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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 아이디어

나 자신도 항상 다짐하고 우리 투자사들에도 항상 강조하는 게 바로 “실행”의 중요성이다. ‘스타트업 바이블‘을 딱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바로 “실행”이다. 실행은 거창한 게 아니다. 남들이 말만 할 때 몸으로 행동하는 거다. 물론, 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실행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건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요새 키워드인 거 같다. 창조경제에 대한 내용을 하나씩 따지면서 읽어보지는 않았고 솔직히 별로 관심도 없지만 가장 많이 강조되는 부분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인 거 같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백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정부관련자들의 이야기를 어디서 많이 들었던 거 같은데 이들과 박근혜 정부가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내가 생각하는 창조경제 시스템의 문제는 – 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 바로 아이디어를 과대평가하고 실행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창업가 정신의 핵심은 실행이다. 아이디어는 실행되기 전까지는 이 사회에 아무런 가치도 줄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솔직히 자산이라고도 난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초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시장의 시험을 거치고, 수천 번의 반복과 실험을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수천 개의 결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합쳐졌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기 아이디어가 얼마나 번뜩이고 훌륭하냐는 비즈니스의 성공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주위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90% 이상이 초기 아이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와 제품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실행의 힘이다.

영화 Social Network를 봤다면 저커버그가 윙클보스 형제들의 아이디어를 정말 훔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o what? Facebook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있었고 이미 SixDegrees, Friendster 그리고 MySpace와 같은 제품들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의 성공이 소셜네트워크라는 아이디어 때문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저커버그와 그의 팀원들의 실행력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백만 번의 실험과 제품개발을 통해서 성공적인 제품과 기업을 만든 것이다.

전에 ‘창업가와 경제학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다시 한 번 이 내용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창조경제는 아이디어보다는 실행을 장려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정적인 허상이다. 실행은 동적인 실체이자 프로세스이며 창업가 정신의 전부이다.”

남의 컨텐츠 사용의 문제점

뮤직쉐이크에서 4년 이상 일하면서 나는 음악 산업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음악 산업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다시는 음악 관련 서비스는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인 시각과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아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Pandora나 Spotify의 큰 취약점은 바로 서비스의 core가 되는 음원이라는 컨텐츠가 남의 것 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레이블들과 퍼블리셔들 소유의 음원을 인터넷을 통해서 유통하는 플랫폼인데 – 물론, 어마어마하게 큰 플랫폼이다 – 문제는 남의 컨텐츠를 취합해서 유통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가 음원을 소유하고 있는 레이블/퍼블리셔들에 의해서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이런 현상은 상장기업인 판도라의 실적발표와 재무제표를 통해서 확인된다. 판도라는 인터넷을 통해서 음악을 스트리밍 할때마다 음원 소유자들한테 스트리밍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물론, 하나씩 보면 엄청나게 적은 비용이지만 2011년도 자료를 보면 판도라의 음원 사용료는 전체 매출의 54%이니 절대로 만만치 않다 (2013년 예측은 60%). 판도라는 이 비용을 지금까지는 투자금과 광고 수익으로 땜빵하고 있고 아직도 회사는 수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광고 수익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지만, 분명히 그때와서 음반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스트리밍 비용을 더 달라고 할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의 유저를 확보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판도라는 어쩔 수 없이 음반사들이 더 달라고 하면 더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판도라라는 비즈니스와 고객 자체가 이러한 음원때문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런 문제가 있다. 서비스의 core는 동영상인데 그 동영상들을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지 않으니 결국 영화사들이 달라는대로 비용을 줄 수 밖에 없다. 물론,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은 회사들은 엄청난 유저 수를 확보하고 있고 이로 인해 영화사들도 돈을 벌기 때문에 이들도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할 수는 없지만 어쨌던간에 컨텐츠를 라이센싱할 때마다 항상 어려운 협상이 진행된다. 두 회사 모두 자신만의 original contents를 제작하는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그래서 나도 이런 회사들을 – 자기 컨텐츠가 없고 남의 컨텐츠만 유통하는 단순한 aggregator들 – 접하면 자연스럽게 더 신중해지고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음악을 스트리밍 하는 서비스, 유투브의 동영상을 모아서 유통하는 서비스, 페이스북의 사진들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서비스 등…모두 이런 부류에 속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컨텐츠 소유자들의 변덕에 비즈니스의 흥망이 좌지우지되는 서비스는 굉장히 불안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외주의 종말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누구나 다 개발이나 디자인을 외주(outsourcing)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경험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대부분 좋지 않거나 결과물이 뭔가 모자란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나 또한 개발과 디자인을 외주한 경험이 많은데 사람을 찾지 못해서 매번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했던 만큼 결과 역시 상당히 좋지 않아서 이젠 절대로 외주를 하지 않는다. Strong Ventures는 핵심 개발과 디자인을 외주로 처리하는 회사에는 절대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걸 재해석하면 창업팀에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없으면 웬만하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이런 회사들은 유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건 정말 힘들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수십가지 또는 수백가지 선택의 옵션을 가지고 있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만드는 건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어렵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은 경험으로 이런 현실과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 변덕스러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는 어떻게 개발할까? 정답은 디자인 -> 개발 -> 테스팅 -> 디자인 -> 개발 -> 테스팅의 반복이다. 영어로 여러 가지 표현이 있겠지만 ‘product iteration’이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장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어차피 우리가 고객의 취향을 100%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완벽하게 준비해서 출시하는 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launch 하는 과정 중에도 시장은 계속 바뀌고, 새로운 경쟁사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머리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빨리 디자인하고 개발해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출시하는 게 중요하다. 진정한 제품개발은 바로 이 MVP를 출시 한 후에 시작된다(그런데 내가 아는 많은 회사는 제품을 일단 출시하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다).

