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 오면서 가장 기뻐하였던 이유 중 하나가 그랜드 슬램 테니스 경기 중 하나인 US Open이 열리는 뉴욕과 매우 가깝다는 점이었다. 이미 한국에서 남자 준결승과 여자 결승 경기 표는 예매를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간판 스타인 이형택 선수가 32강에 진출해버린 것이다. Once in a lifetime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아마 이런 기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영국의 Andy Murray와의 32강 시합을 놓칠수가 없었다. 표는 없었지만, 그냥 무작정 뉴욕으로 차를 몰로 지현이랑 출발하였다. 초행길이라서 GPS 기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일단 US Open이 열리는 Flushing Meadows에는 무사히 도착하였으며, 다행히 이형택 선수 경기가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다. 표를 구매하려고 하니 코트 바로 옆 자리인 courtside 좌석 ($200) 밖에 없다고 하네..분명히 여기도 암표를 파니 일단 암표 장사꾼 같이 생긴 사람들한테 가서 “Do you have tickets?”라고 계속 물어보니 $35 짜리 표가 2장 있다고 하는 백인 아줌마한테서 잽싸게 표를 샀다.
정말 벅찬 순간이었다. 꿈에 그리던 US Open을 직접 보는것도 날아갈거 같은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국 선수인 이형택 선수의 32강 경기를 보게 되다니!
보니, 여기저기 한국 분들이 태극기를 가지고 와서 “이형택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신예 Andy Murray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 이형택 선수는 첫 세트부터 Murray 선수를 압도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지현이랑 나랑 둘이 너무나 신나서 거의 3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야간 경기를 한 점수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봤다. 그리고 우리의 응원에 힘입었는데 이형택 선수가 3-1로 가뿐하게 이기고 16강에 진출하였다. 너무나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후 나는 “이형택 선수, 티셔츠 좀 던져주세요!” 라고 계속 외쳤는데 듣지도 않고 그냥 들어가는걸 보고 좀 실망했지만 지현이는 다행히 이형택 선수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집으로 오는 길은 좀 힘들었지만 너무나 감동적인 US Open이었다. 이번 주 금/토도 exciting한 경기들이 될거 같다.