 위해 누구나 이수하여야 할 core course들이 있는데 이 중의 몇 몇 과목들을 waiver절차를 밟아 수강을 면제 받을 수 있다. 면제받은 과목의 학점은 졸업 학점에 가산이 되지 않으며, 다만 waiver는 Wharton에 개설된 많은 교양 과목들을 좀 더 다양하게 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 credit의 core과목을 waive를 받으면, waiver를 못 받은 사람에 비해, 1 credit의 elective과목을 대신 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대부분 core course는 입학생 전원이 수강하고 많은 양의 project 및 exam으로 성적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교양 과목보다 내용도 general하며 workload도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본인이 core 과목 분야에 대해 그전에 과목을 들은 것이 있거나,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으면 waive를 해 봄직하다. 참고로 나는 무려 6개의 core 과목을 waive해서 남들은 core class 때문에 골치아파할때 내가 정말 듣고 싶은 다양한 교양과목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Waive를 할 수 있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Waiver by Credential
Core 과목 관련 과목 이수를 보여주는 성적표나 syllabus (사용한 교과서, 개요 및 summary 등)를 영문으로 학교에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서류들은 출신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영문으로 발행된 것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수강 과목이 명시되어 있는 성적표와 수업 내용의 개요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신청서를 deadline에 맞추어 보내면 대부분의 과목이 면제될 수 있다. 원서를 수업 교재로 사용한 경우 면제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또한, 굳이 수강했던 과목이 아니더라도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되면 면제해준다는 것이 학교의 방침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가지 tip을 주자면, 한 번 reject 당하더라고 계속 추가적인 자료를 첨부해서 waiver 신청을 하면 인정 받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나는 한 과목에 대해서 3번의 waiver 신청서를 제출해서 waive를 받은 과목 또한 있다.

Waiver by Exam
일부 과목은 정책적으로 면제 요건을 까다롭게 정해놓았다. (예: Statistics). 이런 경우 일단 waiver by credential에서 reject를 받으면 시험을 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성적을 받는 경우 면제 받을 수 있다. 시험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pre-term기간 중 1-week의 waiver-prep course를 들으면 전년도 기출 문제 풀이와 함께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다. 수업 시작 전에 credential이나 시험으로 면제를 받지 않아도 수업이 시작된 다음 교수와 면담을 통해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비록 아는 내용이더라도 core class는 영어로 된 business 용어에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들어두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특히 영어 실력 향상이나 외국인 동료 등과의 친분 향상 등을 고려한다면 waiver보다는 core class를 수강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을 수 있으니 각자의 판단에 따라서 신청하는것이 좋다. 나는 waiver를 권장하는 부류의 사람이지만, 선배들의 recommendation은 보통 다음과 같다. 

“Finance를 전공할 경우 accounting은 일부러라도 듣는 것이 좋은 것 같고, macroeconomics (FNCE 602)의 경우는 Wall Street Journal에 익숙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특히 summer Job 인터뷰 때 특정 core class의 수업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된다(예: banking – FNCE601). 단, waiver를 하더라도 자신의 시간에 맞는 흥미로운 elective과목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 많은 과목을 waiver 한 학생들의 경우 2학년 때 학점을 채우기 위해 고생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기가 높은 과목은 가을 학기의 경우 2학년에 순위가 밀려서 수강이 어렵고 봄학기의 경우 summer job interview 등으로 시간 내기도 힘들다. 전공도 아니고 관심도 없는 과목은 waiver를 고려해 볼만 하지만 waiver를 해도 듣고자 하는 과목을 꼭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Wharton의 과외활동 및 event

Wharton이 주는 큰 매력 중 하나가 활발한 과외 활동이다. 와튼의 전 학장인 Harker 학장도 Wharton의 학생 중심의 과외 활동 문화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 “One thing that really sets Wharton apart from other schools is the way students have so much power to change the school as they see fit in conjunction with an administration that is equally proactive.” Wharton에서 학생들이 하겠다고 해서 안 된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arton Graduate Association (WGA), cohort, club등을 통해 전개되는 과외활동은 좁게는 같은 취미를 가진 소규모의 학우들과의 긴밀한 연계에서부터 시작하여 넓게는 학교 전체, MBA 동료들, cohort member들과의 관계를 맺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인 행사를 통하여 서로 다른 문화와 제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또한 MBA program에 관련된 정책 결정에 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고 있다.