출시 후에 고객의 반응을 잘 살펴봐라. 그리고 지속해서 테스팅을 해봐라. 가령, ‘구매’ 버튼을 화면의 우측 상단에 놓을지(A), 좌측 하단에 놓을지(B) 또는 화면 정중앙에 놓을지(C) 너무 고민하지 말아라. 랜덤으로 A, B, C 테스팅을 한 후에 가장 클릭과 구매율이 높은 위치를 선택해서 구현하면 된다. 버튼의 색은? 이 또한 테스팅을 통해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클릭하는 색깔을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건 24시간 x 7일 계속 이런 테스팅을 통해서 시장에서 가장 잘 먹힐만한 제품으로 우리의 서비스와 기능들을 최적화하는 작업이다. 이게 서비스의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이런 빠른 테스팅을 – 내가 아는 몇몇 스타트업들은 하루에 이런 테스트를 5번 이상 한다 – 제대로 하려면 반드시 회사 내부에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단시간 내에 지속적인 product iteration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좋은 UI/UX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Pinterest의 grid design에 우린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별거 아닌 거 같지만, 핀터레스트 공동창업자 Evan Sharp는 이 최적화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 무려 50가지 버전의 그리드 디자인을 만들어서 실험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끊임없는 테스팅을 통해서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리드 열의 너비, 색감, 사진을 나열하는 방법 등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버전은 192픽셀의 고정 너비와 지속해서 변화하는 높이의 그리드형 UI이다.

디자인이랑 개발을 외주하면 과연 이런 빠른 product iteration이 가능할까? 돈 받은 만큼만 일하는 외주업체가 이런 거 신경이나 쓸까? 절대로 불가능하다. 특히 외국에 있는 외주업체라면 위에서 말한 A,B,C 테스팅 한 사이클 돌리는데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그래서 디자인과 개발을 외주로 처리하는 스타트업에서 시장을 장악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힘들다는 것이다.

제품 개발을 외주로 처리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기업문화에 대해서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기업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회사의 올바른 성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기업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경영학 학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좋은 기업문화를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들고, 그 기업문화가 전사적으로 퍼지고 뼛속까지 파고들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는데 최근에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점들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본다.

에너지 드링크로 유명한 Red Bull의 북미 본사가 LA에 있는데 얼마 전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시간이 좀 남아서 난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하나 사서 마시면서 Red Bull 입구로 들어갔다. 일단 리셉션에서 check-in을 하는데 리셉셔니스트가 나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면서,

리셉셔니스트: 지금 도대체 뭘 마시고 있나요?
나: 커피 먹고 있는데…왜요? 어차피 (레드불과) 같은 카페인 아닌가요?
리셉셔니스트: Oh my god…그런 쓰레기를 마시다니…

뭔가 좀 찜찜한 기분으로 로비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미팅 상대를 기다렸다…커피를 마시면서. 그런데 로비를 왔다 갔다 하는 모든 레드불 직원이 지나가면서 나랑 내 손의 스타벅스를 번갈아 보면서 좋지 않은 표정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지나갔다. 아무리 얼굴에 철판을 깐 나이지만 이 정도 되니까 이 회사의 분위기 파악이 되면서 스타벅스를 들고 있는 손이 좀 민망해져서 커피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자마자 리셉셔니스트가 갑자기 차가운 레드불 한 캔을 가지고 왔다. “이런 게 바로 진짜 음료수죠.”라고 매우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솔직히 난 레드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의 박카스를 더 좋아하면 좋아했지……하지만, 레드불에서의 불쾌/유쾌했던 이 경험은 ‘기업문화’에 대한 아주 강한 이미지를 내 머리에 각인시켜 줬다. 솔직히 ‘리셉셔니스트’라는 포지션은 일반적으로 아주 low level의 포지션이다. 내가 아는 다른 회사의 모든 리셉셔니스트들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은 전혀 없다. 대부분 회사가 뭘 하는지 잘 알지도 못한다. 그냥 리셉션에 앉아서 미소를 지으면서 손님 안내하고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그런 포지션이다. 그리고 언제나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라는 게 회사의 생각이자 본인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그런데 레드불의 리셉셔니스트는 타사의 드링크를 마시고 있는 손님한테 감히 시비를 걸면서까지 자기 회사의 제품을 홍보하고 권했다. 그냥 회사에서 시킨 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애사심 때문이었다. 미팅 내내 레드불은 회사의 대표이사부터 말단 리셉셔니스트까지 ‘Red Bull’이 전 직원의 핏속에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단한 하드코어 기업문화다.

