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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과 박세리 선수

세계 여자 골프대회 중 최고 권위의 대회인 US Women’s Open을 한국의 최나연 선수(24세)가 조금 전에 우승했다. 원래 최나연 선수를 좋아했고, 프로 초기시절부터 계속 관심있게 봐왔던 선수라서 나도 괜히 흥분되고 많이 기뻤다. Day 1, 2는 못 봤지만 Day 3, 4는 놓치지 않고 전 hole을 봤는데 이번 오픈을 보면서 몇가지 생각을 해본게 있다.

상대적으로 어리고 프로투어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최나연 선수의 압도적인 우승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은 바로 그녀의 캐디 Shane Joel이다. 나도 몰랐는데 한때는 Tiger Woods도 탐을 냈던 유능한 캐디라고 한다. 최나연 선수의 샷이 곤경에 빠지거나 자신감이 없을때 Shane은 그녀에게 매번 자신감과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해줬다. 나는 Shane이 마치 스타트업의 co-founder와 같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창업자는 매순간 불확실성과 싸워야하는데 이럴때마다 방향성과 조언을 제시하는건 그의 co-founder이다.

끝까지 경쟁하면서 플레이한 다른 한국인 Amy Yang 또한 큰 역할을 했다. 그녀가 없었다면 최나연 선수는 긴장감과 절실함이 없어서 좋은 스코어를 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스타트업에서 본다면 Amy Yang은 경쟁사인 셈이다. 강력한 경쟁이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들보다 훨씬 실적이 좋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거 같다. 박세리 선수가 없었다면 오늘의 최나연 선수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은 오늘 최나연 선수가 승리한 Blackwolf Run 코스는 바로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기억하는 14년 전 1998년 박세리 선수가 ‘양말투혼’을 발휘하면서 US Women’s Open을 우승했던 그 동일한 코스이다. 골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98년 박세리 선수의 US Open 우승을 시작으로 엄청난 골프 열풍이 불었고, 이 열풍을 제대로 받은 극성 부모들은 막강한 ‘세리 키즈’들을 만들었다. 세리 키즈들은 현재 세계 LPGA 무대를 압도하고 있다.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2001년 이후 LPGA 대회를 가장 많이 우승한 나라는 11승을 보유한 대한민국이다(미국이 10승으로 2위). 최나연 선수 또한 14년 전 박세리 선수의 우승을 TV로 보고 “나도 반드시 우승해야지”라는 각오를 했다고 한다.

한국 스타트업계에서도 반드시 박세리 선수와 같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 아직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의 스타트업은 없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서 알아주는 한국인 창업가 또한 아직 단 한명도 없다. 내가 해보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나는 근처에도 못갔다(하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박세리 선수가 US Open을 우승한거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성공하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단 하나만 배출되면 반드시 이 성공을 따라하려는 후배 창업가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내가 이 업계에서 일하는 동안 한국 스타트업계의 ‘박세리’ 선수가 탄생하면 좋겠다.

동물사랑 엽서카드 (1만원에 20장)

나는 자랑할만한 동물애호가는 아니지만, 4년 4개월 정도 개를 (마일로) 키우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내 시각과 인식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요새 자주 느끼는건데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거 같고, 말도 못하고 지능도 우리보다 한참 떨어지는 (개의 지능은 3살 ~ 5살 인간의 지능과 비슷하다고 한다) 마일로가 무슨 생각을 할지 가끔 궁금할때가 있다.

이 모든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우리 와이프 JJ 덕분이다. JJ가 관련된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People Defending Animals)‘에서 현재 동물구조와 치료 후원금 마련을 위한 어린이 동물사랑 엽서카드 판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세트 (20장)에 1만원인데, 평소 동물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그냥 엽서가 필요한 분들한테는 괜찮은 deal이다.

주문/구매는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페이스북 페이지 쪽지 (Message)로 다음 사항들을 보내면 된다 (Like를 하지 않아도 쪽지 보내기 가능):

1) 엽서 갯수: (예: 2세트)
2) 받으시는 분 성함:
3) 받으실 곳 주소:
4) 입급자명: *엽서 받으시는 분 성함과 다른 경우.
(꼭 기재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동행의 회계 담당자님께서 확인을 하실 수가 없답니다.)
입금하실 때에 메모적요란에 꼭 ‘엽서-홍길동’ 이라고 기재해주세요.
5) 연락가능한 전화번호 (집전화/핸드폰)
6) 연락가능한 이메일 주소