학교 내 공식 활동
아래 조직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공식적인 기구로서 최소 1년간 지속되는 활동이므로 상당한 시간과 노력 등 commitment가 요구되며, 학업과 함께 수행하는데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cohort나 learning team 활동과는 달리 보다 전문적이고 냉정한 미국 사회 엘리트층의 실체를 체험할 수 있다.

  • WGA (Wharton Graduate Association): 학생회에 해당하며, 27 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매년 2월
    1학년 중에서 투표로 선출하며 남은 1년간의 각종 학생 관련 행사 및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됨.
  • Academic Service’s Advisory Board: 매년 10-12 명은 선발하며 주로 학업 및 교과 에 관련된 각종 사항에 참여함.
  • DGSAC (Dean’s Graduate Student Advisory Committee): Dean 및 학교 내 각종 유관 부서장과의 정기 모임을 통해 학교의 장 단기 전략적 결정을 조언하며, 학교에서 미처 생각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함 (Welcome Weekend, Alumni Telethon 등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음).
  • Ethics Committee: Integrity는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만큼 학교 생활 전반에서 일어나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 기구.
  • Admissions Committee: Admissions officer들을 도우면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몇 명은 prospective student 들의 원서를 읽고 평가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함.

이 외에도 volunteer 역할로는 campus visit volunteer, information session volunteer 등이 있다.

Other WGA-Sponsored Events
Wharton에서는 교수 및 Dean, Vice Dean과의 점심 및 대화의 기회가 많이 제공된다. 또 각 학기마다 마음 맞는 4~5명의 학생들이 교수와 점심을 할 수 있는 “Take a Professor to Lunch” 혹은 “Wine & Dine with a Professor” 등의 program이 많으므로 미리 check해서 기회를 활용하면 좋다. 이 이외도 Leadership Lecture Series라고 해서 여러 교수들, 또는 저명한 business professional들의 lecture도 듣고 식사도 함께 하는 기회가 있다. Wharton이 아니고서는 보기 힘든 저명 인사로부터 가식 없는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리고 dinner lottery에까지 당첨되어 공짜 저녁까지 먹는다면야 금상첨화가 아닐까. 학기마다 주어지는 application form들을 잘 체크하고 결정하는 것이 필수!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Microsoft의 Steve Ballmer 사장 등 유명한 분들이 많이 왔는데 유독 올해의 스피커들은 그다지 유명한 사람들이 없었다

Cohort 과외활동
1st quarter가 시작하기 전에 cohort representative를 각 분야별로 선정한다. Academic, Athletic, Social, International, Treasurer, Historian & Photographer 등이며, 이 외에도 각 수업마다 Feedback Circle이라고 수업 및 강의 내용의 feedback을 전달하는 일종의 교수와 학생간의 liaison 역할도 있다. 이런 활동에 참가하면 유익하겠지만 설사 참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수시로 있는 cohort 내의 친목 활동 (예: Cohort Dinners) 이나 사회 봉사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1학년 초에 cohort 별로 회비를 약 $100씩 걷는다. (참고로 나는 아직도 이 fee를 안내서 계속 WGA에서 돈 좀 내라는 이메일이 온다 ㅎㅎ)

Club 활동
Wharton 에는 100 개의 이상의 club 들이 있는데, 크게 분류하자면 Athletic Club, Professional Club, International & Cultural Affairs Club, Community Service Club 그리고 Social Club 등이 있다. 9월 첫 주에 Club day 가 있는데 그 때 각 club 들이 회원을 모집하면서 club 활동내용을 상세하게 들려준다. 그 날 가입을 안 하더라도 나중에 천천히 가입하여도 된다. 물론 가입하는건 공짜가 아니다. 적게는 $25, 많게는 $500 (장비를 구입해야하는 하키 클럽)의 회비를 내야하니 budgeting을 잘해야한다. Club 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나 책자에 나와 있지만 간략하게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 Athletic Club: Tennis Club, Wildmen Ice Hockey, Rugby, Sailing, Scuba Diving, Golf club 등.
  • Professional Club: Finance Club, Consulting Club, Sales & Trading Club, Investment Management, Media & Entertainment, Entrepreneurs, Toastmasters Club, Wharton Women in Business Club, Private Equity 등. Finance Club 이나 Consulting club mailing list 에 가입하면 나중에 job search 나 mock interview 때 도움이 되니 가입하는 것이 좋음.
  • International/Cultural Affairs Club: Korea Club, GCC (Greater China Club), Japan Club, Asia Club, Southeast Asia club, WHALASA (Wharton Latin American Student Association), India Club, EUROPA 등.
  • Community Service Club: Rebuilding Together – formerly Christmas in April (아래 참조), Wharton Community Consultants, Wharton Olympics, Net Impact, Wharton Into the Streets Club 등.
  • Social/Special Interest Club: Wine Club, Whartones(아래 참조), Wharton Partners, Wharton Kids, Cigar club, Arts Enthusiast, Culinary Club 및 동성연애 클럽등.

