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타트업 바이블 1편‘에서 너무 많이도, 너무 적게도 말고 필요한 만큼만 투자받으라고 했다. 다만, 모자라게 받지만 말라고 했다.

이제는 아니다. 세상이 바뀌었다. 최대한 많이 받자. 호경기와는 달리,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주식 시장이 불확실하고 VC 자금의 가용성과 회사 밸류에이션 자체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한다. 투자자들은 이젠 초단기 투자를 꺼리기 시작했다. 1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 터무니없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상장됐다가 바로 추락하는 사례를 자주 봤기 때문이다. 이제 관록 있는 투자자라면 단시간 동안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보다는, 장기적으로 시장과 경기의 변덕을 견디며 꾸준히 성장하는 기회를 선호한다.

장거리를 뛰려면 벤처 또한 탄탄한 자금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인터넷 최강자 구글이라도 싸구려 서버도 구할 돈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다. 변덕스런 주식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자금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그건 초기부터 매출을 만들던지 매출을 만들때까지 버틸 수 있는 투자금이 있었야 한다.

이에 대한 Marc Andreessen의 투자와 투자금액에 대한 조언은 다음과 같다:
1. 투자받으려면 최대한 많이 받으라. 자신만만한 창업자는 미래에 더 유리한 조건에 투자유치가 가능하다고 보고 당장은 필요한 만큼만 투자받는다. 사실 회사 운영을 잘하면 문제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유 자금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벤처 전체를 거는 도박이다.
2. 회사의 경영권을 넘길 정도로 많이 투자받지는 말라.
3. 투자를 많이 받아서 벤처가 크게 성공하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크게 성공한다(물론 더 좋은 조건에 더 적게 투자받아서 같은 수준으로 성공하면 더 크게 성공한다).
4. 투자를 일부러 적게 받았는데 갑자기 경기가 나빠지고 자금이 떨어져서 스타트업이 망할 수도 있다. 이러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실패다. 이런 위험을 무시하고 굳이 돈을 적게 받을 가치가 있을까?
5. 일반적으로 투자는 무조건 많이 받는 게 좋다. 특히 이런 불경기에는 내부 및 외부의 위험 요소에 대비해서 보험 든다 생각하고 투자를 많이 받아놓는 게 유리하다.

그렇다고 투자를 많이 받아서 스타트업한테 무조건 유리한 것은 절대 아니다. 괜찮은 조건에 필요 이상으로 투자를 받으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걸 명심하자. 투자자들의 지분과 기대가 더 커지기 때문에 이왕 하려면 크게 성공하겠다는 자세로 (go big or go home 자세) 스타트업을 운영해야 하며, 앞으로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려면 과거 투자 시점보다 확연하게 달라진 회사의 양적 및 질적 성장을 명확한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돈은 필요하면 받는 게 아니라 줄 때 (있을때) 받아야 한다.”

From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19 – 투자는 최대한 많이 받아서 비상시에 대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