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eets of Philadelphia

와 드디어 집에 인터넷이 된다! 7월 20일 필라델피아 도착 이후로 이 동네에 익숙해 지랴, 집안 살리 장만하랴, 학교에서 필요한 절차에 수속하랴…너무나 바쁜 나날이었다. 특히 차없이 왠만한 곳은 걸어다니다 보니 저녁에집에 오면 발이 퉁퉁 부어서 너무 너무 힘들었다..

필라델피아는 서울의 강남/강북과 비슷하게 Schuylkill (‘스쿠울킬’ 이라고 발음한다) River라는 강을 끼고 강동/강서로 나뉜다. 강동에는 필라델피아 시내 대부분의상권이 위치한 Center City가 있고 강서지역은 University of PennsylvaniaDrexel University가 위치한 University City라고 하는 대학가이다. 나는 그래도 첫 1년은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것으로 예상하여 University City에 위치한 The Left Bank라는아파트에 방 하나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는:
1.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가장 최신식 아파트
2. 아파트 내에 최신 헬스클럽 (바쁘게 학교 생활 하다 보면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을거 같아서…)
3. 강만 건너면 시내에 갈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몇일 살아 보니 워낙 작은 도시라서 어디에 살던 학교에서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더라.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핸드폰을 개통하였다. 내가 한국에 있을때 부터 너무너무 사용하고 싶었던 BlackBerry!! Smartphone이라고 하는 일종의 PDA 전화와도 비슷한 전화인데 BlackBerry의 장점은 PC의 키보드와 똑같은 QWERTY 키보드를 기반으로 핸드폰을 이용하여 이메일을 확인하고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이메일이 오면 이메일 서버로 부터 이메일을 그때마다 가져올 필요 없이 자동으로 BlackBerry로 이메일을 보내주기 때문에 이메일로 대부분의 업무를 보는 비즈니스맨 또는 나와같은 MBA 학생들한테는 너무나 유용한 도구이다. 심지어는 침대에서 조차 계속 이메일 확인/작성을 해서 와이프가 좀 싫어하는거같다.

내일부터 외국 학생을 위한 International Students Orientation을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2년간의 MBA 프로그램이 시작한다. 그 전에 빨리 California 운전면허를 Pennsylvania 면허로 바꾼 후 중고차를 장만해야한다.

Last day in Seoul

4월 Welcome Week 이 후 절대로 오지 않을것만 같던 개강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 왔다. 그것도 바로 내일이면 아틀란타 경유 필라델피아행 비행기를 탄다. 그동안 내 개인적인 신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오랫동안 사귀던 사랑스런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몄다는 점이다. 2년 동안 돈벌이 없는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는 입장에서 결혼은 매우 tough한 결정 (나보다는 와이프한테 더 힘든 결정이었을것이다) 이었을것이다. 그리고 초행길인 필라델피아 – 참고로 Philadelphia라는 도시는 미국에서도 항상 위험한 동네 순위에 드는 동네이다. 얼마나 심했으면 Killadelphia라고들 할까 – 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낯선 동네에서 직업없이 (와이프는 F-2 비자, 즉 유학생 동반인 비자 신분이기 때문에 취업을 할 수가 없다) 2년 동안 지내려면 지루하고 불안할 텐데 나 하나만 믿고 따라오는 전지현양한테 항상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다른 한가지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3월달에 그만 둔 후 미국에 있는 친구 John NahmOceans International이라는 회사를 시작한 것이다. 한국의 M&A; 시장은 경제규모 세계 11위라는 타이틀이 쪽팔릴 정도로 미약하다. 간간이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서 접하는 한국 시장의 인수/합병 소식의 95%는 외국 회사가 한국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뉴스이다. 하지만 Oceans는 앞으로 이러한 구도가 바뀔거라고 생각한다. 즉, 앞으로는 한국 회사들도 공격적으로 해외기업들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global M&A; 전문기관의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며 Oceans International이 이 역할을 할 것이다. 와튼에 가서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와 유사하며 실무를 익히며 관련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거 같다.