Wharton Social Events
학교의 주요 행사에 대하여 간략히 적으면:

  • MBA Pub: 매주 목요일 저녁 MBA Pub에서 있는 사교 모임. 학기초에 약 $100의 회비를 내면 1년간 매주 목요일마다 맥주 및 Papa John’s Pizza를 맘껏 먹을 수 있다.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 매주 갈 수 있는지 장담은 못하고 학기 초에는 company sponsored MBA pub이 자주 있기 때문에 회비를 안 내고도 즐길 수 있다.
  • Walnut Walk: 4월과 10월에 있는 행사로 MBA학생들이 저녁때 상의는 정장을, 하의는 boxer만 입고 운동화를 신고 Center City의 동쪽 끝에서 시작하여 서쪽 끝까지 Walnut Street을 따라 걸으며 주위의 20여 개의 Bar와 night spot을 순례하며 활보하는 날.
  • Halloween Party: Halloween때 전체 MBA 또는 cohort 주관으로 분장을 하고 파티를 벌임. 미국적인 행사. 참석해서 동료들의 분장술을 살펴보면 재미있다.
  • Wharton Follies: MBA 학생들이 재능을 살려 매년 연기, 춤, 노래 등을 Broadway musical 형식으로 공연을 한다. Philadelphia (3회)와 New York (1회)에서 공연을 하며 모든 행사가 100% 학생들에 의해, 그것도 가장 바쁜 Recruiting Season (2월)에 이루어 진다.
  • Whalasa (Wharton Latin American Student Association) Party: Latin계 학생 클럽 행사로 Salsa, Merengue, Samba 등 현란한 춤과 음악이 결부된 Must-see. 1 년에 몇 차례 열리는데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행사 중 하나임.
  • Spring Gala/Winter Ball: 1년에 두 차례 (12월과 4월) 남녀가 정장 (Tuxedo, Dress) 을 하고 춤도 추고 오락을 즐기는 일종의 상류층 무도회 냄새를 풍기는 행사. Fee는 약 U$60~$90로 비싼 편이지만, 한 번 정도는 가보는 것도 좋을 만한 행사.
  • International Culture Show: 올해로 5회를 맞은 culture show는 Wharton 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행사중 하나임. 세계 각국의 민속춤 및 문화를 즐기기에 아주 좋음. Korea를 대표해서는 올해 부채춤을 선보였는데 아주 인기가 높았음.
  • Rebuilding Together (formerly Christmas in April): West Philly에 살고 있는 빈민 가정을 돕기 위한 활동의 하나로, 매년 4월경 매주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음식 배급, 집 보수, 어린이 돌보기 등 사회 봉사 활동 실시. 이 또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 제고 및 타 cohort에 속해 있는 Whartonites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
  • Wharton Welcome Weekend: Prospective 학생들을 위한 일종의 orientation. 여러 학교의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에게는 학교 분위기 등을 살피기 위한 좋은 기회임.
  • Midnight Turkey Bowl/Midnight Bunny Bowl: 1 년에 두 차례 (11월과 3-4월) 에 불우이웃 모금 성격을 띈 야밤에 bowling 치는 행사.
  • Jingle Bell Run: 돈을 내고 불우이웃 모금 성격을 띈 달리기 행사.
  • Whartones: Wharton 의 a cappella group으로서 일년에 정기 공연을 갖는다.