애플도 레드불 만만치 않은 기업문화가 있다. 스티브 잡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전사적으로 ‘디자인’ 우선주의 문화가 팽배해 있다. 애플 제품을 배달하는 물류창고에 가보면 작업자들이 애플의 사과 로고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박스를 트럭에 차곡차곡 싣는다고 한다. 어느 날 애플 본사의 한 중역이 그 이유를 물어보니 트럭 기사가 하는 말이 트럭을 열었을 때 애플 로고가 모두 잘 정렬된 거를 보면 고객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그걸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자랑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건데 정말 대단하고 약간 무섭기까지 한 애플의 기업문화이다.

가끔 난 생각한다. 레드불과 애플과 같은 회사와 경쟁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이런 기업문화를 이기려면 그 경쟁사들은 얼마나 더 탄탄하고 잘 정립된 문화가 필요할까?

<이미지 출처 = Viralscape>

답답한 회사들, 답답한 서비스들, 답답한 직원들

얼마전에 어떤 스타트업 바이블 독자가 YES24.com에 올라가 있는 내 작가 정보를 업데이트 하라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직접 가서 보니 작가 프로필, 이력, 경력 등이 오래된 내용들이라서 이 기회에 업데이트하고 사진도 바꾸려고 했다. 문제는 아무리 찾아봐도 작가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버튼이 없었다 (참고로 아마존 같은 경우 작가가 직접 작가페이지를 수정할 수 있고 블로그 RSS, 트위터 피드, 동영상, 사진 등 여러가지 컨텐츠를 더할 수도 있다 – 작가가 직접).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이메일을 하나 발견해서 작가 페이지 정보를 수정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문의를 했다.

한 일주일 후에 다음과 같은 답변이 왔다:

“직접 수정할 수 있는 경로가 따로 없으며, auth@yes24.com 혹은 출판사를 통해 수정 요청을 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가 다시 물어봤다:

“고맙습니다. 작가/독자/IT 종사자/투자자 로써 문의드리는건데, 작가들이 직접 수정할 수 없게 만든 별도의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변이 왔다:

“본인 확인에 대한 승인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해야 하고, 검수되지 않은 정보가 게재될 수도 있는 기타 이유로 YES24 내 정보 및 작가 정보는 ‘승인’ 절차 없이 외부에서 등록 및 수정이 불가합니다.”

내가 너무 까칠한건지, 아마존에 너무 익숙한건지 아니면 그냥 한국의 시스템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화가 난다. 이 회사는 과연 생각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건지 궁금하다. 책을 파는 사이트의 고객은 독자, 출판사 그리고 작가가 있을텐데 고객의 입장에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무슨 국방부 핵무기 관리 시스템도 아니고 그냥 사용자 ID/패스워드로 작가 확인하면 될텐데 이게 그리 어려운가? 그리고 작가가 자기 PR을 하기 위해서 재미있고 creative한 내용을 본인 프로필 페이지에 올리는걸 굳이 하나씩 검수를 해야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 어느 작가가 본인한테 해가 되는 내용을 사이트에 올릴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치자. 그렇다고 이메일로 “[이력] 부분의 Stnford 대학의 ‘Stnford’에서 n과 f 사이에 ‘a’ 빠졌있네요. 이걸 ‘Stanford’로 바꿔주세요.”라는 식의 장황하고 비효율적인 수정 요청 내용을 보내야하나? 그냥 본인이 직접 수정한 후, 내부적으로 승인과정을 거친 후에 okay하면 되지 않을까.

여기서 아주 명확하게 공시한다. 나는 YES24의 이 담당자를 비난하는게 절대로 아니다. 분명히 이 분도 회사의 내부 방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이런 요청이 나를 비롯한 다른 작가들로부터도 접수됐을텐데 어떻게 이런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 내부적으로 고려되지도 않고 그냥 NO라는 답변이 올까. 직원들이 이런 사항들을 내부적으로 건의를 하는데도 윗선에서 짤리는건지, 아니면 귀찮으니까 그냥 시키는 일이나 하자고 무시되는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던간에 나는 고객의 입장에서 이런 일들을 당할때마다 이 회사는 경영진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답답한 회사에서는 답답한 서비스가 나오고 어쩔 수 없이 답답한 직원들이 만들어 지는거 같다.

담당자와 경영진들이 회사의 서비스를 깊게 사용해 봤는지도 의심스럽다. 깊게 사용해봤다면 분명히 그들도 사용자의 불편함과 UX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스타트업 바이블2’에서 내가 강조하는 개밥 먹기 (eating our own dogfood)가 전혀 안되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