좋은 MBA 학생, 좋은 가장, 좋으 남편, 좋은 아들, 좋은 사위, 좋은 classmate…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 반 기대 반 이지만 물론 Yes다. 빨리 짐 마저 싸고 자야겠다.

Final thoughts on WWW

오늘 3시 비행기로 산호세로 출발이다. 이 폭풍우를 떠나서 햇살이 따사로운 캘리포니아로 빨리 가고 싶다..

굳이 안와도 되지만, 비싼 돈을 들여서 참석한 WWW에서 내가 얻은거는 무엇일까 곰곰히 한번 생각해 봤다. 아마도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나를 위해서 펼쳐져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거 같다. 약 2억이라는 어마어마한 학비/생활비,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학교로 오는 부담감 그리고 2년 동안의 기회비용 손실이라는 생각에 솔직히 필라델피아에 도착해서까지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4일동안의 WWW는 이러한 불안감을 말끔히 날려주었다. 내가 2년 동안 혼자서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이렇게 뛰어난 미래의 리더들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만난다 해도 몇명이나 만날 수 있을까. 1,600명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과 같은 학교에서 같은 수업을 들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고 사상을 공유하면서 동질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2억이라는 돈과 내 청춘에서 2년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라는 생각까지 든다. 1~2학년 총 1,600명의 미래의 리더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학교 다닐 생각을 하니 스스로 대견스러워 지고 분명히 나의 동료들도 나를 미래의 리더라고 간주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자신감이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와튼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은 앞으로 나 – 인간 배기홍한테 있어서 –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뒤돌아 보면서 앞으로 과연 어떤 일을 하면서 일생을 보낼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줄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정답이 아니더라도 global citizen으로써의 한몫을 단단히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만족할것이다. 택시가 온거 같다. 이제 필라델피아 공항으로!

