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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perstar Effect

타이거 우즈가 드디어 돌아왔다. 5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2010년도 Masters 대회로 멋지게 복귀한 우즈의 컴백은 나와같은 우즈의 팬들은 두말할것 없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만, 그동안 호랑이 없는 숲에서 열심히 골프를 치던 동료 골프 선수들도 우즈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만년 2인자 필 미켈슨 선수도 얼마전 인터뷰에서 “골프라는 운동은 나보다 뛰어난 상대와 같이 경쟁을 해야지만 performance가 더욱 더 향상됩니다.”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달리기 시합에서 혼자 뛸때보다 옆에 같이 뛰는 상대선수가 있을때 기록을 더욱 더 단축시킬 수 있다는 이론과 비슷한거 같다. 그런데 과연 정말로 그럴까? (참고로 이 포스팅을 시작했을때는 마스터즈 대회가 진행 중이었지만 결과는 필 미켈슨의 우승으로 74회 마스터즈 대회가 막을 내렸다)

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지금까지 살았던 가장 위대한 체스의 달인 Bobby Fischer 선수를 잘 알고 있을것이다. Fischer와 체스를 두었던 선수들은 하나같이 “Fischer 효과” 때문에 졌다고들 한다. 의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Fischer 효과란 바로 Fischer 선수와 체스 시합을 두면 상대방이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한 통증을 호소한다는 점이다. Fischer 선수와 체스 시합을 두었던 동료 선수들은 하나같이 편두통, 갑작스러운 맥박상승 심지어는 식은땀과 같은 증상을 경험해서 평소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Fischer의 가장 가까웠던 라이벌 Boris Spassky 선수는 “Bobby와 체스 시합을 두면 이기냐 지냐가 아니라, 생존 하느냐 못하느냐가 문제였습니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Fischer 효과는 무서운 증상이었다고 한다.

Welcome to the world of Superstars. 최근들어 많은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효과를 우리는 슈퍼스타 효과라고한다. 운동이나 비즈니스나, 심지어는 학교에서도 경쟁 상대가 있다는건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하는걸로 우리는 배워왔다. 혼자 하는거보다 본인과 실력이 비슷한 경쟁상대가 있으면 소위말하는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하는 모든 사람들이 평소보다 나은 실력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렇지만 명심해야하는 사실은 바로 이런 현상은 경쟁 상대들의 실력이 거의 비슷할때만 그렇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실력이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면 우리는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냥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게 바로 슈퍼스타 효과이다. 슈퍼스타 효과는 특히 현대 골프 시합에서 잘 관찰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타이거 우즈라는 천재 골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우즈 선수는 PGA를 압도적으로 지배하였다. 타이거 우즈라는 이름 자체가 너무나 대단한 골퍼의 이미지를 떠오르게하기 때문에 우즈가 골프장에 있으면 그와 같이 치는 상대 골퍼들이 평소실력보다 훨씬 더 못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Kellogg 경영대학원의 응용 거시 경제학자인 Jennifer Brown은 그녀의 논문을 통해서 설명을 한다. 일단 우즈가 시합에 나오면 그의 팬들이나 심지어는 같이 경쟁하는 골퍼들조차 그가 우승할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같이 치는 골퍼들은 항상 지게 되있다고 한다. Brown 교수는 이러한 슈퍼스타 효과는 골프라는 운동에 국한되는게 아니라 일반 기업 또는 변호사 사무실 등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보다 능력있는 사람들과 경쟁을 하면 본인도 평소보다 더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타이거 우즈 선수를 자세히 분석해본 결과 저희가 보통 알고 있는 사실과는 180도 다른 결과가 생길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상대방이 운동선수던, 동료 변호사던, 사무실 옆에 있는 입사 동기던간에…결과는 뻔히 내가 지는건데 굳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을까요?”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한다.

Brown 교수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개최되었던 PGA 골프 경기에 대한 모든 골프 선수들의 자료를 분석하면서 이러한 슈퍼스타 효과를 발견하였다. 다른 운동도 많은데 골프라는 운동을 브라운 교수가 선택한 이유는 첫째로 개인의 객관적인 능력에 기복을 줄 수 있는 team 역학이라는게 골프에는 없어서 객관적인 분석이 용이하였고, 둘째는 PGA만큼 완벽하게 과거 자료를 정리하고 관리하는 기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운동이나 직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타이거 우즈라는 명백한 1인자가 골프에는 오랫동안 존재하였다는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숫자들을 분석해보니 역시 브라운 교수가 예상하였던 모든 가설들이 증명되었다. 작년 11월달에 타이거 우즈가 일시적인 휴식을 선언하였을 당시 우즈의 World Golf Ranking 스코어는 16.169였는데 이 숫자는 2위와 3위 선수들의 점수를 합한 숫자의 두배가 넘는 스코어이다. 현재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 어떤 골퍼보다 우즈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많이 하였으며 올해의 PGA 선수 상을 지금까지 무려 10번이나 받았다. 우즈 선수와 같이 골프를 치는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0.8 스트로크를 더 많이 쳤으며, 골퍼들의 순위를 보여주는 리더보드에서 우즈 선수 이름에 가까이 있는 선수일수록 실력 발휘를 못한다는 객관적인 데이타를 브라운 교수는 찾을 수 있었다.

