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분야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회자되는 Tinder에 대해서 알 것이다. Tinder가 최근에 큰 이슈가 되었던 다른 이유는 Whitney Wolfe라는 여직원이(마케팅 부사장)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Whitney의 주장에 의하면 Tinder의 공동창업자 중 한명이 그녀와 사귀다가 잘 안풀리자 부당하게 해고하고 그 전에 여러번 그녀를 성희롱 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 tech 분야가 워낙 남성위주의 사회이다 보니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누가 정확히 뭘 했고 누가 맞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재미있는 건 Whitney가 Tinder의 다른 전 직장동료들과 이와 똑같은 Bumble이라는 앱을 만들어서 출시했다는 점이다. 내가 직접 사용해 보지는 않았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걸 옆에서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틴더와 거의 똑같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틴더를 그대로 베낀거 같다. 색감과 몇개의 아이콘만 다르지 작동 방식(특히 swipe)은 완전히 틴더이다.
Bumble 창업자들은 틴더와는 달리 범블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 메인이 된다고는 하지만 이걸 보고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쁜점들도 많지만, 나는 어떤 형태이든지 경쟁은 결론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사가 하는걸 많이 참고하고 심지어는 ‘적당히’ 카피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남을 베끼는 걸 권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같은 분야에서 같은 고객들을 쫓다보면 어쩔수없이 이런저런 기능이나 UI를 카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Tinder와 Bumble의 경우는 조금 다르고 도를 넘은거 같다. 아무리 공동창업자와 개인적으로 관계가 나빠져서 회사에서 쫓겨났다고 하지만(Whitney의 주장에 의하면) 이렇게 다른 직원들과 같이 나가서 비슷한것도 아닌 완전히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버젓이 운영하는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자신들이 한때는 열정과 에너지를 바쳤던 직장인데…..
실은 틴더라는 회사 자체가 들리는 말들을 종합해 보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회사인데 이런 회사의 분위기와 문화가 직원들한테도 스며드는건지, 아니면 원래 창업팀이 비도덕적인건지….아마도 복합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경쟁은 좋다. 나도 우리 투자사들한테 경쟁이 출현하면 신경쓰지 말라고는 하지만, 비즈니스를 위협할 정도의 경쟁이면 무조건 이기라고 하고, 이기려면 아주 무섭게 싸우라고 한다. 그렇지만 범블과 같은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 = http://www.fastcompany.com/3038998/bumble-launched-by-a-former-tinder-exec-wants-to-keep-creepy-dudes-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