WWW Day 4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일요일이다. 미국 북동부 지역에 폭풍이 오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필라델피아에서 2년 동안 사려면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에 익숙해져야할거 같다. WWW 참석하였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제 closing dinner 전에 집으로 돌아갔거나 아니면 오늘 아침/오후에 가는걸로 알고 있는데내일 (월) 오후 3시 비행기로 산호세로 이동하기 전까지는 나는 하루가 더 있다. 오늘은 아직 WWW를 위해서 남아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club brunch가 있다. 모든 클럽은 아니지만, 몇몇 클럽에서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특정 식당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면서 와튼에서의 생활 또는 특정 클럽에 대해서 재학생들과 신입생들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줬다. 나는 가장 관심이 많았던 Technology / Entrepreneurship Club 브런치에 일단 참석을 했다. Black Sheep이라고 하는 어두 컴컴한 펍 1층에서 진행되었는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하이테크에 관심있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베이글과 계란 오믈렛을 먹으면서 끈임없이 사람들과 이야기 하였다. 낯익은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호주 출신으로 런던 IBM에서 일하고 있는 Michelle 또한 그 중 하나였다. 미국은 토론문화가 상당히 발달된 사회라는 점을 이번 WWW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미국 사람들은 어디를 가서 뭐를 하던지 앉아서 이런저런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걸 좋아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쉽게 대화를 시작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동시에 남의 생각과 경험으로 부터 배우고 그리고 이러는 와중에서 존재하지 않던 인간관계를 만들고, 여기서 또 의미있는 일들을 하고…인생 자체가 이런게 아닐까? 우리는 매초, 매시마다 이런 기회에 노출되어 있다.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냐 못하냐는 전적으로 개개인한테 달려 있으며, 나는 한국사람들이 이러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포용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토론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로 부터 항상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냥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그 경험 자체에서 나는 인생의 즐거움을 맛 본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모든것의 기본이 되는거는 말, 즉 영어인 만큼 평소에 영어 공부 – 특히 회하-를 많이 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Entrepreneurship Club 회장이 토론을 주도했다. 현재 창업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아이템에 대해서 우리들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패션 쪽과 관련된 아이디어라서 난 관심있게 듣고, 한국에서 이런 사업을 하면 대박이겠다 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자, 시간이 많이 없어서 나는 다른 클럽 브런치로 이동하기로 했다. 필라델피아에도 차이나 타운이 있는데 여기에 있는 유명한 딤섬집인 Ocean Harbor에 모여있는 Asia Club 멤버들을 만나러 갔다. 대부분의 아시아 학생들이 갈길이 멀어서 그런지 일찍 떠났나 보다. 한 8명 정도 모여있는거 같은데 나는 본인 소개를 하고 앉아서 또 열심히 네트워킹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대만 학생들이 대부분 이었는데 Elaine이라는 대만 학생이 현재 와튼과 MIT 중 아직 학교 결정을 못해서 옆에서 다른 재학생들이 열심히 와튼 홍보를 하고 있었다. 보스톤의 명문 여대 Wellesley 학부를 졸업하고 뉴욕의 패션 잡지사에서 일하는 여자라서 그런지 복장이 매우 패셔너블 했다. 내 성이 Bae라고 말을 해주자 갑자기 탤런트 배용준의 팬이라면서 입에 개거품을 물면서 욘사마 찬사를 하기 시작했다. ㅋㅋㅋ 그래도 한국 남자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니까 – 그것도 어떻게 보면 나의 먼 친척뻘일텐데 – 기분은 나쁘지 않더라. 와튼의 아시아 클럽은 상당히 파워가 센걸로 알고 있다. 주로 중국/한국/일본 이렇게 3개국이 아시아 클럽의 주류를 이루는데 해마다 스스로 파티나 아시아 컨퍼런스와 같은 행사를 잘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특히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나면서 많은 비아시아권 학생들도 아시아 클럽의 멤버로 가입해서 아시아에 대한 정보와 문화에 대해서 활발하게 교류를 한다고 한다.

곰곰히 고민해본 결과 나는 학교에서 보다 가까운 Left Bank라는 아파트의 원 배드룸 집 계약을 하기로 했다. 마침 Elaine도 현재 Left Bank에 있는 학생네 집에 묵고 있어서 같이 택시를 타고 아파트에 도착하였다. 월세 1,800불이 절대 싸지는 않지만 나는 유학생활이 나와 미래의 와이프를 위해서 유쾌하고 가치있는 경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아파트를 선택하였다. 아파트 계약을 하고 펜실베니아 대학교 서점에서 책도 보고,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스터디 그룹과 과제 준비를 하고 들어온 Senthil과 와튼에서의 학업과 앞으로의 진로 문제 그리고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여름에 홍콩에서 썸머 인턴쉽을 하면서 혹시 서울에 들리면 연락 꼭 하라고 명함을 주면서 필라델피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WWW Day 3

간밤에 먹은 맥주와 피자 때문에 머리가 깨질거 같았지만, 택시를 타고 아침 일찍 또 Huntsman Hall로 향해서 갔다. 오늘 오전은 약 2시간 반 동안 “Financing Your MBA”라는 세션이 진행됐다. MBA는 굉장히 비싸다. 2년 동안의 학비와 생활비를 합치면 대략 원화로 1억5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돈많은 부모님이 학비를 조달해 주면 2년 동안 아무 걱정없이 즐기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동안 저축한 돈과 대출을 받아서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 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나는 결혼을 해서 와이프와 같이 올 계획이기 때문에 여분의 생활비를 계산해야한다. 다행히 돈이 더 필요할 경우 Citibank를 통해서 학생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외에 다른 방법에 대해서 더 알아보려고 오전 세션을 주의깊게 들었다. 또한, 나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학생비자로 미국을 입국하게 되는 외국인인 관계로 외국학생을 위한 세션에 참석을 했다. 어제 과음의 여파로 인해서 많은 학생들이 아직은 강당에 없는거 같았다. 뭐…결론은 각자 알아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부담해야하는 것인거 같다..빨리 로또가 되던지 해야지….