슈퍼스타 효과와 브라운 교수의 결과는 경제학적인 전문 용어로는 economic tournament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이론은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서 승자가 결정되기 보다는 서로에 대한 상대적인 실적에 의해서 결과가 매겨지는 상황에 많이 적용되는 경제학 이론이다. 현대 경영학에서는 직원들의 실력과 output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치 운동 경기와 같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걸 가장 잘 실천하였던 경영자는 GE의 Jack Welch씨였다. 그는 인사관리에 20-70-10 법칙을 적용하였는데, 실적이 가장 좋은 상위 20% 직원들은 크게 포상하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하위 10% 직원들은 회사에서 짤라버리는 매우 극단적인 관리 방법이다. 아직도 나는 매우 효과적인 인사관리 정책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러한 merit 기반의 인센티브 제도는 직원들을 자극해서 능력의 110%를 발휘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라는거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직원 중에 다른 직원 보다 훨등하게 머리가 좋거나 능력이 좋은 사람 – 타이거 우즈와 같은 슈퍼스타 – 이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에 short가 생긴다. 즉, 아무리 노력을 해도 따라갈 수 없는 사람이니까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스스로 포기를 해버린다는 것이다.

슈퍼스타 효과는 이겼을때 받는 인센티브 구조가 비선형적일때 더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브라운 교수는 말을 한다. 즉, 1등은 1억원, 2등은 5천만원, 3등은 2천5백만원을 받는 선형적인 인센티브 구조가 아니라 1등만 1억원의 상금을 가져가는 비선형적인 인센티브 체제를 말한다 (“어차피 슈퍼스타가 이길텐데 뭐하러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냐”라는 생각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게된다). 또다시 골프를 예로 들어보자. 몇일전에 끝난 마스터즈 대회를 보면 1등 필 미켈슨이 모든 상금과 명성을 가져갔다. 2등과 3등한테는 솔직히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비선형적인 인센티브 구조의 또다른 예는 law firm의 신참 변호사들간의 경쟁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신참 변호사들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계속 law firm에 남아서 파트너로 승진을 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스스로 퇴사해야하는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다들 비슷한 학교를 나오고 실력이 비슷하면 경쟁에서 이기려고 서로 바둥바둥 노력하지만, 남들보다 월등한 실력과 체력의 입사 동기가 있어서 누가봐도 이 사람이 law firm에 남을게 확실한 상황에서는 다른 신참 변호사들은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그냥 대충대충 일을 한다. 어차피 질게 뻔한 전쟁에서는 의미없는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변호사만큼 사리판단을 잘 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거 같다. 결국 선의의 경쟁이 회사의 생산성을 더 높게 만든다는 이론과는 달리 슈퍼스타가 포함된 경쟁은 오히려 남들의 사기를 떨어뜨려서 전체적인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야기시킨다. 대학입학 시험을 치루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슈퍼스타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University of Michigan의 연구에 의하면 미국 대학 입학 시험인 SAT 점수는 시험을 같이 보는 학생들의 수가 더 많을수록 평균 점수는 낮아진다고 한다. 아마도 시험보는 수험생 입장에서 시험당일 시험장에서 같이 시험보는 학생의 수가 많을수록 시험을 잘봐야하겠다는 동기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많은 학생들이 SAT를 보는데 내가 무슨 수로 높은 점수를 받아서 하버드 대학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을 무의식 중에서 모두 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 선수의 경기로 다시 돌아와보자. 우즈와 같은 슈퍼스타와 같이 경기를 하면 어차피 못이기니까 열심히하고 싶어하는 motivation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도 발생하지만, 이와 완전히 반대인 또다른 슈퍼스타 효과는 바로 평소보다 훨씬 더 잘 하려고 해서 불필요한 실수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코스위에 있는 존재감 자체가 다른 선수들을 굉장히 불안하게 만드는데, 우즈를 이기려면 아주 완벽한 게임을 해야한다는걸 모두가 알고 있으며 모든 미디어가 우즈 선수한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못치면 전국구 방송에서 엄청나게 쪽팔릴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무의식 중에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하던 스윙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고, 잘치기 위해서 너무 많은 잡생각을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몸과 마음이 따로노는 상당히 바람직하지 못한 경기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우즈와 같은 슈퍼스타와 같이 경기를 하면 스스로의 경기내용을 슈퍼스타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하는데 이와 반대로 상대가 타이거 우즈라는 압박과 중압감 때문에 마치 아마추어 골프 선수와 같은 mentality를 갖게되고 경기 결과도 아마추어틱하게 된다는 말이다.