이 이외에도 Wharton Dance, Global Food Festival, Russian Party 등 수많은 다양한 행사와 Finance Conference, Marketing Conference, Asian Business Conference 등이 1년 사이에 스쳐간다. 참여하지 않는다면 단지 소란스러운 행사로 끝나겠지만 참가한다면 아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Blackstone Group EIS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비공식적인 recruiting 활동이 시작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 기업의 채용담당자들과 와튼 동문들이 학교나 학교 근처의 식당/호텔에서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는데 오늘은 와튼 스쿨의 1,600명 재학생들의 dream job인 Blackstone Group에서 온다. 와튼에서는 이러한 기업 설명회 행사를 EIS (Employer Information Session) 라고 한다. “오늘은 어떤 EIS 가니?” “정말 재미없는 EIS다” 뭐 이런 말들을 종종 Huntsman Hall에서 들을 수 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EIS는 대부분 점심 시간 12시 – 1시반 사이에 강의실에서 진행되며, 기업의 채용 담당자 한 명과 현재 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와튼 동문 2-3명이 와서 회사 설명과 질의 응답을 한 후, 개별적으로 다가가서 명함을 받거나, 강한 인상을 심어준 후 그 이후에 계속 연락을 하면서 connection을 만들어서 잘 풀리면 summer internship이나 졸업 후 full-time offer를 받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졸업 후 하고 싶은 목표를 어느정도 구체적으로 잡아 놓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굉장히 많다. 일단 여기저기 industry를 알아 본 후 결정하자는 목표가 있는 학생들은 굉장히 많은 EIS를 참석하게 된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채용을 목적으로 20개 정도의 기업이 와튼을 방문하는데 하루에 4개의 EIS를 참석한다고 생각해 봐라….정말 힘들다. 그것도 그냥 앉아서 기업 설명을 듣는게 아니라, 직접 채용 담당자들한테 다가가서 웃는 얼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서 어떻게서라던지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 사람으로써 이렇게 하는거는 정말 힘들다. 그리고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모르는 사람한테 다가가서 말을 거는거에 익숙치가 않은 사람들인데, 끊임없이 웃으면서 (포인트: 가끔씩 고개도 끄덕끄덕해줘야 한다) interaction 하려니 EIS 끝나고 집에 오면 거의 녹초가 된다.
나는 private equity / venture capital 관련된 회사의 EIS만 참석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회사들의 특징은 캠퍼스에 잘 안온다는거다. 워낙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며,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뽑기 때문에 학교보다는 personal connection을 통해서 직접 연락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자주 서부에 가는 이유는 Oceans International 일을 하기 위해서이지만, 동시에 개인적인 커넥션을 만들기 위한 부분 또한 적지 않다. 하여튼 오늘은 private equity의 명가인 Blackstone Group에서 온다. Blackstone Group ->자꾸 흑석동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ㅎㅎ

우리 아파트에 사는 Sujit과 같이 잘 차려입고 행사장인 Rittenhouse Hotel로 갔다. 역시나 모든 학생들이 온 거 같았다. 한 400명 정도 MBA 학생들이 왔을까? 도대체 Blackstone 사람들은 어디 있고 우리 MBA들만 보일까?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Blackstone 사람들을 중심으로 큰 원을 만들면서 와튼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아주 positive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들이 역력 하였다.) 질문을 하나하나씩 하였다. 나도 질문을 하나 하긴 하였는데 400명 학생들 중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아주 smart한 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아주 바보 같은 질문을 해야할거 같았다. 솔직히 Blackstone 담당자들과 이야기한 시간보다 우리끼리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 행사였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 행사는 앞으로는 좀 자제 하고,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한 네크워킹에 더 치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다. 그래도 나름대로 잘 보이려고 긴장한 탓인지 집에 오니까 많이 피곤하더라…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엄청나게 많은 reading과 프로젝트를 해야하는 마케팅 수업 MKTG621을 waive하고 (정말 다행이다) 내가 선택한 교양 과목이 2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이라는 과목이다. 한 학기 (앞으로 학기를 quarter라고 표시하겠다. 한 semester는 2 quarter로 구성되어있다) 동안 수강하는 과목이며, 0.5 학점 과목이다. 참고로, 일주일에 3시간동안 한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과목은 0.5학점, 일주일에 3시간 동안 두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과목은 1학점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0.5학점이 3학점으로 해석될지 싶다. 앞에서 잠깐 설명하였듯이 회사를 인수한 후, restructuring과 같은 전략으로 회사의 상황을 개선한 후에 더 높은 가격에 파는 Private Equity Fund (사모펀드)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이다. 교수가 아니라 시간 강사인 Robert Chalfin이라는 와튼 출신 사모펀드 사업가가 월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가르키는 과목이다.