11시30분부터 한시간 동안은 와튼 동문들과 함께 하는 Alumni Panel이다. 우리 cohort는 3명의 동문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구성이 재미있었다. 성공적인 사업가인 백발의 할아버지인 85년 졸업생 John, 뉴욕에서 사모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2000년 졸업생 인도인 Paresh 그리고 가장 최근 졸업한 2006년도 졸업생인 중국계 미국인 Janelle. Janelle은 수업을 같이 들은 와튼 동기와 함께 창업을 하여 도심 지역의 엄마 아빠들을 위한 육아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는 포탈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창업가 이다. 나 또한 창업에 많은 관심이 있는지라 많은 질문을 하였다. 집중적으로 물어봤던 부분이 “창업을 하려면 대부분 서부, 꼬집어서 말하자면 스탠포드 대학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필라델피아 지역과 와튼에서 현재 창업 활동과 이를 위해서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자원이 많이 있냐?” 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튼 졸업생으로써 어떤 점이 지금까지 인생에서 도움이 되었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선배인 John이 다음과 같은 대답으로 패널을 마무리 했다. “당신들은 125년 전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경영대학원의 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입학과 동시에 전세계 88,000명의 동문 네트워크의 일부가 된다는 점에 미치도록 흥분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전세계를 여행하였는데, 가는 곳마다 – 북한을 제외하고 – 와튼 동문을 만났으며, 마치 친 형제를 대하듯 나를 반겨주더라. 와튼의 힘은 학교의 브랜드는 당연하고, 앞으로 같이 공부하게될 동기들 그리고 졸업하고 만날 동문들, 바로 그 사람들에 있다.” 이미 학교를 졸업한지 20년이 넘은 할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너무나 멋지고 감동적인 말이다. 나는 박수를 치면서 스스로 알수없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쳐 흐르는걸 느낄 수 있었다.

전날과 같이 간단하게 점심을 1층에서 pick up 했다. 시저 샐러드, 치킨 샐러드, 야채 샌드위치, 칠면조 가슴 샌드위치 등 몇가지 메뉴 중 나는 칠면조 가슴 샌드위치를 가지고 가장 기대를 많이 하였던 세션인 Career Interest Panel이 열리는 교실로 걸어갔다. Career Interest 패널은 와튼 MBA들이 썸머 인턴쉽과 졸업 후 진출하는 업무 분야에 대한 정보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세션이다. 각 패널은개개인의 직장 및 인턴쉽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5명 ~ 10명의와튼 1년차 및 2년차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커리어 분야에 대해서 와튼이 제공하는 정보, 자원 및 이와 관련된 수업과 클럽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커리어 패널은 Consulting, Entrepreneurship, Finance, General Management, Health Care, Investment Management/Hedge Funds, Sales and Trading, Marketing, Media and Entertainment, Real Estate, Social Impact, Technology, Venture Capital/Private Equity와 Restructuring 으로 나누어서 진행되는데 시간 상 이 중 2개 정도 패널에 참석을 할 수 있다.
나는 평소 관심이 있던 Entrepreneurship과 Venture Capital/Private Equity 패널에 참석을 하였는데 각 클럽의 회장 및 회원들이 나와서 학교생활, 썸머 인턴쉽을 효과적으로 구하는 방법 그리고 졸업 후 진로 결정과 직장 잡는 방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대답 해주었던 세션이었다. 특히 Venture Capital/Private Equity는 요새 굉장히 각곽을 받는 분야라서 그런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교실이 빽빽히 찼는데, 끝난 후 Private Equity 클럽 (사모 펀드 클럽)사람들과 나와 같이 다른 분야에서 종사하던 사람이 졸업 후 이 분야에 진출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과 장애요소에 대해서 15분 정도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잠도 오고 몸도 피곤했지만, 2시30분 부터 4시30분까지 Huntsman Hall 옆에 있는 Annenberg 공연 Center에서 Wharton Live!는 절대 놓치면 안되는 행사라고 해서, 처진 몸을 이끌고 이동을 했다. 어, 그런데 정말 놓쳤으면 평생 후회할 정도로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와튼의 특징은 다른 학교들보다 학생들의 파워가 세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반영하는것이 100개가 넘는 Student Club (우리나라로 따지면 동아리같다) 인데, Wharton Live!에서는 그 중 3개의 Performing Club구성원들이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신입생들 앞에서 보여주는 공연이다.