시카고 대학 심리학과 Sian Beilock 교수도 이런 슈퍼스타 효과에 대한 많은 실험을 하는데 한번은 승부심이 매우 강한 학생들한테 어려운 수학 문제를 내면서 먼저 푸는 사람들한테 현금을 상금으로 걸었고, 상대적으로 승부근성이 약한 다른 부류의 학생들한테는 똑같은 문제를 주면서 그냥 최선을 다해서 풀어보라고 하였다. 결과는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푼 학생들이 월등하게 많은 문제를 풀었다고 한다. Beilock 교수에 의하면 “시합”이라는 단어로 인한 불안감이 정신적/육체적 자원을 쓸데없이 많이 소모해서 그냥 relax한 상태에서 문제를 푸는 학생들보다 더 좋지 못한 결과를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할수록, 더욱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는거죠.”라고 그녀는 말한다. 슈퍼스타와 경쟁을 하면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평소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나보다 실력이 월등한 사람을 보면 볼수록 나 스스로의 미약함을 인식하게 되어서 평소 보다 더 좋지 않은 performance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시험을 볼때는 교실 맨 앞에 앉아서 시험을 보는게 좋다고 한다. 맨 뒤에 앉으면 앞에 앉은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비교하게 된다고 한다.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 비즈니스의 잭 웰치, 야구의 베이브 루스, 농구의 마이클 조던,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 골프의 타이거 우즈…이런 사람들이 바로 같이 있다는 존재감만으로도 상대방을 압도하고 긴장시키는 진정한 슈퍼스타들이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이러한 슈퍼스타들의 독주에 종지부를 찍을 새로운 슈퍼 슈퍼스타들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복싱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비즈니스의 스티브 잡스, 야구의 알렉스 로드리게즈, 농구의 코비 브라이언트, 테니스의 라파엘 나달이 바로 기존의 슈퍼스타들을 제치고 급부상하고 있는 슈퍼 슈퍼스타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몇년 후에는 또다른 뉴페이스들이 나타날것임이 분명한걸 보면 항상 뛰는놈 위에는 나는놈이 있다는 말이 맞는거 같다.

Anyways, 말이 또 조금 다른 곳으로 빠지려고 하는거 같은데….선의의 경쟁 심리를 이용해서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고 한다면 HR 담당자들은 반드시 이러한 슈퍼스타 효과가 고려된 정책을 만들어야한다. 특 A급 인재를 영입해서 나머지 직원들을 자극하려다가 오히려 B급 인재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팀보다 더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불행하면서 실적도 저조한 직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회사로 타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돈과 스포츠 Part 2 – Canada and B2ten

이번에는 선진 경영 기법과 돈이 스포츠 구단이 아닌 조금 더 스케일이 큰 국가 스포츠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얼마전에 폐막한 2010 뱅쿠버 동계 올림픽을 예로 들어서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순위를 매길때 금메달 하나를 은메달 10개보다 더 높게 쳐주지만 미국은 전체 메달의 숫자를 가지고 랭킹을 매긴다. 이렇게 미국식으로 랭킹을 매기면 메달 총수 37개로 미국이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지만 한국식으로 랭킹을 매겨보면 금메달을 14 나 가져간 (총 메달 수 1위 미국보다 5개나 많은 금메달을 이겼다) 캐나다가 랭킹 1위인 셈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단연 가장 인기가 많았던 선수는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하였던 점수를 이룩한 한국의 김연아 선수이지만, 캐나다가 14개의 금메달을 가져간것도 상당히 경이적인 기록이다. 캐나다는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였는데 홈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였으며 그 이후에 많은 올림픽 관련 정부 관계자들과 스포츠 관계자들이 경질되었지만 여전히 금메달을 이길만한 선수들을 양성하는데 성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캐나다에는 정부 주도로 운영되는 Own the Podium이라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이 프로그램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캐나다의 메달갯수와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동반되는 국력신장을 증진하기 위해서 약 1,440억원이라는 자금을 유치하였으며 앞으로 몇년에 걸쳐서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이 돈을 투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7년전에 뱅쿠버가 2010년 동계 올림픽 개최 장소로 선정되었을 당시 Own the Podium 프로그램은 대대적으로 캐나다의 젋은 운동선수들을 양성하고 이 선수들에게 최고의 운동 시설, 훈련 그리고 코치들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발표하였지만 투자하는 돈에 비해서 그 결과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하였다. 2010년전까지 캐나다의 보잘것없는 동계/하계 올림픽 성적을 보면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워낙 큰 프로그램이고 선수들을 기계적으로 양성하는 공장 개념을 가지고 운영되기 때문에 특정 선수들이 필요로하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세한 요구사항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Own the Podium의 수혜자 Patrick Chan은 어린 유망받는 남자 피겨스케이터이다.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Chan 선수는 지금과 같이 높은 수준의 스케이팅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텐데 실력이 향상될수록 Chan 선수는 그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고 싶어하였고 그러려면 스케이트 코치가 한명이 아닌 3명이 필요하였다. 점프를 위한 코치 한명, 스핀을 위한 코치 한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욱 더 세련된 몸동작을 위한 코치 한명, 이렇게 3명이 필요하였지만 비용과 타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서 Own the Podium 프로그램은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줄 수가 없었다. 이때 Chan 선수가 다른 선수들을 통해서 알게된 새로운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의 주제인 B2ten이다. B2ten은 Business 2010의 약자이며 캐나다의 비즈니스맨들이 새롭게 형성한 일종의 “스포츠 excellence를 통한 캐나다의 국력 신장” 비밀 병기 프로그램이다. B2ten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면 솔직히 이 프로그램이 지원해주는 운동선수들의 이름정도만 나와있지 누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떻게 투자를 유치하는지에 대한 비즈니스 부분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설명도 나와있지 않다. B2ten 의 약 25명의 스폰서들은 모두 캐나다의 갑부와 명문가문 출신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Seagram의 주인 Samuel Bronfman의 손자 Stephen Bronfman과 Desmarais 가문도 포함되어 있지만 웹사이트나 그 어떤 자료에도 이들의 이름이 언급되어있지는 않다. B2ten은 Own the Podium 보다 규모면에서는 훨씬 작다. 해마다 약 12억원 정도만 소수의 운동선수들한테 투자를 하고 있으며 뱅쿠버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 206명 중 18명만 이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B2ten의 이러한 접근방식은 올림픽 스포츠에 대한 private funding의 새로운 장을 열고있다고 말을한다. B2ten은 모든 운동 선수들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는 외부에 자세히 공개되어 있지 않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지원절차를 거쳐야하는걸로 알려져 있으며 Chan 선수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였다. B2ten 프로그램에 채택된 후 Chan 선수는 그토록 원하던 3명의 코치와 정신과 의사까지 지원을 받았는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그는 승부 에 대한 부담과 실패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는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였지만 그는 동계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 최고의 남자 피겨스케이터였고 세계 랭킹 9위였다.