Chalfin 교수는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다. 와튼에서 MBA 학위를 취득한 후, 다시 법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하자마자 창업을 해서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다. The Chalfin Group이라는 M&A; / 사모펀드 전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배울 점이 많다. 어떤 회사를 살것인가? 회사의 valuation은 어떻게 매길것인가? 산 다음에는 뭘 해야할까? 경영진을 해고할까? 어떻게 value addition을 할 것인가? 누구한테 얼마에 다시 팔것인가? 뭐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실예와 reading을 통해서 서로 토의하는 방식으로 수업은 진행된다. 좋은 점은 no bullshit이라는 점이다. 즉, 많은 교수들과 같이 교과서의 내용을 가르쳐 주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deal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배울 수 있는 수업이다.

Chalfin 교수가 법대 졸업할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법대 졸업할 때, 나는 거의 파산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학생 대출을 너무나 많이 받았고, 직장은 없었고…그래도 나는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신조는 굳게 지키고 싶었으며, 그 누구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을 해야겠다는 믿음 하나만 가지고 Chalfin Group을 창업했다. 여러분도 이걸 심각하게 생각해봐라. McKinseySamsung (진짜 삼성이라고 했다)같은 회사의 임원이 되서 인생의 절반을 비행기에서 보내고, 애들 졸업식에 참석 못하고,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족한테 소홀히 하면서 살고 싶냐?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가? 내가 지금 버는거의 1/10도 못 벌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신념이 있었으며,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 불구하고, 내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실패도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까. 지금은? 이미 8년 전에 나는 평생 일을 안하고 살 수 있을만한 재산을 벌었다. 하지만 오늘도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일하러 간다. 왜냐? 좋으니까. 내 나이에 이렇게 즐기면서 매일매일 일터로 가는 사람들도 드물거다. 이런 즐거움을 나만 느끼기기에는 나는 너무 착하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모든 학생들한테 창업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왜 못하냐…you guys are in the best damn business school in the world. If you made it to Wharton, you have what it takes to do it.”

멋진 말이다. 계속 내 머리에서 맴도는 말이기도 하고…WHERE DO YOU WANT TO GO?

Stanford 동지들 – Bon, Moto와 Fendi 그리고 비즈니스

Stanford 대학원에서 룸메이트였던 Bon과 Moto 그리고 같은 반 친구였던 Fendi와 conference call이 오전 8시에 있어서 오늘은 10시 수업이지만 새벽같이 일찍 일어났다. Bon은 원래는 중국/홍콩 혈통인데 어렸을 적부터 뉴질랜드, 캐나다, 스위스 등 다양한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친구이다. 뉴질랜드에서 학부를 졸업하였고, Stanford에서 기계공학 석사를 취득한 후 실리콘 밸리 Cisco에서 일하다가 프랑스의 INSEAD에서 MBA를 취득한 후 현재 스위스의 Tag Heuer (high-performance 시계) 본사에서 brand marketing을 하고 있다. Moto 또한 일본인 이지만 유년기를 유럽에서 보내서 영어가 매우 유창한 친구이다. Moto는 한마디로 천재/수재인 친구이다. 동경대 기계공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여 Stanford에서 기계공학 박사 과정을 4년 만에 졸업한 매우 비상한 머리의 소유자다. 현재 Kinya라는 동경대 동창과 같이 동경에서 Takram이라는 상품개발/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비즈니스가 날로 번창하고 있다. 나도 작년 11월 Wharton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동경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시간이 조금 남아서 Takram 사무실을 방문하여 Kinya랑 인사를 한적이 있는데 매우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왔다 (점심도 비싼 도시락을 얻어먹었다). Fendi는 인도네시아 갑부 집 아들이다. Wisconsin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Stanford에서 제조공학 (Manufacturing Systems Engineering)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실리콘 밸리의 A.T. Kearney에서 컨설턴트 생활을 오래 하다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하여 자카르타로 돌아와서 나보다 한달전인 6월에 결혼을 했다. Fendi네 집안은 인도네시아에서 굉장히 유명한 대리석 비즈니스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데 나도 6월달에 Fendi 결혼식 참석 차 공장 견학을 하였는데 이게 장난이 아닌 비즈니스였다.