첫번째로 연극 클럽인 Wharton Follies가 1977년 부터 30년 동안 기획 및 제작하였던 연극에서 재미있는 부분들을 모아서 몇개의 컷을 무대에서 보여줬다. Wharton Follies는 와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클럽 중 하나이며 해마다 이 클럽 멤버들은 경영대학원과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패러디해서 보여주는 오리지날 뮤지컬 코메디를 직접 기획, 제작 및 연출해서 필라델피아와 뉴욕에서 공연한다. 그러니까 실제 공연을 처음부터 기획하여 관객들 앞에서 연출하는 작업을 학생들이 A부터 Z까지 모두 담당을 하는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물론 Wharton Follies의 기획팀에서 직접 기업체를 찾아가서 스폰서를 받는것이다. 2007년도 Wharton Follies는 다빈치 코드를 패러디한 D’Anjani Code를 연출하였는데 이를 위해서 저명한 경영컨설팅 업체인 Bain & Company에서 1만불을 스폰서 받았다. Wharton Live!에서는 2007년도 작품인 D’Anjani Code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몇개 선별하여 보여주었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나는 웃다가 의자에서 뒤로 자빠질 뻔 했다. 현재 와튼의 부학장인 Anjani Jain 교수의 이름에서 제목을 가져온건데 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 대단한 비즈니스 감각 및 이 모든것을 지원하고 즐기는 교수와 학생들의 태도에 다시 한번 놀랐다.

다음은 일종의 국제 문화 행사인 Wharton International Culturual Show에서 많은 학생들로 부터 인기를 얻었던 나라의 노래와 춤을 간단히 보여주는 순서였다. 아쉽게도 한국은 빠졌지만 – 내가 듣기로는 한국의 부채춤과 태권도도 상당히 인기가 많았던걸로 기억한다 – 일본,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인도 전통 춤, 노래 그리고 무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물론 그 완성도 자체는 전문 공연인이 아닌 학생들이 진행을 하는거라서 조금 떨어졌지만, 바쁜 학업 일정 속에서 강도 높은 연습을 소화해 낸 학생들을 보니 놀랄 따름이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공연이 끝난 후 바로 Whartones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Whartones는 와튼 학생들로 구성된 아카펠라 그룹이다.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입단할 수 있는 다른 클럽들과는 달리 Whartones는 9월마다 열리는 오디션을 통화해야지만 멤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튼의 댄스 클럽인 Wharton Dance Studio의 신나는 공연이 있었다.