Patrick Chan 외에 B2ten의 도움을 받고 있는 몇몇 선수들의 케이스를 보자. 여성 봅슬레드 선수인 Helen Upperton은 2007년도 시즌 종료 후 세계 랭킹 4위였는데 헬렌과 팀 동료들은 최신 썰매만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다. B2ten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들은 새로운 썰매뿐만이 아니라 썰매 전용 정비사까지 제공을 받았으며, 새로운 썰매를 가지고 경기한 결과 그 다음 겨울 8번의 경기 중 2번을 우승하였으며, 5번이나 시상대에 올라설 수 있었다. 또 다른 남성 봅슬레드 선수인 Lyndon Rush도 헬렌과 마찬가지로 최신 썰매가 있으면 더 빠르게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였고 B2ten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였다. 그 지원 과정은 마치 구직 과정과도 같았다고 러쉬 선수는 말한다. “이런저런 질문들을 정말 많이 했어요. 마치 무슨 직장 면접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B2ten 위원회는 제 백그라운드 조사까지 매우 철저히 하였으며 특히 범죄 기록이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사항들이 없는지까지 매우 상세하게 조사하였습니다.” 위원회는 또한 러쉬 선수의 새로운 파트너 Lascelles Brown이 이 스포츠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캐나다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할것인지 다짐까지 받았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를 거친 후에 B2ten은 이 두선수들에게 7만불 짜리 최신식 썰매를 구매해줬으며, 그 이후에 러쉬와 브라운 선수는 캐나다 최고의 봅슬레드 선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B2ten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세계 최고의 여성 모글 스키어이자 Canada’s Golden Girl이라 불리는 Jennifer Heil 선수이다. 2006년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뱅쿠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딴 헤일 선수는 B2ten에서 가장 많은 투자와 공을 드린 선수이다. 수년 동안 B2ten 프로그램을 통해서 헤일 선수는 개인 트레이너, 개인 의사, 영양사와 최신식 장비를 제공받았으며 26살의 이 여성 스키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무명 선수가 세계 최고의 모글 스키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B2ten 프로그램 덕이라고 한다.

올림픽 스포츠에 기업이나 개인들이 스폰서가 되어서 자금을 조달하는걸 우리가 본적이 없는거는 아니다. 실은 이런 케이스들은 너무나 많다. 밀워키의 자선사업가이자 박애주의자인 Jane Bradley Pettit는 개인 재산을 투자해서 밀워키에 새로운 스케이팅 링크를 설립하였다. 듀퐁 가문의 자손인 John duPont는 미국 레슬링팀에 개인 재산 수십억원을 투자해서 스폰서를 하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과 B2ten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B2ten은 구성원들의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 스포츠에 돈과 private enterprise의 첨단 경영 기법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이룩하였다.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몇개만 더 땄으면 정말로 잘했을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가 스포츠 경쟁력을 키우려면 우리도 B2ten과 같은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과 그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하계/동계 올림픽에서 우리 GDP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려면 몸만 혹사시키는 무식한 훈련이 아닌, 더 효과적이고 첨단 시스템을 이용한 선수 발탁과 양성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스포츠의 “스”자도 모르고 태어나서 해본 운동이라고는 “숨쉬기”밖에 없는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의 몸과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게 아니다. 또한, 평생 운동밖에 모르고 살았던 선수 출신들이 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스케일의 프로젝트들이다. 모두가 힘을 함쳐야하지만 스포츠를 사랑하고 경영을 해본 경험이 있는 돈이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가이드가 필요한 일이다.