엽서 주문 입금계좌: 하나은행 862-910004-59104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쪽지로 주문해주시면 입금확인하고 6/15에 일괄 배송합니다. 한 세트 가격: 10000원(배송비용: 2,000원 일괄 책정)
예) 한 세트를 주문하는 경우: 12,000원
두 세트를 주문하는 경우: 22,000원
세 세트를 주문하는 경우: 32,000원…
네 세트: 42,000원…

씨앗 뿌리기

얼마전에 Fred Wilson이 쓴 블로그 포스팅 중에 왜 실리콘 밸리에서 좋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추세가 (양적/질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의견이 있었다. 참고로, 요새 나는 폴 그레이엄에서 프래드 윌슨으로 배를 갈아탔다. Fred의 짧지만 그 깊은 통찰력의 글들에 매료되었다. 언제 시간이 생기는지, 이 바쁜 동부 최고의 VC는 하루도 안 거르고 매일 블로깅을 한다. 영어 읽는게 어렵지 않은 분들은 꼭 구독해보길.

하여튼 그의 논리는 이렇다: 그는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계를 마치 나무가 씨를 뿌리는거에 비유한다. 오래된 고목들은 그 옆의 토양으로 씨들을 뿌리고, 이 씨들은 원 (original) 고목보다 더 높고 강하게 자란다. 그러는 과정에서 고목들은 썩어서 죽고, 새로운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풍부한 토양의 일부가 된다. 새로운 나무들은 높게 자라서 다시 씨들을 뿌리고, 이 씨들은 더 크고 강한 나무가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숲이 만들어진다. 자연 생태계 (ecosystem)가 완성되는 것이다.

Fred는 그러면서 실리콘 밸리의 첫번째 나무는 1957년도에 창업된 Fairchild Semiconductor라고 한다. 페어차일드 반도체 출신들은 인텔 -> 애플 -> 오라클 등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기술 회사들을 창업하고 성공적인 ‘스타트업 토양’을 만드는데 막대한 기여를 했다. 그리고 그들의 후배들은 또다시 스타트업을 만들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8년만에 100조원70조원 (2012.5.25. 기준)의 가치를 만든 Facebook의 탄생과 IPO를 얼마전에 목격하였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은 상장되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되면서 창업자/경영진/초기직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준다. 페이스북 상장으로 최소한 1,000명의 백만장자가 (종이 백만장자) 탄생할거라고 한다. 창업자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많은 직원들도 수십억대의 돈을 벌 수 있다. 물론, 회사에 언제 입사했냐에 따라서 주식으로 벌 수 있는 돈은 차이가 난다. 늦게 합류한 직원들은 평생 놀고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버는건 아니겠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훨씬 더) 여유있게 삶을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 수는 있다.

또한, 그들이 한가지 배운게 있다면 바로 ‘실리콘 밸리에서는 좋은 사람들과 열심히 일하면 단기간동안 크게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재수좋으면 내 동료들과 우리 직원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을 벌 수 있다.’이다. 그들은 약간의 재충전의 시간을 갖은 후에 바로 창업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초창기의 스타트업에 합류한다. 이미 성공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그 성공을 반복하거나, 아니면 더 큰 성공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나무들이 씨를 뿌리듯이 이 인력들은 계속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좋은 스타트업들을 만들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든다.

한국은 어떨까? 물론, 이런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몇번의 주기를 거쳐야하며 시간이 걸린다. 한국은 이제 막 벤처 1세대들이 어느정도의 성공을 맛보았고 2세대들이 꿈틀꿈틀거리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계속 스타트업들을 만들 수 있는 나무들을 배양할 수 있을까? 내 주위에 있는 스타트업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실리콘 밸리와는 다른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다시는 창업을 하지 않을거라고 한다. 이들과 같이 일했던 직원들도 그만두고 오히려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기업으로 가는 경우도 봤다. 심지어는 성공적으로 상장한 스타트업의 직원들조차 그만두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장사를 하는 경우도 봤다.