지금부터 난 좀 바빠지기 시작했다. Annenberg Center를 급하게 나와서 앞으로 살 집을 본격적으로 구해야하기 때문이다. 2시간 동안 다양한 건물에 사는 학생들이 집을 외부 사람들한테 공개하는 open house가 열리는데 그 동안 조사를 통해서 엄선한 몇개의 집을 볼 계획이다. 필라델피아 도시는 전반적으로 위험하다고 많은 사람들 머리에 인식되어 있는데 여기 와보니까 사실인거 같다. 그래서 집을 구할때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 안전 그리고 또 안전이다. 안전한 지역의 아파트를 구하다 보니까 학교 근처의 University City나 Schuylkill 강 건너 있는 Center City만 보기로 했다. 일단 현재 Senthil과 묵고 있는 River Loft 아파트가 나의 no.1 선택이다. 필라델피아에 처음 도착해서 들어오자마자 이 아파트에 필이 꽂혔기 때문이다. 천장이 16피트나 되고, 침실이 2층에 있는 복층 아파트이기 때문에 결혼해서 와이프와 살기에는 딱 알맞았다. 거기다가 위치 또한 학교와 도시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공부할 학생과 와이프를 위해서는 매우 편리했다. 딱 두가지 문제가 있다면, 하나는 그 비싼 가격 (월세 2,000불)과 인기있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침실 한개의 one bedroom이 잘 없다는 점이다. 일단 예약을 하고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후 Wanamaker란 아파트와 Dorchester란 인기있는 아파트를 봤지만, 딱히 맘에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학교쪽으로 가기 위해서 강을 건너자마자 오른쪽에 The Left Bank라는 아파트가 눈에 보여서 한번 확인해 보러 들어갔는데 은근히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학교와의 접근성, 그리고 강 건너로 보이는 필라델피아 시내의 야경이 매우 맘에 들었다. 그리고 가장 맘에 들었던거는 지금까지 다른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른 fitness center였다. 실은 나와 여자친구는 둘다 운동광들이어서 집을 고를 때 좋은 피트니스 센터가 있냐 없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housing office 사람들 또한 친절하고 많이는 아니지만 월세 또한 약간 할인을 해줘서 좋은 인상을 받고 나왔다. 약간 더 고민을 하고 내일 아예 아파트 결정을 하고 계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 드디어 WWW의 피날레인 Closing Dinner 차례다. 몸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마지막으로 미래 classmate들과 이야기 하고 네트워킹을 더 할 수 있는 저녁이기 때문에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저녁은 business casual복장이다) 천천히 걸어갔다. 확실히 외국사람들은 평상복과 파티복을 구분해서 입는거 같다. 나는 그냥 면바지에 남방을 입고 갔지만, 대부분의 외국애들은 드레스복과 양복을 입고 저녁에 온거 같다. 스탠딩 파티 스타일로 술은 서서 먹는 분위기이며 음식은 부페 스타일이었다. 나는 음식을 가지고 그냥 아무 자리에 앉아서 옆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너무나 재미있었지만 빡빡한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내 오른쪽에는 Travis Bowie와 그의 와이프 Karen이 앉아 있었다. 이야기 하다 보니, Travis와 Karen은 둘다 스탠포드에서 학부 생활을 하고 현재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IT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도 스탠포드에서 석사공부를 하고 일을 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자마자 아주 재미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Travis는 아직 와튼으로 올지 안 올지 100% 결정을 안한 상태로 WWW에 참석을 했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한 후에 결정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 왼쪽에는 뉴욕에서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는 키크고 늘씬한 금발의 여자 Camille이 남편과 같이 앉아있었다. 대부분 남자가 학교를 다니고, 와이프가 같이 따라오는거와는 반대로 이 부부는 여자가 학교를 다니고 남편이따라오는 케이스인데 참 잼있는거 같았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로 돌아다니다 보니 어저께 small group dinner를 같이 하였던 베네주엘라 친구 Luis가 다른 남미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내가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며 우리는 또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Stefan이 같이 동석해서 한국, 남미, 마이크로소프트 및 venture capital 업무에 대해서 조금 더 프로페셔널한 이야기를 맥주를 먹으면서 한 후, 마지막 farewell party가 열리는 Zee Bar로 향하는 버스에 탔다.

Zee Bar에 가자마자 우린 술, 음식, 이야기, 네트워킹, 춤에 심하게 심취해서 마지막 파티인 만큼 정말 열심히 놀았다. 술먹고 논 이야기는 여기서 생략하겠다. 난 집에 4시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