돈과 스포츠 Part 1 – Private Equity and Boston Celtics

나는 운동 경기를 보는것 보다는 직접 하는걸 즐긴다. 요새 즐겨서 하는 운동은 테니스 (어릴적 꿈이 테니스 선수였는데 키가 더이상 자라지 않아서 포기했다)랑 복싱 (최근 집근처 도장에서 복싱이랑 킥복싱을 배우고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이다. 골프도 워낙 좋아해서 주말에는 가끔씩 골프도 치긴 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는거 같아서 이제 골프는 조금 slow down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보는걸 좋아하는 운동도 있긴 있는데 NBA, 특히 LA 홈팀인 레이커스 경기는 시간 날때마다 TV를 통해서 시청하고 있다. 15년 전 아직도 NBA가 미국외의 나라에서는 생소할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농구 선수들은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LA Laker의 매직 존슨과 Boston Celtics의 래리 버드라는 선수였는데 나이 어린 분들은 아마도 이 2명이 농구하는걸 한번도 못 봤을것이다. 아직 레이커스 경기를 직접 농구장에 가서 본적이 없어서 홈경기가 있을때마다 표를 구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워낙 잘하는 팀이고 미국인들의 홈팀 사랑이 워낙 강해서 표 구입하는데 성공한 적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 여유가 되면 시즌 내내 레이커스 경기를 볼 수 있는 season ticket을 구매하고 싶고, 이거는 돈 벌면 해야되는 to-do list안에 이미 포함시켜 놓았다. NBA 농구 경기장에서 선수들 바로 뒤에 있는 맨 앞줄 좌석의 평균 가격은 $1,400 정도 한다고 하는데 레이커스 경기를 보면 이 줄에서 유명 인사들 얼굴이 자주 보인다. 영화 배우 잭 니클슨은 레이커스 광팬답게 지금까지 내가 본 모든 레이커스 경기마다 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동료들이랑 우리도 돈 많이 벌어서 잭 니클슨 옆에서 같이 노가리까면서 매스컴 좀 타보자는 농담을 사무실에서 자주 하는데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Anyways, 오늘은 레이커스가 아니라 저 멀리 동부에 있는 Boston Celtics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셀틱스는 동부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오리지날 명문 NBA 구단이다. 지금까지 17번이나 NBA 챔피언쉽 타이틀을 먹었고, 레이커스와 하였던 2008년도 결승전은 정말 숨막히는 명승부였다. 이 결승전을 이기면서 셀틱스는 22년만에 NBA 챔피언 자리를 정말 오랜만에 쟁탈하였다. 이제는 가능성이 없는 망해가는 팀이라고 NBA에서 포기하였던 셀틱스가 어떻게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22년만에 17번째 NBA Championship을 먹을 수 있었을까? 겉으로는 움직일때마다 신발바닥에서 삑삑 소리가 나는 근육질의 흑인 선수들이 땀흘리면서 주황색 공을 그물속으로 던지는 이 과격한 경기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승자로 만들 수 있었던 전략은 금융권에서의 오랜 투자 경험으로 잔뼈가 굵은 큰손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주로 미국의 스포츠 구단은 원유, 맥주, 쵸코렛, 껌 등으로 돈을 번 대기업들이나 갑부들의 소유물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야구 구단의 이름만 보면 알 수 있듯이 대기업들이 모든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 라이언스, 기아 타이거스, 롯데 자이언츠 등등…). 그런데 보스톤 셀틱스의 구단주들은 대부분 월가나 실리콘 밸리에서 죽어가는 회사나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금융인들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사실이 나한테 특히 흥미로웠다. 그 이유는 나도 앞으로 먼 미래에 (hopefully before I am too old to do anything) 돈이 좀 생기면 농구나 야구 구단을 통째로 사서 지금까지 벤처업계에서 일한 내 경험과 경영 방법으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해보는게 꿈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워낙 운동을 좋아하지만 나는 키가 작아서 신체적으로 그 어떤 운동도 professional하게 하지 못한다. 탁구선수? 아마 그 정도는 내 신체 조건으로 할 수 있을거 같은데 그것도 수년간의 훈련이 필요할거 같다 (탁수 선수들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짧고 꽉끼는 반바지에 생고무 신발을 신고 중국애들이랑 죽어라 경쟁하는게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ㅋㅋ). 그렇기 때문에 직접 운동 선수를 하지는 못하지만 훌륭한 운동선수들이 뛰는 스포츠 팀에 투자를 해서 그 팀과 한배를 타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만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2002년도에 사모펀드 Bain Capital의 Managing Director인 Stephen Pagliuca, 벤처캐피탈업체 Highland Capital의 파트너 Wycliffe “Wyc” Grousbeck과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교수인 그의 아버지 Irving Grousbeck 이렇게 3명이 모여서 4,300억원을 투자해서 보스턴 셀틱스 구단을 인수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셀틱스의 지분을 지인들에게 되팔았는데 약 25명한테 평균 120억원씩을 받았다고 한다. 모든 지인들은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그리고 헤지펀드와 같은 금융권에서 이름만대면 모두 알만한 거물들이었는데 다음은 그 중 몇명이다:

Wycliffe Grousbeck/Highland Capital
Stephen Pagliuca/Bain Capital Partners
Irving Grousbeck/Stanford Business School
Paul Edgerley/Bain Capital Partners
Glenn Hutchins/Silver Lake Partners
James Pallotta/Tudor Investment
Dominic Ferrante/Brookside Capital
David Bonderman/TPG
John Connaughton/Bain Capital Partners
Joseph Lacob/Kleiner Perkins Caufield Byers
Jonathan Lavine/Sankaty Advisors
Richard Aldrich/RA Capital
Jim Breyer/Accel Partners
David Roux/Silver Lake Partners
William Helman/Greylock Partners

이 리스트를 보면 참으로 신기한게 보스턴 셀틱스의 주주가 되기 전에 이미 다들 서로 개인적인 친분이나 비즈니스를 같이 하였던 과거 경험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금융권 바닥이 얼마나 좁은지 이러한 작은 사실을 통해서도 알수가 있다. Facebook의 초기 투자자였던 Accel PartnersJim Breyer는 Grousbeck과 초등학교 동창이며 어릴적 Grousbeck 집으로 신문 배달을 직접 하였다고 한다. 세계 굴지의 사모펀드 TPGDavid Bonderman은 Stephen Pagliuca가 직접 연락을 해서 셀틱스의 지분을 구매하였는데 이 둘은 전에 같이 일을 하였던 경험이 있다. 둘은 또한 Burger King 햄버거 체인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데 Bonderman의 TPG와 Pagliuca의 Bain Capital이 같이 펀드를 모아서 Burger King 체인을 인수하였기 때문에 그렇다.