왜 이럴까? 그동안 경험하고 봐왔던거에 의하면,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우리나라 몇몇 벤처 1세대들의 과욕인거 같다. 내가 아는 몇몇 상장한 성공적인 스타트업들 중 창업자들이 회사 지분의 70%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투자자들이 30%를 가진다고 치면 같이 피똥싸면서 회사를 만든 수백/수천명의 직원들은 회사의 지분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성공하려면 직원들과 회사를 공유해야한다는걸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직원들은 스타트업의 성공을 전혀 공유하지 못한다. 이렇게 미친듯이 일해서 얻는 결과가 대기업에서 월급 꼬박 받는 친구들과 동일하다면 오히려 대기업에서 일하는게 낫다는 결론이 난다. 이러면 당연히 주위 사람들한테 절대로 스타트업에서 일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이들이 회사를 나가서 다시 한번 성공을 경험하거나 더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 창업을 하는 일은 없을것이다. 성공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고, 회사 오너들만 성공하는걸 옆에서 봤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건100% 개인적인 생각이다.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다. 왜 한국에서는 실리콘 밸리와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힘든지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의 규제와 같은 애매한것들 말고…)

SpaceX와 스타트업 방식

*Update 1 – 2012년 5월 25일 SpaceX의 Dragon 우주선은 국제우주정거장과의 도킹에 성공했다.

아직도 전세계가 페이스북 IPO와 마크 저커버그로 떠들썩한데 어제 나는 개인적으로 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Elon Musk는 저커버그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슈퍼 연쇄창업가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Elon이 Mark보다 훨씬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창업가라고 생각한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 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 디즈니와 정작 본인은 극구 부인 – Elon Musk는 PayPal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 전기자동차 Tesla Motors의 공동 창업자/CEO 그리고 우주선 제조업체 SpaceX의 공동 창업자/CEO/CTO이다. 한가지만 해도 될까말까한데 이 71년생 젊은 창업가는 현재 두 스타트업의 CEO를 겸임하면서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들인  ‘교통’과 ‘환경’에 대한 해결책을 땅과 하늘에서 찾고 있다.

그가 어제 또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ISS (국제 우주 정거장: International Space Station)와 도킹을 하기 위한 SpaceX의 최초의 민간우주선 Dragon을 실은 Falcon 9 로케트가 어제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우주 정거장과의 도킹에 성공할지 여부는 2주 후에 알겠지만서도 발사성공 자체는 인류한테 엄청난 시사점들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 소식이다. 왜?

  • 민간우주선 산업의 역사는 10년이 채 안되었다. 주로 NASA나 항공우주연구원과 같은 정부 기관이 주도하던 이 복잡한 기술과 제품을 민간 기업이 (스타트업!) 10년만에 상용화했다.
  • NASA에서 새로운 우주선을 개발하는데 쓰는 비용은 대략 수십조원이다. SpaceX에서 사용한 비용은 8,000억원 미만이다.
  • SpaceX가 우주선/로켓 개발을 시작했을때 업계 관계자들은 손가락질하면서 비웃었다. 항공산업과 국방산업과 끈도 없고 빽도 없는 신생 스타트업이 다른 국방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다고 했다. SpaceX는 경쟁했고, 이겼고, 성공했다. 
  •  SpaceX의 직원 수는 2,000명 이하이다. 반면 NASA에는 20,000명 이상의 직원이 있다. 또다른 항공/우주 대기업 Lockheed Martin에는 130,000명의 직원이 있다.
  • 실은 이번 발사는 2번째 시도였다. 지난 주 토요일 발사 바로 직전에 엔진 부품에 문제가 있어서 급히 발사를 취소했다. 3일만에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발사에 성공한거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것이다. 정부기관이었다면 최소 2주는 걸렸을 것이다.

SpaceX의 성공적인 발사는 다시 한번 스타트업의 힘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2002년에 주위의 만류와 의구심을 뒤로하고 맨땅에서 시작한 SpaceX라는 스타트업이 10년만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업적을 이룩했다. 그것도 기존 정부기관과 대기업 보다 수십배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잘 알겠지만, 로켓/우주선 발사는 아직 대한민국 정부 조차도 성공하지 못한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공학 박사들로 이루어진 초일류 엘리트 집단의 IQ가 직원 2,000명이 안되는 SpaceX 보다 못한 것일까? 글쎄다…그건 아닌거 같다. 하지만, 분명히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과 개발을 접근하는 전략과 태도가 스타트업만큼 민첩하지 못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여러 단계와 과정에서 비효율성이 존재하는거 같다. 결국 항상 제품개발이 지연되고, 막판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에 대응하는게 더디고, 결과는 실패인거 같다.

결국 정부기관이던 대기업이던 스타트업들한테 배울게 많이 있는거 같다.