스탠포드에서는 워낙 다양한 친구들과 많이 어울렸는데 위 3명은 나랑 아주 각별하게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다. 6월달 Fendi 결혼식도 나와 Moto가 참석하였고, 7월달 내 결혼식에도 Moto는 왔었다. 그리고 올해 5월달에 Moto가 주말을 이용해서 서울 나들이를 왔었는데 이때 3일동안 우리집에서 자면서 서울 시내 구경도 하고 지현이랑 같이 인사도 하고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Moto, Bon 그리고 나는 약 6개월 동안 같은 아파트에서 룸메이트로 살았는데 3명 다 학교 공부보다는 사업과 창업에 관심이 많아서 일주일에 2번은 꼭 스탠포드 앞에 있는 Starbuck’s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나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brainstorming을 하고 밤늦게 Denny’s에서 야식을 엄청나게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하다. 졸업식 날도 팔로알토의 유명한 중국 식당인 Hong Kong Flower Garden에서 부모님들과 다 같이 저녁먹은 이야기를 아직도 가끔씩 하곤 한다 🙂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그럼 오늘 conference call은 왜 한거냐? 요새 우리 친구 Fendi가 가지고 있는 큰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대리석이라는 낙후되고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Fendi네 회사 Jaya Abadi Group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 대표이사인 Fendi 아버지 및 나이드신 경영진 어르신들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안 나오는 것이다. 미국에서 선진 비즈니스를 배운 2세들이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하면 항상 부딪히는 벽에 Fendi도 예외없이 부딪힌 것이다. 일을 벌이려고 하면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 경영진들이 사사건건 반대를 해서 요새 잠을 거의 못자는거 같아서 우리가 좀 도와주겠다고 나서서 각각 다른 시간대 – 일본, 인도네시아, 미국, 스위스 – 에 있는 옛 동지들이 힘을 뭉치기로 했다. 일단 시간 자체를 잡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필라델피아 시간 오전 8시면 다 깨어있는 시간이라서 오늘 오전에 진행을 한것이다. 몇 달 전에 Moto가 Ryu Itadani라는 일본인 화가/디자이너 친구를 소개해 준 적이 있는데, 이 친구의 디자인을 대리석에 입혀서 high end market을 겨냥한 명품 대리석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오늘 conference call을 진행하였다. 오랜만에 4총사가 모여서 그동안 살았던 이야기, 신혼생활 이야기,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 (Skype를 통해서 conference call을 했는데 정말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걸 느꼈다. 이런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다)도 하고 본격적인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였다. Moto의 수고로 인해서 Ryu Itadani도 직접 conference call에 초대를 하여서 같이 이야기를 하였다.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는데 confidentiality 관계로 여기에 공개적으로 쓰지는 못하겠다. 정작 궁금하신 분들은 저한테 직접 연락해 주시면 힌트를 조금 드릴게요.

내가 Fendi의 위치에 있었으면 과연 어떤 액션을 취했을까? 나 같으면 일단 현재 경영진들을 과감하게 교체하였을 것이다. 한 두번 변화의 힌트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사람들은 막말로 “짤라야” 한다. 나이 많고 갈 곳 없는 사람들한테는 너무 잔혹하지만 회사, 직원, 직원들에 딸린 식구들 그리고 주주들을 위해서는 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대화를 통해서 이 사람들을 설득한다? 시간이 그렇게 많은가? 더 이상 옛 방법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자리는 없다. 무조건 변화해야 한다. 과묵하기로 소문난 이건희 회장도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는가 “마누라와 애들을 제외하고는 다 바꿔라!” 좋은 아이디어 전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은 사람들이다.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나쁜 아이디어를 좋은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는 무한가능성이 있다. 일단 star team을 갖추어야 한다. 왜 좋은 경영대학원에 오려고 노력하는가? 이미 사전 스크린된 좋은 사람들의 표본 집단이기 때문이다. 5명과 이야기 하면 최소 3명은 똑똑하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나도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시 학교에 오지 않았는가.

일찍 일어나서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오랜 친구들과 수다 떠니까 참 잼있었다. 어리버리한 대학원생들이 저마다 각국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걸 보면 참 대견하기고 하고…나 스스로도 대견스럽고 ㅎㅎ. Skype를 창업한 Niklas Zennstrom과 Janus Friis 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으며, 이 회사에 돈을 대준 선견지명이 있던 투자자들 그리고 Skype를 26억 불이라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한 eBay의 결단력에 다시 한번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