Boston Celtics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금융인들이 직접 만든 농구 팀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Banner 17이라 부르면서 (셀틱스의 17번째 NBA 챔피언쉽을 기원하기 위한 이름이다) 각각 평균 120억원이라는 돈을 개인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투자를 하였는데 이렇게 월가와 실리콘 밸리의 금융인/투자자들로 구성된 올스타 구단주팀을 보고 NFLNew England Patriots의 구단주 Robert Kraft는 “the most amazing ownership group I’ve ever seen”이라고 표현을 할 정도로 NBA 역사상 보기드문 ownership을 가진 팀이다. 실제로 이들이 쓰러져가는 옛 명문 구단 보스톤 셀틱스에 한거라고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배웠던 투자 기법을 스포츠에 적용한것 뿐인데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다:

  • 능력없는 매니저/선수들 해고 – 새로운 주인들이 셀틱스를 맡자마자 그동안 구단 운영비만 갉아먹고 실적을 내지 못하던 선수와 매니저들은 모두 즉시 해고되었다.
  • 새로운 경영진/선수들 채용 – 2007년도 여름에 Kevin Garnett과 Ray Allen이라는 슈퍼스타들을 셀틱스로 스카웃을 하였으며 그 해 NBA 팀 중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였으며 Eastern Conference 챔피언쉽을 쉽게 이겼다.
  • 자신들이 데려온 경영진들을 100% 신뢰 – 2006 ~ 07 시즌동안 셀틱스는 창단 역사상 가장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하였으며 이 결과로 인해서 보스턴 팬들과 언론에서는 당시 감독이었던 Doc Rivers와 general manager인 Danny Ainge를 해고해야한다고 부쳐겼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외부의 압력을 무시하고 본인들이 뽑은 경영진을 굳게 믿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 수익 창조 – 2002년도 보다 2008년도 셀틱스 구단의 매출은 35%나 증가하였으며 기업 스폰서쉽과 ticket 매출 모두 증가하였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과 같은 투자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외부 인식은 항상 좋지는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은행과 론스타의 관계로 인해서 “사모펀드”라는 말만 들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인상을 찌푸린다 (솔직히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면서). 싼값에 인수한 회사를 살벌하게 구조조정한 후에 막대한 이윤을 남기면서 다시 되파는걸 업으로 하는 투자자들을 나쁘게 볼 수도 있지만, 이런 투자자들이 잘하는게 하나 있다면 바로 “결과”를 가져오는것이다. 그것도 그냥 말로만 만드는 결과가 아니라 명확하게 숫자로 말을 할 수 있는 결과 말이다.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금융인들이라 –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takeaway가 있는거 같은데 그건 바로 흔히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였던 분야에도 슈퍼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기법들이 잘만 적용되면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인거 같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였던 분야”는 주로 비영리 단체, 공공기관 그리고 보스톤 셀틱스와 같은 스포츠 구단들이다. 돈을 벌어서 주주들을 만족시켜줘야하는 영리 기관과는 근본적으로 태생과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나 정부와 같은 비영리 기관을 운영하는 경영진들은 다른 마인드를 가져야한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100% 현재 이 분야에서 수십년 몸을 담아왔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한테는 생존하기 위해서 매일 수차례 변화를 해야하는 보스톤 셀틱스의 새로운 주인들과 같은 투자자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안되는건 과감하게 쳐버리고, 철저하게 숫자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와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 조직의 운영기법은 매일매일 변해야한다.

미국 워싱턴 주 공립학교 교육감 Michelle Rhee (한국 이름 이양희)는 극단적인 경영기법의 적용과 변화를 통해서 수십년 동안 한발짜국 앞으로 나가고 있지 못한 미국의 교육분야에 엄청난 피바람을 몰고 왔다. 교사와 교장들의 종신제도를 과감하게 없애고 있으며 기업의 간부들과 같이 학교 교사들도 철저한 평가에 의해서 점수를 매긴다. 실적이 좋은 교사들은 (선생의 실적은 바로 관리하고 있는 학생들의 시험 점수와 대학 진학률이다) 그 실적을 기반으로 더 높은 연봉과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며, 그 반면에 실적이 좋지 않은 교사들은 경쟁에서 낙오하게 만드는 제도이다. “인간을 만들어야하는 교육시장에 기계적인 기법을 적용한다,” “미국 교육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학교를 마치 매출을 만들어야하는 대기업으로 본다” 등등…Michelle Rhee의 이러한 극단적인 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고 국회에서 이를 대놓고 욕하는 의원들도 많이 있지만 – 오바마 대통령도 한때는 이런 태도를 욕하였다 – 내가 볼때는 절대로 틀린 방법이 아니다. 모든 일들은 결과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과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우리는 돈과 시간을 투자하였으면 그만큼의 결과를 만들어야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인거 같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팬은 아니다. 일단 인상부터가 마음에 안들며 주위에 아는 분들이 직접적으로 MB 정권과 연루되어 있는데 피드백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그래도 대기업 운영 경험이 있는 분이라서 그런지 결과는 확실하게 만든다는 점 하나는 마음에 든다. 물론 그 결과가 항상 좋지는 않다. 시도하였던 많은 과제들과 initiative들이 대박 실패하였지만 그래도 그건 실패라는 확실한 결과가 있기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흐지부지하게 아무런 결과도 없이 그냥 중간에 사라지는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정부의 일처리 방식과는 약간 다르다는 면에서는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변화가 생기면 모가지 날라가는 걱정으로 매일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한테 어떻게 우리 나라의 미래와 우리 나라의 교육을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아…말이 약간 삼천포로 빠졌는데, back to where I was. 우리나라의 스포츠 구단들도 보스톤 셀틱스의 경영 기법에서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구단이라고 해서 반드시 전에 그 운동을 하던 선수들이 감독을 하거나 운영을 해야하는 법은 없다. 솔직히 초등학교부터 평생 운동만 해온 사람들이 구단 운영과 경영에 대해서 뭘 알겠느냐…이제는 스포츠도 투자와 경영의 선진 기법을 배운 똑똑한 사람들이 충분한 총알 (돈)을 가지고 지배하는 시대가 온것이다.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이 남자 – Stan Van Gundy