이 정도는 해야지? – Pinterest 쳐들어가기

요새 점점 예비창업가들과 창업가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모두가 다 투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도움을 요청한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나랑 미팅을 하겠지만). 하지만 이들과 잠시 이야기를 해보면 항상 12%의 부족함을 느낀다. 모두가 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건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만, 나를 비롯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전에 과연 이들이 스스로 최선을 다 해봤는지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런 분들을 위해서 내 27년지기 친구이자 Strong Ventures의 비즈니스 파트너 John Nahm (@john_nahm)의 최근 일화를 소개한다. 6월 13일, 14일 양일 비석세스의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beLaunch 2012 행사에 우리가 어느정도 관여되어 행사 준비를 도와주고 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다행히도 행사의 모습이 잘 잡혀가고 있는데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첫날 기조연설자를 섭외하는 것이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서 한국의 창업가 커뮤니티에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분 섭외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많이 바쁜 관계로 쉽지가 않다. 그러다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있는 Pinterest의 창업자 Ben Silbermann을 초청하면 좋을거 같다는 의견에 모두가 다 만장일치 합의를 보고 연락을 시도하기로 했다. 이 중대한 미션은 존한테 떨어졌다.

벤 실버만한테는 전화나 이메일과 같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힘들거라는걸 이미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존은 일단 무작정 첫 비행기를 타고 LA에서 실리콘 밸리로 날라갔다. 핀터레스트 사무실로 직접 쳐들어 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근데 핀터레스트 사무실이 어딨더라? 열심히 검색해보니 Facebook Places에 핀터레스트 사무실 주소가 나와있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교 근처의 California Avenue 상에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찾았음을 존은 기뻐하면서 그 주소로 찾아갔지만 건물안은 텅 비어있었고, 빈 공간에는 책상이 하나 딸랑 있었다. 몇명의 개발자들이 일은 하고 있었는데 이들에게 물어보니 이 장소는 핀터레스트의 옛날 사무실이고 얼마전에 이사를 갔다는 것이다. 어디고 갔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스탠포드 바로 앞의 University Avenue 어딘가로 갔다는걸로 기억한다는 애매한 말과 함께.

자, 이제 어떻게 하지? University Ave.로 가는건 문제가 안되지만 그 많은 건물 중 핀터레스트를 어떻게 찾지? 왠만한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포기했을 것이다 (아니, 왠만한 사람들이라면 LA에서 실리콘 밸리로 무작정 날라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존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미친듯이 검색어를 집어넣고 핀터레스트 주소를 찾기 시작했다. 구글 맵스에도 안나오고 수백개의 검색 결과에도 핀터레스트의 새로운 주소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검색 결과 중 올해 3월 6일 Mashable에 실린 “Peek Into Pinterest’s Palo Alto Pad (핀터레스트의 팔로 알토 본부 엿보기)” 라는 기사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기사 맨 밑의 첫 사진을 보면 핀터레스트 사무실 밖의 모습이 보이고, 오른쪽 옆 건물의 The Princeton Review라는 간판이 보인다.

존은 딸랑 이 사진 하나를 참고로 University Avenue를 뒤지면서 The Princeton Review 간판을 찾아 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결국 큰 길가가 아닌 옆의 작은 쪽길에 Princeton Review 간판이 보였고, 위의 사진과 대조해 보니 동일한 건물이었다. 그리고 그 옆 건물로 들어갔다 (참고로 이 건물에는 핀터레스트 관련 어떤 간판이나 표시물도 없었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눈이 처음으로 마주친 사람한테 – 그 사람은 아직도 처음보는 이 동양인이 어떻게 핀터레스트 본사를 찾았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다 –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벤 실버만 어디있어? 어디갔어?”를 연발했지만 아쉽게도 그는 사무실에 없었다. 대신, 핀터레스트의 외부활동을 담당하는 PR 에이전시 담당자 소개받았고 그녀를 통해서 실버맨을 beLaunch 2012에 정식으로 초청했다.

이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실버만은 이번 행사에 스케줄 충돌로 인해서 참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BUT, 내가 말하려고 하는건 그게 아니다. 정말로 뭔가를 해보고 싶고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최소한 위의 존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그러고 나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봤는데 잘 안됐다.”라면서 남에게 도움을 구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매사에 정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을까 스스로를 한번씩 진단해볼 필요가 있을거 같다. 어쨌던간에 이 재미있지만 슬픈 결과의 사건으로 인해서 다시 한번 존의 실행력과 그 무모함에 놀랐고 존경을 표시한다.

나도 한국에서 영업하면서 고객사 사장이 결제를 안해줘서 식칼을 가지고 찾아간적이 있다. 그래서 돈을 다 받았고 그날밤 나는 비로써 “정말 최선을 다했다.”라고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말하면서 편안하게 잠을 청했다.

독자 여려분들도 혹시 이런 경험이 있다면 밑에 댓글로 공유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