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말했듯이 8월 한달동안 pre-term 수업만 듣는건 아니다…수학/통계/경제 뭐 이런거만 계속 한달 동안 공부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그것도 MBA 학생들이…일주일 동안 계속 들어가서 들을 수 있는 세미나, lecture 그리고 저녁에 참석할 수 있는 Philadelphia trolley 관광, 야구 경기 관전 등 재미있는 행사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lecture 하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고자 한다.
“Vision before Execution”이라는 제목의 2시간 짜리 lecture 이다. 제목은 매우 거창하다…내가 이 강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내가 일하면서 얻은 교훈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제목이라서 그렇다. 실행하기전에 비전을 가져라…이 말이 과연 맞을까? 나는 일단 저질러 놓고 수습해라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너무 생각을 많이하고 계획 하다보면 기회라는거 자체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을 하면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서라도 마무리 하면 된다…즉, Execution before Vision이 내가 가지고 있는 원칙이다.

JMHH 245 강의실은 이미 꽉 차 있었다. 우리반 애들도 많이 있었고 같은 한국 학생인 선영이도 강의실 중간에 앉아 있었다. 교수는 전략 분야에서는 가장 유명한 교수 중 하나인 Eric K. Clemons 교수다. 콧/턱수염이 너무 많아서 발음이 약간 부정확한 교수인데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이다. 특히 Clemons 교수가 가르치는 과목 중 하나인 OPIM666: Industry Structure and Competitive Strategy는 와튼을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듣고 나가야하는 과목 중 하나이다. Clemons 교수는 본인이 진행하였던 다양한 기업 프로젝트의 사례를 들면서 실행하기 전에 비전, 즉 전략 (Strategy)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마치 이야기꾼이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동화를 이야기 해주는것 같이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을 하였다. 특히 재미있었던 점은 한 맥주회사와 진행하였던 마케팅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면서 좋은 질문을 하는 학생들과 좋은 의견을 제시하는 학생들한테는 큰 가방안에 들어있던 맥주를 한병씩 선물해 줬다.
전략보다는 실행이 중요하다는 의견엔 변함이 없었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다른 학생이 수업 끝날 때 즈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Can you please define what a good marketing strategy is? (좋은 마케팅 전략이란 어떤겁니까?)” Clemons 교수는 웃으면서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하였다. “기가막히게 좋은 제품을 만드는것보다 좋은 마케팅 전략은 없다. GM과 도요타를 봐라…요새 대박을 치고 있는 Transformer라는 영화를 보면 GM 자동차로 영화가 도배되어 있다. 이런 쓸데없는 곳에 돈을 많이 쓰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자동차가 개판인데…도요타같이 좋은 차를 만들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되 있다. 그렇다고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마케팅은 중요하지만 일단 기본에 충실해야한다. 즉,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하는거다. 그 후에 마케팅은 자동으로 되게 되어 있다.”

이 말은 마치 겉만 번지르르한것보다는 일단 내실이 튼튼해야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나는 누구를 알고 누가 내 친구야…라고 하는것 보다는 일단 내 스스로의 실력을 쌓자..남이 나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