LA LakersOrlando Magic을 4-1로 대파하면서 2009년 NBA Championship을 이겼다.도무지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밑겨지지 않았던 Kobe Bryant의 화려한 플레이, 그의 플레이를 받쳐주던 Pau Gasol 그리고 NBA 최고의 명장으로 알려진 Phil Jackson 감독에 모두가 현혹되어 있던 도중 Orlando의 Stan Van Gundy 코치가 쓸쓸하게 코트를 퇴장하는 뒷모습을 본 사람은 몇 안될거다.

Van Gundy 감독은 2009 NBA Finals 전에는 대중한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통상 야구 감독들은 팀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덕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풋볼 감독들은 헬멧과 팀 jersey를 여러겹 겹쳐서 입는다. 농구 감독들만이 본인들이 입고 싶은 옷을 코트에서 입을 수 있어서 많은 농구 감독들이 저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즐기는걸 볼 수 있다. 축구감독들도 비슷하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히딩크 감독 또한 명품 양복과 화려한 넥타이로 한국 팬들에게 친근하다. New York Knicks/LA Lakers/Miami Heats를 24년 동안 지휘하던 Pat Riley 감독은 마치 패션 잡지 1면에서 뛰어나온것과 같은 멋진 양복들과 기름칠한 머리로 유명하고, Lakers를 승리로 이끈 Phil Jackson 감독 또한 본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헤어스타일과 패션에 계속 변화를 주는걸로 유명하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헷갈릴 염려가 전혀 없는’ 우리의 Van Gundy 감독이 있다. 양복은 커녕 허름한 잠바때기를 입은 볼품없이 작은 키와 통통한 체격은 처음 보는 사람으로 인해 “야, 저 아저씨는 뭐야?”라는 질문을 유발시킨다. 멋이라고는 손끝만큼도 부릴 줄 모르고, 경기가 끝날 즈음에는 거의 엉켜있다시피한 머리는 한번도 손질을 하지 않는거 같다.그래도 이 아저씨의 투박하고 솔직담백한 스타일은 Lakers (Kobe Bryant)와 Cavaliers (Lebron James)의 결승을 은근히 바라던 사람들마저 NBA 결승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고 있고 높은 시청률을 유지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Stan Van Gundy 감독을 보고 있으면 같은 서민의 연민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Van Gundy 아저씨는 NBA 감독이라기 보다는 마치 월마트의 상점 매니저나 중학교 교장과도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농구 실적을 보면 꽤 놀랄거다. NBA 팀 코치로써는 올해가 5번째 season인데, 349개 경기 중 223 승이라는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실망스럽게 4-1로 Championship은 졌지만 주위 동료 코치들과 농구 전문가들은 Van Gundy 감독이 NBA에서 가장 과소평가되었지만, 성공적인 감독이라고 한다. 또한가지 재미있는건 Van Gundy 감독의 경기 종류 후 인터뷰이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냥 사전에 준비된 평범한 멘트들을 하지만, 이 아저씨는 항상 솔직담백하고 엉뚱한 말들을 한다. 본인의 코칭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말하기 보다는 주로 선수들을 칭찬하고,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올 초 인터뷰에서 그는 아내인 Kim한테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와이프가 항상 옆에서 잘해주니까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거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또한, 동부 컨퍼런스에서 필라델피아를 이긴 후 인터뷰에서는 최근에 심장 수술을 하신 삼촌한테 아주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나의 기억에 가장 남는 인터뷰 내용은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Cleveland Cavaliers와의 경기 중 하나였던거 같다. 한 기자가 “오늘 코트에서 재미있었나요?”라고 물어보니, 아주 황당하고 한심한듯한 눈치룰 주면서 “재미? 이사람아…재미는 농구 경기를 보는 당신들을 위한거지. 여기서 시합하는 사람들은 x뺑이 치고 있었지. 당연히 재미없었지…우리가 졌는데!”

뭐, 혹자는 이미지 메이킹이니 다 연출이니 라는 말들을 하는데 과연 이런 방법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거 말고도 충분히 많은 방법이 있을텐데…

잠시 기아를 바꾸고, Corporate America를 자세히 보면, 농구 감독들과 CEO들 사이에 비슷한 트렌드를 목격할 수 있다. 옷 잘입고, 미디어 노출을 즐기며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CEO들이 있는가 하면, 대중 앞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아주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내실을 추구하는 CEO들이 있다. 전자의 예를 굳이 들자면 Oracle의 망나니 CEO Larry Ellison이 그 케이스이고 (물론, 그렇다고 일을 못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후자는 HPMark Hurd를 들 수 있다. Mark Hurd는 병적으로 미디어와 언론을 피하면서 할일만 하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있다. 자선 골프 행사도 참석을 안하고 (참고로, 시간이 너무 많이 허비된다고 Mark Hurd는 골프를 아예 안친다) 골프 치는 시간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매우 가정적인 CEO이기도 하다. 이런 그를 언론에서는 그다지 달갑게 보지만은 않지만 Hurd 사장은 그거 조차 신경을 쓰지 않는거 같다. 남들이 뭐라하던 본인은 먹여살려야할 직원들과 직원들의 식구들이 있고 어차피 짧은 인생을 쓰잘데기 없는 부수적인 일들에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게 본인의 의견이다. 어떻게 보면 마치 Orlando Magic의 Stan Van Gundy 감독과 비슷한것도 같다.

나도 한때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CEO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리고 CEO들은 PR에 많은 신경을 써야하고, 이미지 메이킹에 투자하고 전반적으로 내가 남들한테 어떻게 보이느냐가 전부 다 인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 아주 최근까지도 나는 많은 인터뷰를 하고 싶어했고, 뮤직쉐이크도 되도록이면 많은 행사에서 발표하고 많은 언론을 통해서 보도를 하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PR과 언론 다 좋지만, 기업한테 가장 중요한거는 “매출”과 “수익”이다. 이 밑에 Softbank관련된 글에 언급된 수많은 회사들이 얼마나 많이 언론에 소개되었고 사람들 입에 회자되었는가…그렇지만 그들은 과연 지금 어디에 갔을까? 그렇게 껍대기에 투자할 시간에 내실을 다지고 비즈니스에 집중을 했다면 결과는 약간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새 나는 왠만하면 이제 컨퍼런스나 행사에서 speaker 자리를 피하고 있고, 언론사 인터뷰도 거절하고 있다 (물론 그다지 많이 들어오지도 않는다 ㅎㅎ). 지금 우리한테는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럴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고객한테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쓰고 business의 기초를 다지는게 중요하다.

NBA 결승전을 보면서 농구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패자인 Magic의 Van Gundy 감독을 보면서 많은걸 배웠던 소중한 1주일이었다. Stan Van Gundy – You are da MAN!

45분만에 끝내는 골프 게임

Golf – 이 단어를 보기만 해도 지금 당장 골프채를 가지고 필드로 나가고 싶을 정도로 요새 골프에 많이 심취해 있다. 그렇다고 잘치는거는 절대 아니고 이제 막 골프에 재미를 붙일 정도의 실력이 생기고 있다고나 할까. 오늘은 골프 관련하여 참으로 신기한 사람이 있어서 잠시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Christopher Smith는 3년 전에 시카고에서 speed-golf 신기록을 세운 사람이다. Speed-golf는 말 그대로 빨리 치는 골프인데, 얼마나 빨리 쳤냐하면 정규 코스 18홀을 (par 72) 약 44분 만에 돌았으며, score는 경이로운 -6이었다. 이 블로그 독자분들 중 골프를 치시는 분들고 있고, 안 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안 치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드리면 보통 18홀 골프 경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4시간+ 정도이며, -6이라는 점수는 프로 선수급이다. 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14개의 골프채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데 Smith씨는 무게를 줄이려고 골프채를 6개만 가지고 쳤으며, 공을 치자마자 손쌀같이 달려가서 다시 공을 치고…하여튼 뭐 이렇게 해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스피드 골프에서는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감각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거리를 판단하여 그냥 망성일 없이 공을 쳐야합니다. 이렇게 경기를 진행하면 골프는 생각하면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반사적인 운동이 되어버리는거죠. 마치 테니스와 같은 운동과 비슷해 진다고 할까요. 상황을 보고 생각을 오래 하고 행동하는게 아니라, 나한테 날아오는 공에 대해서 몸이 마치 자동으로 반작용하는게 되는거죠.” 스피드 골프에서 가장 방해가 되는거는 생각과 의식이라고 스미스씨는 말한다. 골프를 비롯한 다른 운동에서 실수를 하는거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대부분의 골퍼들은 그냥 잘못 쳤으니까 다음부터는 잘쳐야지라고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번에는 팔을 너무 굽혔으니까 다음에는 왼팔을 쫙 펴야지. 그리고 머리도 들었는데 머리는 계속 땅을 보고. 음, 허리도 잘 안돌아가는데 어깨로 스윙을 해야지.” 뭐 이런 끈임없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데 바로 이렇게 생각하고 스스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점들을 지적하는 순간부터 몸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행동하는걸 방해하개 된다고 한다.

즉, 스미스씨의 요점은 생각을 할수록 골프 경기를 망치게 된다는 말이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아 정말 그렇구나!”라고 생각을 하였던 부분인데 정말 아무 생각없이 공을 치는 경우가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하고, 여러가지 상황을 simulation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보다 훨씬 점수가 잘 나온적이 많은거 같다.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생각할 수록 맞는 말인거같고 골프 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삶에 있어서, 그리고 일함에 있어서도 이런 “생각하지 않고 몸이 가는데로 내버려둬라” 라는 이론을 적용하면 결과가 더욱 더 좋아질것도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또 생각을 해보면, 특정 상황에 대해서 몸이 자동으로 반사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연습과 피땀을 흘렸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결론은 뭐든지 죽도록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인거 같다. 공부던 일이던 운동이던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